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발전된 휴머노이드”... 현대차그룹 ‘피지컬 AI’로 모빌리티를 다시 정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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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1.19 07:18 PDT
“가장 발전된 휴머노이드”... 현대차그룹 ‘피지컬 AI’로 모빌리티를 다시 정의하다
CES 2026 부스에 전시된 현대차그룹 신형 아틀라스 (출처 : 더밀크)

[CES 2026 트렌드를 전략으로] 현대차
“인간 닮았지만, 초월했다”… CES 2026 뒤흔든 차세대 아틀라스
구글 딥마인드와의 동맹: 최고의 몸에 최고의 두뇌 탑재
SDF와 RMAC: 로봇이 만드는 미래 공장, 2028년 상용화 목표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다채로운 로봇 체험 장소된 현대차 부스
더밀크의 시각: 피지컬 AI 시대 구조적 기회될 것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장. 1,836㎡(약 557평)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시관은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흥미로운 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내 마련된 이 대형 부스에 완성차는 단 2대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끈 건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대중에 처음 공개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휴머노이드를 실제로 확인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며 1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부스 입장이 가능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부스 내부 역시 마찬가지다. 아틀라스 시연이 진행되는 코너는 사진과 영상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 2026의 주제를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Partnering Human Progress)’로 정하고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 로보틱스 기반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포했다.

이는 단순한 미래 비전 제시를 넘어 로봇을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 투입, 인류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선언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인 상용화 목표 시점도 밝히며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CES 2026 LVCC 웨스트홀 현대차 부스 (출처 : 현대차그룹)

“인간 닮았지만, 초월했다”… CES 2026 뒤흔든 차세대 아틀라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단연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차세대 완전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였다. 과거 유압식 구동 장치로 작동하던 투박한 모델과 달리 이번에 공개된 신형 아틀라스는 소음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도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동작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부스 중앙 테크 랩(Tech Lab)에 등장한 아틀라스는 실제 물류 현장을 모사한 공간에서 부품을 분류하고 옮기는 서열(Sequencing) 작업을 시연했다. 주목할 점은 아틀라스의 관절 가동 범위였다. 총 56개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갖춘 아틀라스는 허리와 무릎 등 대부분의 관절을 360도 회전할 수 있었다. 

예컨대 좁은 공간에서도 몸을 돌리지 않고 관절만 회전시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이는 인간 작업자와 동일한 환경에 투입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훨씬 효율적인 동선으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 현장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 물리적 AI)’ 기반으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의 강력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아틀라스는 양산형 기준으로 키 약 190cm(6.2 ft), 몸무게 90kg의 체격을 갖췄으며 무거운 물건을 최대 50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또한 손가락과 손바닥에 탑재된 정밀한 촉각 센서를 통해 깨지기 쉬운 물건도 섬세하게 다룰 수 있으며 방수·방진 기능을 갖춰 열악한 산업 현장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는 게 보스턴다이내믹스 측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에 복귀하는 완전 자율 기능이 놀라웠다. 상용화된 로봇을 실제 현장에 투입해 사용하려면 에너지(전력) 공급이 중요한데, 자율 배터리 교체 기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4시간이며 교체는 3분 만에 이뤄진다. 아틀라스의 상용화가 가까운 미래의 일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Visual-Language-Action(VLA) 모델 RT-2 (출처 : Google Deepmind)

구글 딥마인드와의 동맹: 최고의 몸에 최고의 두뇌 탑재

아틀라스의 진화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AI 기술)에서도 비약적으로 이뤄졌다. 최고의 AI 모델을 갖춘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강력한 우군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하드웨어 및 제어 기술에 구글 딥마인드의 멀티모달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한다. 단순히 입력된 코드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각과 청각 정보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추론(reasoning)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피지컬 AI를 구현해는 것이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담당 디렉터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새로운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신뢰할 수 있고 확장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있어 딥마인드보다 적합한 파트너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양사는 향후 몇 달 내 공동 연구를 진행, 제미나이의 로봇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Gemini Robotics)’ 모델을 아틀라스에 통합할 계획이다.  

SDF와 RMAC: 로봇이 만드는 미래 공장, 2028년 상용화 목표

현대차그룹은 또 이번 CES를 통해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Software Defined Factory)’으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SDF는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공장을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설립하고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RMAC는 실제 공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로봇을 훈련하고 검증하는 시설로 이곳에서 학습된 데이터는 로봇의 지능을 고도화하는 데 사용된다.

RMAC에서 훈련한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실제 투입될 예정이다. 2030년에는 연간 980만 대의 차량 판매를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제조 시스템에도 도입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RMAC에서 훈련받은 아틀라스 로봇들은 2028년 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을 시작하고, 2030년에는 조립과 같은 더 복잡한 공정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제조현장에 로봇들이 함께하게 되면 제품의 품질이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SDF와 RMAC, 아틀라스 같은 로봇의 팀워크가 더욱 돋보일 것”고 설명했다. 

CES 2026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출처 : 현대차그룹)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다채로운 로봇 체험 장소된 현대차 부스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는 테크 랩, 테크 스테이지, 인핸스드 리빙(Enhanced Living), 에포트리스 드라이빙(Effortless Driving) 등 총 6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부스 중앙에 마련한 테크 랩(Tech Lab)은 연구실 컨셉트로 꾸며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개발형 모델과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을 만나볼 수 있었다. 

스팟은 공장 설비를 점검하는 AI 키퍼 솔루션을 시연하며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강조했고,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는 무거운 박스를 쉼 없이 나르며 물류 자동화의 미래를 보여줬다.

특히 CES 2026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는 인핸스드 리빙 존에서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4개의 독립 구동 바퀴와 편심 자세 제어 메커니즘을 갖춘 모베드는 경사로와 요철이 있는 지형에서도 수평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모베드는 배송, 안내, 촬영 등 다양한 모듈과 결합, 도시 생활의 편의를 높이는 다목적 모빌리티로 활용될 전망이다.

에포트리스 드라이빙 존에서는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기술과 모빌리티가 결합된 경험을 선보였다. 사람의 손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차량 운용이 자율화되고, 자동 충전과 주차 등 연결성이 강화되는 모빌리티 경험 진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 자동 주유 시스템 (출처 : 현대차그룹)

더밀크의 시각: 피지컬 AI 시대 개화, 구조적 기회될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CES 2026을 기점으로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제조 역량과 로봇 기술을 동시에 갖춘 현대차그룹이 시장을 주도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CES 2026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개발형 아틀라스를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해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RMAC에서 기존에 구축된 알고리즘은 실제 HMGMA 내에 투입, 파운데이션 모델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로봇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과 전략적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또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조립(General Assembly) 공정에 투입되므로 휴머노이드 도입에 따른 자동화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은 “휴머노이드 도입 효과에 따라 생산성(시간당 생산량)이 크게 향상되며 품질 불량률도 매우 낮아질 것, 공장 가동률 95% 및 노동 유연성이 높아진다”며 이런 변화로 제조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로봇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데이터 보안과 공급망 신뢰성 문제로 인해 서구권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의 CES 2026 발표는 단순한 신기술 과시를 넘어 그룹의 정체성을 자동차 제조사에서 ‘AI 로보틱스 기반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재정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 구글 딥마인드의 AI 지능, 그리고 그룹의 대규모 제조 및 양산 역량을 결합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자적인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2028년 HMGMA 투입을 시작으로 펼쳐질 현대차그룹의 ‘로봇 대계(大計)’가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혁신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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