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레이티브 AI 시대’ 어도비의 전략은?... “대담한 아이디어 도울 것”
[단독인터뷰] 마리아 얍 어도비 디지털 이미징 부문 부사장
“AI, 창작자가 고정관념 벗어나도록 도와”... ‘인간 중심’ 철학 고수
어도비 센세이, 포토샵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 ‘원클릭 삭제’
제너레이티브 AI 실험도 지속… 어도비 제품에 통합 추진 중
어도비의 AI(인공지능) 기술은 크리에이터(Creator, 창작자)들이 마음껏 꿈꾸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마리아 얍(Maria Yap) 어도비 디지털 이미징 부문 부사장
마리아 얍(Maria Yap) 어도비 디지털 이미징 부문 부사장은 더밀크와의 단독인터뷰에서 “AI가 디지털 컨텐츠 제작 및 전달 방식을 발전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창작자들이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설명이다.
얍 부사장은 어도비의 대표 이미지 편집 도구인 포토샵(Photoshop), 라이트룸(Lightroom) 제품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25년간 어도비에 근무하며 다양한 어도비 제품 개발에 기여한 핵심 임원이다.
어도비는 2016년 자체 AI 엔진 ‘센세이(Sensei)’를 처음 선보인 후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Premiere Pro, 영상 편집 도구), 인디자인(InDesign, 인쇄·출판 레이아웃 도구) 등 다양한 제품에 이 기술을 적용해 왔다.
얍 부사장은 “AI 기술은 창작자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가속화를 돕는다”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도록, 기술을 사용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어도비가 추구하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제너레이티브 AI 기술이 빠르게 부상하며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AI가 주목받는 가운데, ‘인간 중심의 접근(people-centered approach)’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어도비는 창작자 생태계 확장을 위해 매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크리에이티브 컨퍼런스 ‘어도비 맥스(Adobe MAX)’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100달러 규모의 ‘크리에이티브 레지던시 커뮤니티 펀드(Creative Residency Community Fund)’를 조성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어도비 맥스에서 공개된 포토샵의 새로운 기능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One-click Delete and Fill)’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미지 속 특정 개체를 보다 편하게, 정확하게 선택하고 지울 수 있도록 센세이 AI 기술이 적용됐다. 창작자들이 지루한 반복 작업을 하지 않도록 시간을 아껴주는 데 초점이 맞춰진 기능이다. 어도비는 이 행사에서 향후 제너레이티브 AI 기술을 어도비 제품에 통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제너레이티브 AI의 등장은 창작자들의 작업 환경을 어떻게 바꿀까? 크리에이터 산업은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얍 부사장에게 어도비의 방향성과 크리에이터 경제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크리에이티브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 세계 크리에이터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크리에이터 경제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뭘까?
크리에이터 경제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성장해 ‘일의 미래(future of work)’를 재정의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터가 돼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마련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전례 없는 성장이 일어났다.
크리에이터 경제는 특히 새로운 직업에 관심을 보이는 Z세대, 밀레니얼 세대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다만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콘텐츠 창작으로 경제적 성공을 거두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창작자들에게 창작은 여전히 부업으로 남아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에서도 창작자들은 더 많은 작업, 그리고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이들, 예술적 지향과 함께 경제적 수익까지 노리는 더 많은 이들이 크리에이터 경제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 제품은 그래픽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력 유지를 위해 특별히 집중하는 분야, 혹은 전략이 있나.
어도비는 모든 단계의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점점 더 자신의 영감 및 역량을 새로운 직업과 비즈니스로 전환하고 있다. 어도비가 선도적인 도구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클라우드 기반 저작 도구 묶음 상품인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는 이미지, 사진, 디자인, 비디오, 3D, 몰입형 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가장 포괄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도비는 계속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창작자들이 ‘모두를 위한 창의성(Creativity for all)’을 발휘하고 서로 협력해 다양한 매체,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AI 기술 발전은 창작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AI는 디지털 컨텐츠 제작 및 전달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AI는 크리에이터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다. 기술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셈이다.
창작을 위한 AI 구축에 있어 어도비는 ‘사람 중심의 접근(people-centered approach)’을 추구한다. 크리에이터들이 마음껏 꿈꾸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도비의 AI 엔진 ‘어도비 센세이’를 적용해 복잡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주는 게 대표적인 예다. 어도비의 플래그십 제품인 포토샵에도 최근 AI 기반의 다양한 혁신적인 신기능이 추가됐다. 선택 기능을 향상해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고, 단 한 번의 클릭으로 개체를 지우고 교체할 수 있는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One-click Delete and Fill)’ 같은 기능이다.
아이패드 사용자도 포토샵에서 ‘콘텐츠 인식 채우기(Content-Aware Fill)’, ‘배경 제거(Remove Background)’ 기능을 사용해 AI로 사진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대체할 수 있다. 어도비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크리에이터의 창의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 수 있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능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어도비가 그리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지금은 크리에이터가 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크리에이터 경제는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사회적 가치 주창,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현대 사회를 재편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을 표현하거나 열정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시대다.
Z세대 크리에이터가 계속해서 사회에 진출하고, 기존 미디어와 새로운 몰입형 미디어를 통해 창의적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크리에이터 경제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크리에이터 경제 확장을 지원하는 도구를 어도비가 제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성공적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아버지로부터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지” 자문해 보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도 그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다만 젊은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사업가들은 여기에서 할 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확신이 서지 않거나 두려움을 느끼게 될 때 잠시 멈추고 “예상되는 최고의 상황은 무엇인가”를 자문해 보길 조언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항상 두려운 일이지만, 때론 긍정적인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만으로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때다.
어도비가 12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의 절반 이상이 2021년보다 2022년에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4분의 1 이상은 작년보다 최소 50%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들 역시 불확실한 거시 경제 환경을 인식하고 있다.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 중 32%는 거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구독자들과 더 밀접하게 소통하려고 전략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답했다.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플랫폼은 페이스북(70%), 인스타그램(65%), 유튜브(57%) 순이었다. 틱톡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47%)보다 Z세대(60%)의 이용 비중이 높았다.
어도비는 제너레이티브 AI 기술을 포토샵에 통합해 AI가 생성한 새로운 개체를 추가하는 방식, 기존 이미지를 기반으로 변형할 수 있는 기능, 텍스트 기반으로 이미지를 추가하는 방식 등을 실험하고 있다.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제너레이티브 AI 기술은 이미지를 넘어 비디오, 3D 디자인, 텍스처(질감) 생성, 로고 디자인 등 모든 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