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나큰 정치적 실수” 계엄령에 전세계 이목 집중…韓 경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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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12.03 11:26 PDT
“크나큰 정치적 실수” 계엄령에 전세계 이목 집중…韓 경제 타격 불가피
계엄령 관련 소식은 NYT 등 외신에 대서특필됐다. (출처 : NYT)

“한국 대통령, 밤늦게 비상계엄 선포”... 외신들도 속보로 보도
미국서 대서특필 “중대한 정치적 실수” 평가 잇따라
비상계엄 선포에 금융시장 '쇼크'
美 국무부 부장관 “바이든, 한국 상황 보고 받아…중대 우려”
글로벌 시장서 리스크 가중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미국 언론은 긴급 ‘속보’ 형식으로 전하기 시작했다. 급작스런 계엄령 선포에 미국 정재계에서는 “정치적 실수”와 “한국 금융 시장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번 사태에 불확실성 가중으로 한국 금융 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시장에서 원환율은 1420원대를 넘어서며 이 같은 분위기를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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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대서특필 “중대한 정치적 실수”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소식은 미국 주요 외신에 대서득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CNN,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폭스뉴스, AP통신 등 주요 언론사들은 계엄령이 나온 직후 속보로 전한 후 일제히 최상단에 소식을 배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국 상황을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하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중요한 정치적 실수”라고 규정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WSJ에 “윤 대통령은 한국 국민과 정치권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야당과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다. 윤 대통령은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 관련 보도를 최상단에 배치하고 ‘라이브’ 코너를 만들어 실시간 보도하기까지 했다. CNN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예고되지 않은 심야 TV 연설에서 한국의 주요 야당이 북한에 동조하고 반국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그는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밝히지 않았고 의회 다수당인 야당 민주당이 검찰 수뇌부를 탄핵하고 정부 예산안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조교수는 CNN에 “솔직히 말해서 윤 대통령이 이런 일을 마음 먹은 것이 기괴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분야 한 고위 관리는 “꽤나 미친 짓”이라며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요동 치는 원화-달러화 환율 (출처 : Barrons)

비상계엄 선포에 금융시장 '쇼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밤새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코스피 선물옵션지수와 암호화폐 가격은 폭락하며 대혼전을 빚었다.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02.9원이었으나, 3일 오후 10시 30분경 비상계엄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뛰었고, 이날 오전 12시 20분엔 1442.0원까지 급등했다.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오른 것은 달러가 초강세를 보였던 2022년 10월 26일 이후 2년여 만이다.

이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시장의 불안은 일부 진정되는 모양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주간 거래 때보다 23.7원 오른 14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개장과 동시에 7%가량 급락했다가 회복하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4일 새벽 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라며 "오늘 이후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해 위기 관리 체계를 상시화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美 국무부 부장관 “바이든, 한국 상황 보고 받아…중대 우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중대한(grave) 우려를 가지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 모두가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 간 동맹은 “철통 같다”며 “우리는 불확실한 시기에 한국의 곁에 서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정치적 분쟁이 법치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모든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밀크의 시각: 엎친 데 덮친 격, 글로벌 시장서 한국 우려 커져

계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산업과 투자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미국에서 감지된다.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인 한국 전자기업들이 정치적 상황에 타격을 입을 경우 글로벌 반도체칩 공급망까지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수출이 주요 동력인 한국 경제엔 악영향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약화하고 보호무역주의를 확대하는데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으로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한국 산업과 투자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시드니 세일러 수석고문은 배런스에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위험 등 장기적으로 시장 여파를 언급하며 이는 계엄령의 지속 기간과 심각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는 세게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 SK하이닉스,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 솔루션 ,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 와 기아를 포함한 한국 주식에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의 반도체 기업을 저렴하게 인수할 기회로 보는 해외 투자자들도 있다. 제이슨 수 레이리언트글로벌어드바이저 창업자는 “정치적 상황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기업을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매수 기회”라며 “중국에서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 덕분에 이런 기업을 인수하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수셕경제학자는 배런스에 “국경이 평화롭고 금융 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충격을 넘어선 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한국은 경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정치적 불안정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고 평했다. 배런스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혼란이 유럽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변과 유사하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가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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