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의 명암, 성공과 실패: 아마존 언바운드
[새책] 브래드 스톤의 '아마존 언바운드'
아마존과 베조스의 27년 역사 정리
아마존의 놀라운 성장 스토리 이면에 사회에 미치는 영향 곱씹어 볼 필요 있어
“제 삶은 일련의 큰 실수로 얼룩져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얼마 전인 2019년 11월. 아마존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의 초상화가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 공개되는 날이었다. 19세 아들 프레스톤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베조스는 자신의 ‘실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저는 나름 실수로 유명합니다. 여기 혹시 파이어폰(아마존이 2014년 출시했지만 망한 스마트폰) 가지고 계신 분 있나요? 그죠. 아무도 없죠? 감사합니다. 제가 한 모든 흥미로운 일, 모든 중요한 일, 모든 유익한 일은 수많은 실험과 실수, 실패로 점철돼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아마존이라는 기업을 일군, 세계 최고의 부자가 이런 얘기를 하다니 조금 의외다. 우리는 아마존과 베조스의 성공과 좋은 면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베조스도 실수를 했고 실패를 했다. 그런 실수와 실패를 견디고 거기에서 배우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친구가 생기다 보면 적도 만들어지듯이 성공을 하려면 실패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
또 소비자들에게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등 좋은 일을 했지만 동시에 고객제일주의에 사로잡혀 중소기업과 노동자 및 임직원들에게는 상처를 안겨줬다. 너무나 규모가 커지면서 큰 힘을 갖게 아마존은 경제에 너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영향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블룸버그 기자 브래드 스톤이 쓴 새책 ‘아마존 언바운드(Amazon Unbound)’는 이런 베조스의 성공과 실패, 명과 암을 다룬다. 그가 2013년(미국 출판일 기준) 낸 책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의 속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전작이 나왔을 때 아마존은 이미 성공적인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세상을 집어 삼킬 것 같은 기세를 가진 기업은 아니었다. 베조스는 부자였지만 세계 최고의 부자는 아니었다. 그 사이 아마존은 홀 푸즈 마켓을 인수했고 영화사 MGM도 인수했다.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내놓으며 고객의 집안으로 진출했다.
베조스는 7월 5일 공식적으로 아마존 CEO에서 물러난다. 1994년 7월 5일 아마존을 창업했으니 정확하게 27년 만에 물러나는 셈이다. 그 사이 정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아마존은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났고 아마존을 세운 베조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베조스의 은퇴를 맞아, 스톤의 책을 아마존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