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만 파업,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연말 대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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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4.10.02 20:32 PDT
미 항만 파업,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연말 대목 '비상'
(출처 : shutterstock)

[테크브리핑]
재고 많지만 미 동부 항만 파업 완성차 업계 또다른 리스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미 동부 항만 이용 활발 .. 파업 길어질수록 타격 불가피

미국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번엔 미국의 항만 노조 파업이 공급망에 우려를 주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동부·걸프 연안 항만에서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미 동부와 걸프 연안 부두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향후 6년간 임금 77%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는데요. 동부 지역의 항만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 197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ILA는 동부 지역 항만 근로자 8만 5000명이 가입한 노조입니다. 현재 ILA이 관리하는 미동부 항만은 14개입니다. 문제는 동부 항만이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JP모건은 파업이 시작되면 미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 달러(6조 6000억 원)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 동부 항만 파업에 노출된 주요 기업 (출처 : cnbc)

장기화 하면 공급 차질 우려도

동부 항만 지역 파업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적인 작업 중단의 영향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우려가 예상됩니다. 특히 뉴욕, 볼티모어, 조지아주 사바나와 같은 도시의 항구를 통해 차를 수입하는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전국 자동차 대리점의 재고는 과잉 상태인데요. 콕스 오토모티브의 9월 데이터에 따르면 284만 대 이상의 신차가 판매 중으로 완성차 업계는 평균 77일 분량의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이 가장 적정한 수준이라고 여기는 65일 분량을 넘는 수치입니다.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은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의 연구를 인용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볼보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제조업체는 지난해 미국 항만 중 가장 많은 차량을 처리한 볼티모어 항구를 통해 차량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볼티모어 항은 84만 7000대 이상의 차량과 경트럭을 수입하는 통로였습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BMW는 88일, 메르세데스는 100일, 볼보는 142일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인데요.

현대차와 도요타는 역시 미 동부 항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지아주의 사바나와 브런즈윅 항에서 현대차, 기아차,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수입 항만으로 활용되는데요. 지난해 83만 대를 처리했습니다. 현대차 역시 항만 파업에 노출된 기업 중 하나인데요. 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동부 및 걸프 연안 항만에서 수입된 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 규모는 13만 7000TEU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도요타의 경우 플로리다주 잭슨빌 항을 통해 남부 지역 대리점에 차량을 공급하는데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요타는 35일, 렉서스 럭셔리 부문은 30일 분량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비상'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즉각적인 영향권에 들어왔습니다. 임포트지니어스(미국 수출입 무역거래 정보데이터 업체)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지난 1년간 미 동부 항만을 통한 미국 기업들의 수입물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LG전자 미국법인이 5만4400TEU로 2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3만7800TEU로 4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파업은 연중 최대 대목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 및 블랙프라이데이(11월말)과 성탄절(12월) 등 연말 쇼핑시즌 초입에 시작돼 유통 업계가 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됩니다.

파업의 규모와 지속 여부에 따라 뒤로갈 수록 큰 타격이 불가피하며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즉각 영향권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조너선 골드 NRF 공급망 담당 부회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항만 한 곳에서 조업이 하루만 중단되도 영업이 정상화되는데는 통상 3~5일 정도나 걸린다”며 "파업의 규모에 따라 그 여파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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