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TSMC 내분의 교훈 :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 사람이 전부다. TSMC
🌡️ 오래된 미래, 메타버스가 온다. 확장현실(XR), 퀄컴과 함께
🔋성장의 걸림돌은 '고인물'을 그대로 두는 것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
스핀오프 레터, [비저너리(Visionary)]의 김세진입니다.
기자는 '보도자료'를 매일 수십통 이상 받습니다. 오늘 아침 메일함에는 하이브(HYBE)로부터 온 3건의 메일이 있었죠.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중간 감사결과 발표’ 등 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계열사) 어도어 간의 이야기였습니다.
방시혁 의장, 박지원 CEO로 대표되는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라는 반면, 민희진 대표는 “잘 되니 나를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주요 기사] 생성AI 스타트업, 톰의 구조조정과 피봇이 의미하는 것
자본 시장 측면에서 보면 투자자와 창업자 간 관계와 유사합니다. 하이브는 리스크를 지고 걸그룹 '뉴진스' 제작에 160억원의 자본을 투자했습니다. 민희진 대표는 이 뉴진스를 굉장히 잘 기획해 2023년 1100억원의 매출로 성공시켰죠. 갈등은 이 성과에 대한 측정과 향후 분배에 관한 것입니다. 능력 있는 CEO와 직원 간의 관계에서도 나타나죠.
분명한 건 비즈니스 세계에서 HR(인적자원) 관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업 내부 업무를 넘어서 사업의 운명을 가로 짓는 요소죠. 고성능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의 필수재료인 반도체 산업에서도 이 사람 관계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습니다.
🤼♂️문화충돌이 과제가 된 TSMC
TSMC(대만반도체제조기업)입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미국 근로자들과 마찰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력 약화에 더해 공장 가동 연기라는 실질적 손해로 이어졌죠.
🔥현재 TSMC는 장시간 노동, 일방적 소통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인력, 강력한 노조, 복잡한 규제 등으로 미국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이라는 기존 신흥국식 접근법을 미국 공장에 도입하려 했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게 통하지 않은 겁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TSMC가 대만에서만 사업을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자국 생산을 목표로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면서 미국은 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됐죠.
👉 근로문화 충돌 극복이 '매출 65%∙보조금66억달러'를 흔드는 요소가 된 것입니다.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건설 및 운영 사례는 한국 기업에도 '반면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래된 미래, 메타버스 이즈 백
HR 문제에 직면한 TSMC의 위협 요소는 또 있습니다. 경쟁자입니다. 생성AI 기술이 발전하면서 TSMC 외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미국 내 칩 제조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상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퀄컴입니다.
🔥 이 배경에는 폐기된 개념인 줄만 알았던 메타버스가 거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의 메타는 최근 ‘확장현실(XR)판 안드로이드’를 표방하며 자체 운영체제(OS)인 호라이즌을 오픈소스로 개방했습니다. 여기에 애플, 구글이 참전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은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죠.
🔌XR 시장이 커질수록 퀄컴은 웃습니다. 메타의 XR 헤드셋인 메타퀘스트는 퀄컴 스냅드래곤 XR칩으로 만들어집니다. 삼성이 제조할 구글 MR 기기도 퀄컴 칩 기반으로 제조될 것으로 예상되죠. MR뿐 아니라 미래의 디바이스로 꼽히는 '웨어러블 AR 안경'도 퀄컴 칩 기반이 대부분입니다.
🔋성장의 걸림돌은 '고인물' 방치
사람은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에서 인재가 미스매치되는 경우는 흔합니다.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인재가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죠.
🔥SKT AI 센터, 몰로코(Moloco), 팀블라인드 등 다수의 기업에 데이터 관련 컨설팅을 진행한 한기용 업젠 대표는 최근 미국 산호세 KIC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24 엘캠프 실리콘밸리’ 프로그램의 연사로 나서 스타트업 인재관리법에 대해 조언했습니다.
🔌그가 꼽은 스타트업에서 흔히 보이는 대표적 실수는 소위 ‘고인물’ 방치입니다. 창업 초기 합류했지만 성장을 멈춘 직원을 가리키죠. 이와 함께 창업자가 어려운 대화를 회피하거나, 중간 합류 멤버에 대한 온보딩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하이브 및 어도어의 갈등은 최근 오픈AI 이사회가 샘 알트만 공동창업자를 급작스레 해임했던 사건과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이 말은 선의나 공허한 구호가 아닙니다.
돈도 이 사람 관계를 따르죠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 간 갈등이 전해진 후, 하이브 주가는 8% 이상 급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은 8500억원이 증발했습니다. 하이브뿐 아니라 SM, JYP 등 주요 엔터사 주식들도 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25년 된 구글도 여전히 사업목적에 따라 인력 구조를 개선하는 마당입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해야, 그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내 사업을, 그리고 내 인생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요? 이는 독자 여러분마다 다를 것입니다. 스타트업 성장 시리즈처럼 여러분이 자신만의 ‘궁합’을 만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뉴욕에서
김세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