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을 위한 작은 여행'... 우주간 베조스 3대 의미

손재권, 2021.07.20 15:16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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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우주 여행을 축하하는 제프 베조스 (출처 : 블루 오리진)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7월 20일 역사적 우주여행 성공
베조스는 왜 우주 덕후가 됐는가?
블루 오리진의 미래 방향은? 스페이스X와의 경쟁은?
성공적 여행 후 남겨진 3대 빅 스토리

"오늘 내 인생의 최고의 날입니다"

20일(현지시간)은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평생 꿈'을 이룬 날이다. 5살 때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장면을 보고 "우주로 가겠다"고 꿈을 꾼지 52년 만에 꿈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베프 베조스가 창업한 블루 오리진은 준궤도 로켓 ‘뉴 셰퍼드’호가 20일 오전 9시 12분(미국 동부 표준시) 성공적 비행을 마치고 무사 귀환했다고 밝혔다. 뉴 쉐퍼드는 수직 이착륙 수직 착륙(VTVL) 로켓으로 마하 3의 속도로 하늘을 날아오른 뒤 단 3분 만에 상공 80km 지점에 도달했다. 이후 캡슐이 로켓과 분리, 고도100km의 카르만 라인을 넘어 고도 106km 지점까지 상승했다.

이 순간 제프 베조스와 탑승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극미 중력 상태에서 공중제비 유영을 했다. '스키틀즈' 캔디와 탁구공을 뿌려 장난을 쳤고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캔디를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몇분간 유영을 즐긴 후 캡슐의 낙하산이 펼쳐지며 8분 30초만에 지상으로 안전하게 복귀했다. 출발에서 착륙까지 비행시간은 총 11분이었다. 뉴 셰퍼드 로켓과 3.5피트 x 2.3피트의 창문이 있는 캡슐은 6인승으로 제작됐다. 우주 여행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캡슐이다.

이날 제프 베조스 일행의 블루 오리진 우주 여행은 유튜브 외 미 전역에서 생중계 됐다. 뉴셰퍼드가 첫 우주비행에 나선 이날은 1969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발을 디딘지 52년이 되는 날이다.

카리나 드리스 상업우주비행연맹(Commercial Spaceflight Federation) 회장은 이날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Yahoo Finance Live)와의 인터뷰 에서 “우리는 상업용 우주여행의 시대가 개막한 순간을 보고 있다. 미래 세대는 이 순간을 우주로확장된 인류에게 중요한 시점으로 평가할 것이다"고 의미부여했다.

베조스가 탄 로켓에는 동생인 마크 베조스도 탑승했으며 일반인 중에선 82세 여성 우주 비행사 월리 펑크와 18세의 네덜란드 물리학도 올리버 다먼도 우주여행에 함께 했다. 이들은 역사상 10명 밖에 없던 ‘민간 우주 비행사’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민간 우주 비행사’는 14명이 됐다. 우주에 도달했던 우주 비행사도 570명에 불과하다.

나사(NASA)의 우주 프로그램과 달리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은 일반인이 누구나 탑승할 수 있게 설계됐다. 미 서부 텍사스주 벤혼에 있는 블루 오리진 시설에서 단 몇 시간의 안전 지침과 교육을 받으면 사실상 누구나 우주 비행사가 될 수 있다. 비행사가 있던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과 다르게 블루 오리진의 뉴 쉐퍼드호는 탑승객만 있는 완전 자율주행 로켓이었다.

제프 베조스와 함께 가장 주목을 받았던 최고령 우주여행객 월리 펑크(82)는 우주 여행을 다녀온 후 "오랫동안 기다렸다. 다시 빨리 가고 싶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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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비행 후 기자회견을 하는 제프 베조스와 3인의 민간 우주인들 (출처 : 화면 캡쳐)

1. 베조스는 언제부터 우주여행의 꿈을 꿨을까?

제프 베조스 블루 오리진 창업자는 우주 여행을 마친 후 "믿기 힘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베조스는 30년전 아마존의 창업을 떠올리며 "우리가 하는 일은 큰 일의 첫 단계다. 큰 일은 (언제나) 작게 시작한다"며 의미부여했다.

그렇다면 제프 베조스는 왜 우주 개발을 하고 민간 우주 여행 사업에 뛰어든 것일까? 힌트는 우주여행을 다녀온 '7월 20일'에 있었다.

이 날 비행은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날짜와 정확히 일치하도록 했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태어나서 휴스턴과 마이애미에서 상장한 베조스는 '스타트랙'과 아서 클락 공상과학 책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에 대해 집착을 가진 학생이었다. 제프 베조스는 당시 5살이었던 아폴로11호 달 착륙 사건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언급했다. 그는 당시 지역 신문에 "우주로 가고 싶은 것은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며 행성을 국립공원으로 바꾸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마존을 창업(1994년)한지 6년 후인 2000년에 블루 오리진을 설립하고 택사스에 토지를 구입했으며 사비를 털어 로켓, 엔진 등을 개발해왔다.

