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임사 인수 의미는?...“메타버스로 확장”
넷플릭스 최신 행보 및 전략 집중 분석
넷플릭스(Netflix, 티커: NFLX)의 게임 개발사 인수는 확장 가능성, 사용자 참여(engagement) 제고를 위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한정훈 JTBC 미디어 전문 기자는 29일 더밀크TV 유튜브 방송 ‘잭잭과 친구들’에 출연해 “넷플릭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몰입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된 넷플릭스의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 인수 소식은 사용 시간과 몰입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넷플릭스 전략이 고스란히 반영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는 어드벤처 게임 ‘옥슨프리(Oxenfree)’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다. 2014년에 설립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티커: MSFT) ‘엑스박스’, 닌텐도의 스위치, PC 게임에 이르는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왔다. 넷플릭스가 게임 개발사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기자는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때도 캐릭터 중심으로 확장 가능한, 여러 시즌에 걸쳐 만들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해왔다. 사용자가 오랜 시간 동안 몰입해서 콘텐츠를 시청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매출을 올리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인 트래픽, 순간적인 사용자 급증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구독자가 꾸준히 구독료를 내고, 오랜 시간 몰입해 넷플릭스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데 집중해 왔다.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즌 중 가입자가 급증했다가, 시즌이 종료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트래픽으로 광고 매출을 올릴 경우엔 비싼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이 매출에 보탬이 되지만, 구독료만으로 돈을 버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중계권을 살 돈으로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게임의 경우 일반 영상 콘텐츠에 비해 몰입감, 사용자 참여도가 높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캐릭터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다양한 확장이 가능하며 젊은 세대 사용자를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한 기자는 “넷플릭스 구독자가 되면 오리지널 콘텐츠, 게임 등 원하는 것을 모두 묶어 즐길 수 있게 하려는 ‘번들링(bundling)’ 전략으로 보인다”며 “게임의 경우 사용자들이 12~13세 때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에 더 빨리 넷플릭스 고객으로 포섭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넷플릭스는 어린이 시장에서 디즈니와 경쟁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 콘텐츠에도 많이 투자했는데,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넷플릭스가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최근 게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대형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 출신으로 페이스북 부사장을 지냈던 마이클 버듀(Michael Verdu)를 게임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2019년에는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주제로 게임 ‘기묘한 이야기3(Stranger Things 3: The Game)’을 선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게임 콘텐츠도 오리지널 영화,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 멤버십 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광고, 별도의 인앱 구매(In-App Purchase) 없이 구독만 하면 모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통합형 상품이다.
한 기자는 “한국 게임업체 넥슨도 최근 미국 LA에 드라마스튜디오를 설립했다. IP를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결국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IT 기업, 콘텐츠 제작사,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들이 각자의 주력 무기를 앞세워 메타버스를 만들어 경쟁하는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대담에 함께한 손재권 더밀크 CEO는 “콘텐츠 정보는 재밌기도 하지만 돈의 흐름으로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정보”라며 “넷플릭스가 최근 오징어게임 등 한국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사용자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즐기는 콘텐츠를 전 세계인이 즐기는 미래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