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후진국 벗어나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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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9.20 11:17 PDT
자본시장 후진국 벗어나자... 어떻게?
AI 생성 이미지 (출처 : DALLE, 김세진)

[뷰스레터플러스]
🤼‍♂️미국도 금투세 있다. 근데 다른 건
🌡️미국은 응급실 뺑뺑이 없다. AI 도입∙규제해소
🔋실리콘밸리 인물: ‘트럼프가’ 조시 쿠슈너 급부상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 
스핀오프 레터, [비저너리(Visionary)]의 김세진입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과 통화하다가 깜짝 놀란일이 있었습니다.
"금투세, 미국에선 어떻게 하냐?"는 물음이었습니다. 
"금투세?"
금난새도 아니고 금투세가 뭔가? 라며 찾아봤는데 지인의 전화 넘어 흘러나오는 '격분'이 이해가 됐습니다. 
월급으로는 언감생심이 된 집값, 물가에 요즘 투자 안 하는 사람 없죠. 내년 1월 시행될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를 통해 실현된 모든 소득에 종합과세 하는 제도로, 당초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정부가 올해 7월 금투세 폐지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금투세는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당초 ‘금투세 폐지 반대’를 당론으로 주장하던 당은 금투세 유예를 요구하는 입장이 나타나면서 오는 24일 토론회에서 당론을 논의한다고 하죠. 

금투세 도입 반대 목소리가 힘을 받은 데엔 '큰손'들의 이탈로 인한 자본 해외 유출, 개인 투자자의 장기 투자 의지 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우려가 커진 데에 있습니다. 찬성하는 측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와 과세체계 합리화 등을 논리로 내세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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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도 금투세 있다. 근데 다른 건

금투세는 투자소득이 연 5000만 원이 넘는 투자자에게만 과세하는 세금이니 언뜻 보면 일종의 '부자과세'로 보입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 1400만명 중 이 정도 투자 소득이 있는 투자자는 0.9%죠. 99%의 압도적 대다수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데 대체 무엇이 이를 논쟁거리로 만들었을까요? 

 미국의 자본소득세는 자본의 매매 이득 기간, 소득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한국과 달리 훨씬 더 정교하게,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갈 수 있게 설계돼 있죠. 2024년 기준 부부합산 소득 9만4050달러(약 1억2500만원)가 넘지 않으면 세금이 없고, 이 소득을 초과한 가계에만 15%에서 최대 20%까지 부과되는 식입니다.

미국은 소득을 벌지 못할 경우 굳이 단기 매매를 통해 높은 세율로 세금을 내는 것보다 장기 투자를 통해 세금을 줄이고 복리의 마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투자를 장려하는 식으로 제도가 짜여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소득이 많지 않은 서민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와 그 이익을 돌려주죠. 

손실 처리 방식도 다르다

(출처 : DALL E / 크리스 정 )

🌡️ 미국은 응급실 뺑뺑이 없다. 왜?

금투세와 함께 논쟁이 격화되는 장소는 병원입니다. 지난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의 올해 1∼8월 평균 응급실 가동률은 46.74%이었습니다. 지난해 평균 70.56%보다 크게 감소했죠.

 미국도 의료진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한국과 문제는 같죠. 다만 다른 점은 의료진, 학계, 업계, 정부가 발을 맞추며 이 ‘의료진 부족’을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신산업 창출로 풀려 한다는 점입니다.

 미국 의료진은 환자보다 생성AI 도입 의지가 더 적극적이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생성AI 챗봇을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문의에 대한 응대, 서류 작업 등 단순 업무 처리 등에 활용하며 환자 관계 구축 및 진료 계획에 더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죠. 

이에 미국 학계에서는 의료행위 중 어떤 단계에서 생성AI를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합니다. 이에 맞춰 업계는 의료진의 수요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의료 데이터, 환자 의료기록 등 민감 데이터로 미세조정(파인튜닝)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정부는 제도 완화로 응답하고 있죠.

미국 의사 2/3가 1년새 생각 바꾼 이유

(출처 : DALLE 김세진)

🔋‘트럼프가’ 조시 쿠슈너 급부상

미국도 정치적 공방이 치열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특히 대선 정국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말리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엇비슷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죠. 이때 '트럼프가' 인물로 기술 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오픈AI는 현재 1500억달러 가치로 65억달러 모금을 협상 중입니다. 일주일 만에 몸값을 50% 올렸죠. 애플, 엔비디아, MS 등의 펀딩 참여 규모 등에 따라 최종 조달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공할 경우 오픈AI는 인텔의 2배 가치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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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운데 배후에 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조시 쿠슈너(Josh Kushner) 쓰라이브캐피털 및 경영 파트너입니다. 그의 형 재러드 쿠슈너는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으로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인이죠. 그는 형에 비해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인스타그램 초기 투자로 2배 이상 수익을 얻으며 명성을 얻었습니다. 스트라이프, 슬랙, 인스타카트, 깃허브 등 유명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에 초기에 투자한 결과 그는 회사를 2011년 4000만 달러(약 530억원) 규모에서 오늘날 53억달러(7조원) 규모의 기관 투자자로 키웠습니다. 2024년 9월 기준 포브스는 그의 순자산을 38억달러(5조500억원)로 추정하고 있죠.

쓰라이브 ‘올인 전략’

조시 쿠슈너 쓰라이브캐피털 창업자(우)와 모델, 사업가이자 그의 아내인 칼리 크로스(좌) (출처 : Shutterstock)

한국 자본 시장은 장기 투자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지난 17년 동안 미국의 S&P500는 280%, 나스닥은 980% 올랐습니다. 반면 한국 코스피는 20% 상승에 불과했죠.올해도 연초 이후 지난 9월 13일까지 등락률은 -15.39%를 기록, 하락률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금투세 논란의 핵심은 과세 정책이 아니라 ‘한국 투자 환경에 대한 깊은 불 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금투세 논란은 표면적 현상이지만 본질은 결국 한국 자본시장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대기업은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고 지분이 낮아도 과도한 경영권을 행사합니다. 외부에선 정보를 얻기 어렵죠.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행사하는 기업도 찾기 어려운 데다,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도 낮고 일부 대기업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회계 부정도 발생합니다. 정부 정책도 정권에 따라 자주 바뀌기 때문에 규제 불확실성도 크죠. 자본시장에 있어서 한국은 후진국(後進國)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 기업은 사업 아이템도 좋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도, 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국에 장기 투자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 매매에 좋은 시장입니다. 

'금투세'로 촉발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의료 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쉬운’ 조치는 큰 갈등을 불러옵니다. 위기의 시대, 임기를 넘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그게 바로 권력을 위임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뉴욕에서 
김세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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