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차세대 플랫폼 ‘XR’? ②GM 로보택시 포기 ③ ‘빅테크 저격수’ 리나 칸 퇴장
[테크브리핑]
구글∙메타∙애플∙삼성은 차세대 플랫폼이 XR이라고 말했다
GM 로보택시 포기, 신의 한수인가 악수인가
‘빅테크 저격수’ 리나 칸의 퇴장
구글∙메타∙애플∙삼성은 차세대 플랫폼이 XR이라고 말했다
메타와 애플 양강구도였던 확장현실(XR) 시장에 구글과 삼성 연합이 출전했습니다. 특히 구글은 스마트안경이 실패한지 10년만에 다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장서 모두 출사표를 던졌죠.
구글은 12일(현지시각) 차세대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새로운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을 선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안드로이드 XR은 XR 헤드셋과 스마트 글래스를 위한 개방적이고 통합된 플랫폼으로 설계됐다고 전했죠.
XR은 사용자가 시각·청각·움직임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주변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재구축하기 위한 ‘일시 중단’ 이었다고 강조했죠.
'안드로이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개방형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한 플랫폼입니다.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외부·가상 현실과 다양한 감각을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특히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탐색할 수 있고, 사용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Agent) 역할을 한다는 포부입니다.
👉 XR 산업 경쟁구도 재편성
구글이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한 안드로이드(Android) 확장현실(XR) 헤드셋인 첫 번째 기기, 코드명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은 내년 출시 예정입니다. 전 세계 확장현실(XR) 시장에서 삼성전자-구글, 메타, 애플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XR 시장은 아직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킬러 콘텐츠의 부족과 헤드셋 사용의 불편함,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허들을 넘지 못했죠. 글로벌 XR 헤드셋 시장의 지난해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애플이 지난 2월 출시한 비전 프로는 3499달러에 달하는 가격으로 시장 반응이 냉랭했습니다. 애플은 현재 가격의 절반 수준인 '비전 프로 보급형' 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죠.
글로벌 XR 시장 점유율은 메타가 절반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메타 퀘스트3'의 경우 경쟁 제품 대비 저렴한 499달러(약 69만 원)에 출시돼 지난 4분기에만 200만대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애플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보급형 '비전 프로'의 절반 가격도 안 됩니다.
GM 로보택시 포기, 신의 한수인가 악수인가
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경제’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GM은 10일(현지시각)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하며 사실상 사업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회사는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시간과 자원, 그리고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로보택시 시장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죠. 다만 자율주행을 비롯한 고급 운전자 안전 기술은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크루즈 지분도 90%에서 97%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GM은 2016년 크루즈를 1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로보택시 개발에만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셔틀 '오리진'의 운행 허가를 따내며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잇따른 사고 이후 생산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였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의 결정에 대해 "큰 비용과 평판 저하를 초래한 시장에서의 후퇴"라며 막대한 개발 비용과 안전사고 문제, 규제당국의 제재 등이 로보택시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조명했죠.
👉 로보택시 후퇴 결정, 잘한 일일까?
로보택시 경쟁은 치열해지는 중입니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단계에 거의 도달했다며 증자를 통해 500억달러(약 72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죠.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로보택시를 영업 중인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미 서부에 이어 2026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까지 운행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죠. 미 서부와 비교해 비가 많이 내리고 기상 변화가 심한 동부 지역에서 로보택시 영업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자율주행 업계에선 또 하나의 큰 과제로 여겨집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웨이모에 수년간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밖에 소프트뱅크를 등에 업은 '웨이브'와 아마존이 소유한 '죽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저격수’ 리나 칸의 퇴장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빅테크 규제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앤드루 퍼거슨 현 FTC 위원을 지명했습니다. 퍼거슨은 기업 독점 전문 변호사지만, 칸 위원장보다 현실적이고 친기업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죠.
칸 위원장은 ‘강한 FTC’를 표방하는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받습니다. 리나 칸 위원장은 취임 직후 “FTC는 항상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기업을 상대로 더 많은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했죠. 실제 칸은 자신의 말을 실천했죠. 2021년 FTC 위원장에 취임한 후 빅테크를 겨냥한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정책을 주도해 왔죠. 미 법무부와 함께 구글의 브라우저(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크롬’ 강제 매각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리나 칸 위원장은 아마존과 구글, 메타, MS 등 대부분의 빅테크를 상대로 독점 지위 남용이나 시장 경쟁 제한이란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고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FTC가 아마존에 대해서 반독점 소송을 건 것만 네 건이죠. 지난해 9월에는 독점 지위 남용 혐의로 소송을 걸면서 자산 매각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빅테크가 인수·합병(M&A)으로 독점을 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 인수에도 제동을 걸었죠. MS의 블리자드 인수와 메타의 가상현실(VR) 업체 위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가 두 번 다 졌습니다.
👉 빅테크 규제 진짜 무뎌질까?
그가 물러나는 이 시점에 그가 진행했던 소송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거대 기업 독점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을 앞세워 규제를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기존 미국에서 독점의 판단 기준은 ‘독점으로 소비자 선택 폭이 줄어들거나 권익이 침해됐느냐’ 여부였죠. 그러나 그는 당장 소비자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아도, ‘소비자 독점’ 현상이 발생하면 미리 견제해야 한다는 기조를 내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칸 위원장과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가 플랫폼과 IT 산업을 독식하면서 신생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으면 곧장 ‘반독점의 칼’을 빼들었습니다.
칸 위원장의 뒤를 잇는 퍼거슨 지명자는 법조계에 오래 몸담았고, 특히 변호사 시절에는 독점 관련 소송을 주로 맡아 이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학계와 싱크탱크 위주로 경력을 쌓았던 칸 위원장보다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FTC 수장이 바뀌어도 빅테크의 독점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당장 무뎌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퍼거슨 지명자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에 FTC가 현재 진행 중인 빅테크의 불법 시장 지배와 관련된 조사는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칸 위원장이 내세웠던 인공지능(AI) 규제 및 엄격한 기업 합병 기준 등 일부 의제는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죠.
FTC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의 기업 분할이 될 것이라는 구글 반독점 처분의 뒤에도 칸 위원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 법원은 구글을 ‘독점 기업’으로 최종 판결했고, 미 법무부는 구글 웹브라우저인 크롬 매각을 요청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최종 수용하면, 미국에서 약 40년 만에 반독점 관련 대기업 사업 분할이 됩니다.
칸 위원장이 주장하는 ‘소비자 독점 단계에서의 규제’라는 기준이 적용된 사례죠. 메타도 FTC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때문에 자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와츠앱 강제 매각 위기에 놓였습니다. 재판은 내년 4월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