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자동차가 아니라 자동차 '딜러'가 싫다
WSJ,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현황’ 주제 웨비나
"전기차 시장 확대, 디지털 판매 주도적 역할"
재고부족 지속, 9월 평균 거래가 4만달러 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 고객군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전기차 시장 성장과 디지털 판매를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현황’을 주제로 오후 1시부터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날 웨비나는 트레이시 볼드윈 WSJ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부사장이 사회를 봤고, 타이슨 조미니 J.D. 파워 데이터 분석 부문 부사장, 안젤라 제페다 현대차 최고마케팅책임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볼드윈 부사장은 “최근 자동차 시장은 팬데믹 상황과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부족, 그리고 소비자 행동 변화 등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며 “오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업계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논의하고자 웨비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등장하면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밀레니얼은 1982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의미한다.
조미니 부사장에 따르면 미국 내 자동차 구매 연령대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38%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고객으로 떠올랐다. 앞선 베이비부머 세대의 점유율은 28%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는 구매 트렌드를 비롯한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전기자동차(EV) 부문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는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미니 부사장은 “EV 판매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10년 새 이뤄진 결과물”이라며 “그러나 최근 1년 새 점유율이 2%를 넘어섰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비안 등 EV 픽업트럭이 출시되면 밀레니얼 소비자들이 더욱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라 제페다 현대차 최고마케팅책임자도 “밀레니얼 세대는 기후변화나 탄소 중립과 같은 환경 이슈에도 민감하다”면서 “현대차 역시 향후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높이기 위해 투싼과 싼타페 등 SUV 차종의 플러그인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밀레니얼 세대로 인해 다양한 매체 포맷과 콘텐츠가 필요해졌다. 특히 대부분의 정보를 이미 습득하고 차를 구입하러 딜러를 방문하기 때문에 ‘경험’의 측면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바나와 같은 디지털 판매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조미니 부사장에 따르면 현재 전체 차 판매의 10~12%가 카바나와 같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당분간 디지털과 딜러십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판매가 이뤄지겠지만, 밀레니얼이 세대로 인해 디지털 판매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조미니 부사장은 “9월 평균 거래가격은 2019년 대비 27% 증가한 4만 2802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MSRP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생산 차질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미국의 연간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9% 감소한 117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재고 부족 상황이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