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 "3인 금리인상 요구...AI 인플레이션 못막아" 경고
다섯 번째 금리 동결...연준 내부서 터진 ‘10년 만의 반란’
제프리 건들락, "30년물 급등은 금리 올리라는 시장의 경고"
유가도 관세도 아니었다…연준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AI 인플레이션’
연내 인상 베팅 83%...시장은 이제 연준보다 국채를 믿는다
📌 더밀크의 AI 핵심 브리핑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세 명의 지역 총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을 외치며 반대표를 던졌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폐기한 연준을 대신해, 채권자경단이 30년물 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끌어올리며 긴축을 집행하고 있다.
다섯 번째 금리 동결...연준 내부서 터진 ‘10년 만의 반란’
미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다섯 번째의 연속 동결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는 더 커졌다. 무려 세 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인하가 아닌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표결은 9대 3으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총재가 0.25% 포인트의 인상을 주장했다.
시장의 충격은 컸다. 세 명의 위원이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16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성명 문구 자체는 6월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제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실제로 보기 시작했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물가를 단기간에 끌어내릴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 행동 지침은 없었다. 연준의 다음 정책 방향성을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완전한 폐기였다.
다만 "묵시적 인플레이션 목표는 없다"고 발언한 의도에는 시장이 오랫동안 품어온 '연준이 2%보다 높은 물가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반응은 격렬하면서도 비대칭적이었다.
연준 의장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의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한 반면 장기 금리인 30년물은 약 10bp나 급등해 5.2%를 넘어섰다. 30년물 금리가 5.2%를 넘어선 것은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제프리 건들락, "30년물 급등은 금리 올리라는 시장의 경고"
흥미로운 점은 워시 의장이 최근 나타난 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실패가 아닌 성과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회의 이후 명목, 실질 시장금리가 모두 올랐다며 "그 점이 우리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역설적이지만 연준이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스스로 금리를 올려 긴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폐기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월가는 이를 곧바로 반박했다. 닐 두타, 르네상스 매크로 전략가는 워시가 트럼프의 꼭두각시라는 오명을 벗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동결을 택하며 신뢰의 일부를 "낭비했다"고 평가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회장은 더 노골적이었다. 그는 케빈 워시 의장이 "정말 물가를 2%로 되돌리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회견 이후 장기물의 급등을 워시를 향한 '채권자경단의 경고'로 해석했다.
정치적인 배경도 혼란스럽다. 케빈 워시를 선임한 백악관은 워시가 금리인상을 원하지 않으나 그에게 적대적인 위원회가 그를 인상쪽으로 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 전 강한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을 인물을 찾겠다며 제롬 파월의 후임으로 워시를 지명한만큼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인상이 이루어진다면 백악관과의 정치적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가도 관세도 아니었다…연준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AI 인플레이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연준이 마주한 물가는 역사적으로 노동시장이 중심에 있던 기존의 전통적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금리인상을 요구한 연은 총재들을 포함한 대다수 위원들은 현재의 물가 압력이 다양한 환경적 변화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가장 가시적인 촉매는 지정학이다.
이란과의 임시합의(MOU)를 통해 평화협상의 가능성을 보았던 시장은 다시 암운으로 빠지고 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IRGC)가 내부를 장악하면서 최근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히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다시 6%가 넘게 올라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84달러를 돌파했고 브렌트유는 한때 100달러를 넘었다. 최근 유가가 하락하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해 열렸던 숨통이 다시 조여지고 있는 형국이다.
관세의 시차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달립 싱, PGIM 전략가는 지금의 상황이 개별 사건이 아닌 "서로 얽혀 복리로 작용하는 시스템의 손상"이라 진단했다. 이전의 관세가 일회성 충격이 아닌 구조적으로 얽히고 설켜 공급망을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준이 정책 결정에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는 5월까지 1년간 3.4%로 가속되며 인플레이션이 끈적하게 경제에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가장 강하게 경고한 것은 다름아닌 'AI 인플레이션'이다.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막대한 자본지출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에 흘러드는 수천억 달러의 수요가 경제가 쉽게 공급할 수 없는 초과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리인상을 주장한 총재들이 가장 강하게 경고한 지점이 바로 여기였다. 그들은 금리는 관세나 유가발 물가를 직접 잡을 수는 없어도 자금조달을 어렵게 해 AI 자본지출을 식혀 공급 병목의 부담을 덜 수는 있다는 논리다.
더밀크의 시각: 연내 인상 베팅 83%...시장은 이제 연준보다 국채를 믿는다
시장은 드디어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57%로 과반을 넘어 베팅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한 번 이상의 금리인상에 대한 베팅은 83%로 압도적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9월 회의 전 두 번의 인플레이션 지표에 달려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전월 대비 0.2% 이하의 물가 상승세를 기저 인플레이션 안착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월간 물가 상승률이 0.2%를 넘게되면 연준은 수요가 공급보다 더 뜨겁다는 확실한 신호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파이퍼샌들러의 전략가이자 전 연준 자문이었던 커트 루이스는 연준이 금리를 높이기 위한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실물경제 파급 효과다. 이미 시장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제외한 실질금리 역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공포가 주식시장을 바닥까지 끌어당긴 시점과 같은 수준이다.
케빈 워시 의장은 시장이 금리를 스스로 결정하게 하겠다며 방향 안내를 멈췄다. 그리고 시장은 그 요청을 정확히 이행하고 있다. 단기 금리의 하락과 장기 금리의 상승이 초래한 가팔라진 수익률 곡선은 그 자체로 시장의 '불신임 투표'에 가깝다.
단기 금리의 하락은 시장이 단기적으로 경기둔화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장기 금리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가장 큰 역설은 현재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촉매들이 모두 연준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공급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장기금리를 끌어올려 실질금리 상승으로 긴축을 대신 집행하고 있다.
워시가 스스로 통제권을 포기하며 원한 '시장이 스스로 금리를 정하는 세계'에서 이제 투자자가 읽어야 하는 지표는 연준의 점도표가 아닌 국채 수익률, 즉 채권자경단의 손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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