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거품인가 혁신인가?... 뜨는 BM은 무엇?

reporter-profile
Sejin Kim 2022.11.09 17:35 PDT
웹3, 거품인가 혁신인가?... 뜨는 BM은 무엇?
컴업2022에서 손재권 더밀크 대표, 김지윤 DSRV 대표, 김승주 고려대 교수, 노희섭 웰컴벤처스 대표가 웹3 혁신인가? 거품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출처 : 컴업)

[COMEUP 2022] 웹3 패널토론 세션
웹3 비즈니스모델, 커뮤니티-현실 잇는 서비스
“웹2∙웹3 결합해 거품 빠지고 혁신 이뤄질 것”
바이낸스∙FTX발 혼란에 경기침체까지…투자 전망 진단

"웹3는 웹이 아니다"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팀 버너스 리 소장이 '웹3' 열풍에 직격타를 날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 아직 웹3와 웹3.0이 혼용 돼 있고 웹3가 혁신 기술인가? 거품일 뿐인가?란 논란이 많다. 이 같은 질문에 한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펼쳤다.

지난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2' 컨퍼런스에서 ‘웹3, 세상을 바꿀 기술인가? 거품일 뿐인가?’의 패널토론에서 웹3 전문가들은 "웹3와 웹3.0이 혼용되지만 그 뜻이 점차 수렴되고 있다"는데 뜻을 모았다. 또 웹3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로 '커뮤니티와 현실활동을 연계한 서비스'를 꼽았다. 기존 금융, 게임 등 분야에서 탈중앙이라는 시스템을 이식하고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인프라 서비스들이 주목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세션에서는 손재권 더밀크 대표 진행으로 김지윤 디에스알브이(DSRV) 대표,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노희섭 웰컴벤처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지윤 대표는 블록체인 운영을 지원하는 검증인(밸리데이터)과 개발자를 위한 노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인프라 기업 DSRV를 창업했다. 김승주 교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암호기술팀장과 IT보안평가팀장으로 근무한 암호보안 전문가다. 노희섭 대표는 KT넥스알 본부장, 신세계I&C TF 총괄팀장을 거쳐 제주도 정보화담당관,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을 역임하는 등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투자 전문가다.

앞으로 뜰 웹3 비즈니스모델은, 커뮤니티에 답 있다

웹3를 활용한 비즈니스모델은 어떤 게 유망할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커뮤니티에 의해 서비스가 구동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꼽았다. 지갑, 커스터디(수탁), 커뮤니티가 분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영역 등이다.

노희섭 대표는 “웹3는 플랫폼 사업자를 배제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베이스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면서 “커뮤니티 간 데이터나 가치를 교환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모델들이 빠르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김지윤 대표도 “크립토 사용자는 전세계 5%정도로 얼마 안되고 이들도 셀프커스터디에 익숙하지 않고 불안해한다”면서 “기존 기업의 요구를 연결하는 비즈니스가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토큰 비즈니스를 제외해도 부가적인 서비스가 많다”면서 “비즈니스모델은 주 사용자인 커뮤니티가 움직일 때 장벽을 제거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손재권 대표도 “실리콘밸리에서도 웹2 기업들이 웹3 요소를 도입하면서 이 둘 간의 결합이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손재권 더밀크 대표, 김지윤 DSRV 대표, 김승주 고려대 교수, 노희섭 웰컴벤처스 대표 (출처 : 더밀크 김세진)

웹3는 거품 vs 혁신?

웹3는 아직 제대로 된 비즈니스모델이 없다. 때문에 웹3는 거품인가 혁신인가에 대한 논의도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날 전문가들은 웹3가 미래를 바꿀 산업에는 동의하지만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김지윤 대표는 '웹3는 혁신'이라고 말했다. 웹3는 소비자가 선택할 권리가 많아진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위터에 많은 분들이 지갑을 연동해서 NFT 연동한다. 이건 어떤 사람에겐 의미 없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원숭이 NFT를 올려 즐길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율성이 커진 게 웹3”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도 웹3가 웹2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가 강조한 건 영속성이다. 서비스가 멈추지 않는다는 확신이다. 그는 “웹3는 내 것, 기억되고 싶은 욕구 등 본성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이는 본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잘 안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희섭 대표는 혁신은 맞지만 산업에 약간의 거품이 있음을 언급했다. 소비자를 웹3와 매끄럽게 연결하려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수많은 메인넷과 크로스체인, 브릿지 등이 활성화되고 산업이 커져야 하지만 여전히 해킹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게 노 대표의 시각이다. 그는 “금리가 올라 보수적인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웹3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면서 “혁신은 맞지만 유니크솔루션은 아니다. 웹2와 웹3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웹3를 소유주가 없는 협동조합에 비교하며 웹2와 웹3간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웹3가 마케팅 용어라는 비판은 웹3 체제가 안 온다는 게 아니고 시점의 문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손 대표도 “눈앞에 보이는 변화는 과대평가하고 멀리 보이는 변화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FTX발 혼란에 경기침체까지…크립토 투자 전망은?

웹3를 위시한 암호화폐 투자 시장은 어떻게 될까? 지난 8일(현지시각) 시장은 바이낸스와 에프티엑스(FTX)가 힘겨루기 끝에 바이낸스가 FTX 인수의사를 표하면서 불확실성의 늪에 빠졌다. 바이낸스는 9일 다시 FTX 인수를 철회했다. 거시경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계속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패널 토론이 진행된 날은 9일입니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바이낸스가 FTX를 깜짝 인수한다고 발표한 사건에 대해 김지윤 대표는 “비즈니스적 갈등이냐, FTX가 워싱턴DC를 매개로 바이낸스에 도발해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것이냐고 말이 많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암호화폐 업계가 산업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씬이라고 불리면서 작았던 산업들이 이제는 규제라는 큰 틀 안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은 당장 호전될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상황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기업 투자 업계에서 활동하는 노희섭 대표는 “내년 시장도 올해와 비슷하게 좋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나스닥이 오르고 있다. 매주 상황이 바뀌지만 희망은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사들도 펀드를 만들고 투자를 안하면 먹고 살지 못한다”면서 “투자사들이 2분기까지 홀드하긴 힘들 것이다. 이 때문에 이후에는 좀 풀리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말했다.

김승주 교수는 기술의 유망성을 언급했다.

AI도 알파고라는 성과를 내기까지 3번의 겨울을 보낸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도 과도기라는 전언이다. 그는 “투자 관점에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블록체인이 사용되는 기술이 혁신적이냐라고 물어보면 암호학 전공자 입장에서 탑레벨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대표는 “한국의 크립토 플레이어가 기술부채가 없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나중에 투자할 데가 없을 것이다”면서 웹3 스타트업 투자를 강조했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