그는 여러차례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은 블루 오리진 설립의 모티브가 됐으며 심지어 사비를 털어 바다에 빠져 잠겨 있던 아폴로 11호를 추진한 추진체를 직접 수거하기도 했다. 베조스의 우주여행에 미국 과학단체 '익스플로러 클럽'에서 빌린 역사적인 기념물도 동행한 것도 이번 여행이 지극히 '개인적 임무'임을 스스로 의미부여한 것이다. 그는 라이트 형제가 만든 인류 최초 동력 비행기의 천 조각과 대서양을 건넌 최초의 여성 비행사(어밀리아 에어하트)의 고글, 그리고 지난 1783년 최초 열기구 비행을 기념하는 청동 메달을 들고 뉴 쉐퍼드호에 탑승했다. 그만큼 이번 여행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베조스는 " 우리가 태양계 밖에 있다면, 우리는 태양계에 1조 명의 인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1000명의 모차르트와 1000명의 아인슈타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놀라운 문명이 될 것입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 착륙은 '버진 갤럭틱'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자신의 우주여행의 꿈을 시작한 날로 언급했다. 브랜슨 회장은 회고록에서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착륙 날 이틀 전 19세 성인이 돼서 숙취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술이 덜깬 상태에서 집의 작은 흑백TV로 닐 암스트롱을 보면서 ‘꽉잡혔다(gripped)’라고 했으며 자신이 언젠가는 스스로 우주로 갈 것임을 ‘즉각 확신’했다고 썼다.

2. 블루 오리진,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블루 오리진은 이날 비행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본격적인 여행 티켓 판매가 시작됐으며 올해 2개의 추가 여행이 계획 돼 있다고 밝혔다. 올해 이 분야에서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은 버진 갤럭틱에 비해 훨씬 비싸다. 이번에 첫 비행 좌석은 2800만달러에 판매 됐는데 이는 버진 갤럭틱이 20만~50만달러에 비해 최대 100배 비싼 가격이다.

제프 베조스는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가격을 낮출 것인가?"란 질문에 '스케일'을 언급했다. 현재 텍사스에 있는 시설에 2개의 뉴 쉐퍼드 로켓 부스터(연구 및 화물용 및 여객욕)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시설(부스터)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우주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는 우주 관련 사업이 오는 2040년까지 1조 달러 이상으로 세 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이 개발되고 고도화될 수록 준궤도 여행 외에도 '일상적 달착륙 여행' '소행성 여행' 등을 할 수 있으며 블루 오리진은 이 우주 사업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블루 오리진은 '순수 우주 여행' 사업을 하는 버진 갤럭틱과 달리 우주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는 아니다. 우주로 가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탄생한 회사로 현재 직원은 약 3390명에 달한다. 이 회사는 궁극적으로 '우주 비즈니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여행이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 기관과의 B2G 비즈니스라는 점이 다르다. 실제 블루 오리진은 NASA와 국방부가 발주한 계약 중 33건을 수주하고 4억96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나사가 2024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달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수주하기 위해 달 착륙선을 개발 중이다. 이 계획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또 미군이 러시아 엔진을 대체 하기 위한 로켓 엔진 게발 계획에도 보잉과 록히드 마틴과 협력해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nited Launch Alliance)를 구성,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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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루오리진)

3. 스페이스X와 경쟁은?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02년 창업한 스페이스X는 우주개발을 민영화시킨 장본인이자 명실상부한 '우주개발'의 대표 기업이다.

스페이스X는 블루 오리진보다 한단계 진화, 우주 비행사를 ISS에 보내고 통신위성 사업을 하며 궁극적으로 화성을 식민지화할 것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현재 9500명~1만명의 직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우주 개발의 '역사'를 쓴 회사다. 최초로 ISS에 우주인을 보낸 민간 기업이며 최초로 수직 이착륙 로켓을 성공했으며 '로켓 재활용'도 성공한 회사다.나사의 산업용 우주인 왕복 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 의 일환으로 우주인을 ISS에 보내고 167일을 머물게 한 후 성공리에 복귀시킨 바 있다.

스페이스S는 화성의 궁극적인 식민지화를 위해 '스타십'을 개발 중이며 이르면 오는 2026년에 스타십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과 나사 프로젝트에서 사사건건 경쟁하면서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도 서로 비난을 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그동안 민간 우주개발은 스페이스X가 단독 질주하다가 이번에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의 우주여행 성공으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자 양사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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