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베조스 '블루 오리진'이 이겼다.. 달 착륙 사업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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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3.05.20 07:07 PDT
이번엔 베조스 '블루 오리진'이 이겼다.. 달 착륙 사업자 선정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 탐사선 이미지. (출처 : 나사 )

블루오리진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 선정
우주비행사 2명 블루문에 태워 달 착륙 시도... 탐사 수행 지원
2년 전 스페이스X 진 베조스 소송전 불사... 결국 기회 붙잡아

우리도 달에 간다.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여정에 나사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우주를 향한 세계 최고 갑부들의 경쟁이 뜨겁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이야기다. 제프 베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두 갑부의 우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CNBC 등 주요 언론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블루오리진 주도의 컨소시엄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 달 표면에 우주 비행사를 데려다줄 유인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아르테미스는 나사가 1972년 아폴로 17호를 이용해 달에 착륙한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사업이다. 블루오리진 주도의 컨소시엄에는 록히드마틴, 보잉, 허니비 로보틱스 등 항공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나사 측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달 궤도에서 승무원이 이동하는 우주 정거장 게이트웨이와의 도킹, 달 표면의 우주 비행사 탐사를 위한 나사의 ‘인간착륙시스템(HLS·Human Landing System)'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블루문 착륙선을 설계, 개발, 테스트, 그리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 설계와 개발 작업 외에도 이번 계약에는 오는 2029년 아르테미스 5호에서 승무원이 탑승하는 데모 비행에 앞서 한 차례 달 표면으로의 무인 데모 비행 계획도 포함됐다. 나사는 "총 수주 금액은 34억달러"라고 밝혔다.

나사는 작년부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가동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11월 아르테미스 1호의 무인 왕복여행 성공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4명의 우주인을 테우고 달 정복에 나설 계획이다.

나사의 오리온 우주선은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달 궤도로 발사하고, 이곳에서 2명이 블루문으로 갈아탄 뒤 달에 착륙하는 방식이다.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들은 일주일 동안 달 남쪽 지역으로 이동해 탐사 활동을 수행한 뒤 오리온 우주선으로 돌아와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나사의 초기 달 탐사 능력을 입증하고, 달 궤도와 표면에서 반복되는 복잡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아울러 화성까지 탐사하기 위한 테스트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였다.

나사 측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또 다른 인간착륙시스템 파트너를 추가하면 치열할 경쟁을 통해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정기적인 달 착륙 주기를 지원하면서 달과 주변부 탐사와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프 베조스는 이날 트윗을 통해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여정에 @NASA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라고 적었다.

제프 베조스 블루오리진 창업자 (출처 : 블루오리진 기자간담회 화면캡처)

소송전 불사 베조스... 결국 기회 붙잡아

블루오리진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 달 착륙선 사업 획득 이후 2년 만에 다시 기회를 잡게 됐다.

블루오리진이 획득한 사업권은 '지속적인 달 개발(SLD·Sustaining Lunar Development) 프로그램이다. 나사가 지난 2021년 4월 인간착륙시스템(HLS)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한 것과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나사는 당시 두 개 낙찰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산 부족과 저렴한 입찰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스페이스X를 최종 선정했다.

이 결정에 불만을 가진 베조스는 미국 회계감사원에 "해당 계약에 결함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나사를 법정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소송으로 베조스와 머스크 두 억만장자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고,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 우주선을 "복잡하고 위험성이 높은 접근 방식"이라고 비난하는 등 수위를 높였다.

이에 머스크는 재판 과정에서 "아무리 훌륭한 변호사를 고용해도 달에 가는 길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나사가 지난해 유인 달 착륙선을 기존 계획대로 경쟁 체제로 가져가기로 하면서 블루오리진이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나사의 이번 결정으로 세계 최고 갑부들의 우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스페이스X는 400피트 높이의 스타십 로켓을 발사해왔다. 지난 4월 최초로 우주를 향해 발사를 시도했으나, 비행 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머스크는 "올해 스타십 개발에 약 20억달러를 쏟아부을 것"이라면서 "다름 발사에서 지구 궤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나사는 HLS 계약에 따라 스페이스X에 11억 50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HLS 계약 총액은 2027년까지 42억달러에 달하게 됐다. 연방 정부 기록에 따르면 현재까지 나사는 SpaceX에 약 18억달러의 펀드를 지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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