한번 충전 800km 주행, 전고체 배터리 소재 한국인이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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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2.01.12 14:10 PDT
한번 충전 800km 주행, 전고체 배터리 소재 한국인이 최초 개발
이승우 교수(왼쪽)이 이승훈 연구원과 기존 전고체전지용 전해질보다 안전하고 성능이 뛰어난 엘라스토머고분자 전해질을 시연하고 있다. (출처 : 조지아텍)

조지아텍 이승우-카이스트 김범준 교수팀 공동 연구
엘라스토머(고무) 이용한 고분자 전해질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에 연구 논문 게재
"원료 저렴하고, 저온 대량생산 공정 가능" 장점
이승우 교수 "전고체전지 전해질 게임체인저 될 것"

미국 조지아공대(Georgia Tech) 이승우 교수 연구팀이 '꿈의 배터리 기술'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승우 교수에 따르면 카이스트대 김범준 교수(생명화학공학)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전지'를 구현해냈다.

조지아공대 이승훈 연구원과 카이스트 한정훈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지를 통해 공개됐다. (논문명: Elastomeric electrolytes for high-energy solid-state lithium batteries).

'전고체 리튬메탈전지(all-solid-state Li-metal battery)'는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기차 화재 사고나 관련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Li-ion battery)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꿈의 배터리' 기술로도 불린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고분자 전해질은 상온에서 리튬(Li) 이온의 전도도가 탁월하고, 기계적 신축성이 모두 확보된 엘라스토머(고무)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를 전고체 전지에 적용, 410Wh/kg의 세계 최고성능을 보이는 전고체 리튬 메탈전지를 구현해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 한번 충전으로 800km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는 5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액체 전해질을 적용한 리튬이온 전지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기존의 단점을 보완했다. 대개 고체 전해질은 크게 고분자 기반, 산화물 기반, 황화물 기반의 전해질로 나뉜다. 현재 황화물 기반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되고 있으나,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고분자 기반 고체 전해질은 원료가 매우 저렴하고, 저온에서 대량생산 공정이 가능하다. 또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온에서 낮은 이온전도도를 가지는 문제점이 있고, 전지를 충전하거나 방전될 경우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에 연구팀은 고무처럼 신축성이 탁월한 엘라스토머 내부에 리튬 이온 전도도가 매우 높은 플라스틱 결정 물질을 3차원적으로 연결, 엘라스토머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승우 교수는 이와 관련, "이 전해질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폴리에틸렌 옥사이드(PEO) 기반의 고분자 전해질과 비교해 100배 정도 향상된 10-3 S/cm의 이온전도도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무처럼 신축성이 탁월한 전해질을 통해 전지 충‧방전 시 안정성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리튬 덴드라이트(dendrite)의 성장을 억제해 안전성을 높인 것도 획기적인 성과다.

연구팀은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은 얇은 리튬금속 음극과 니켈 리치 양극(NCM-Ni83)으로 구성된 전고체 전지내 4.5V 이상의 고전압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보였다"라며 "410Wh/kg 이상의 세계 최고의 에너지밀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엘라스토머 전해질은 기존의 고체전해질이 가진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제조 공정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전고체 전지에 들어가는 전해질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김범준 카이스트대 교수는 "엘라스토머 전해질이라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MIT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마친 뒤 지난 2013년부터 조지아 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에너지 저장 및 변환 기술과 수소를 발생시키는 전기 촉매 연구 등이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도약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또 한국화학연구원 김병각 박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정규남 박사가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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