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트위터, 보수의 성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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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jin Han 2022.10.29 03:27 PDT
머스크의 트위터, 보수의 성지되나
콘텐츠 심의 위원회 구축을 밝힌 일론 머스크 (출처 : 화면 캡처)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후폭풍 거세
공화당 의원이나 보수주의 셀럽들의 트위터 팔로워 수 급증. 진보주의자들 구독자 빠져
혐오나 극우 콘텐츠 범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와. 머스크도 콘텐츠 심의 위원회 구성 밝히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
유럽 규제 당국 "머스크의 회사 운영, 면밀히 살필 것"

6개월에 걸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완료에 대해 공화당과 보수주의자은 환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머스크가 보수와 극우주의자들의 극단적 발언을 제재해온 트위터 심의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트위터 정상화될 것"

2021년 트위터 이용이 중단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Truth Social)을 통해 ‘매우 기쁘고 트위터가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보수주의 공화당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도 트윗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반드시 빅테크 기업들의 검열에 반대하고 발언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며 “그것이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보수주의자 계정의 팔로우도 급등했다. 2022년 10월 28일 당시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였던 카리 레이크(Kari Lake)의 트위터 팔로워는 24시간 만에 600%(1만 8,000명) 증가해 3만 1,000명이 되기도 했다. 2022년 10월 29일 현재 그녀의 트위터 팔로워는 4만 4,000명을 돌파했다.

동시에 머스크 인수 후 진보주의 유명 정치인과 셀럽들의 트위터 팔로워는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 미디어 분석 회사 소셜 블레이드(Social Blade)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뉴욕 민주당 상원의원 , 레이첼 매도우(Rachel Maddow) 등은 2022년 10월 27일 머스크 인수 후 일제히 트위터 팔로워가 빠졌다.

진보성향 유명인 트위터 팔로워 감소 (출처 : 소셜 블레이드)

머스크의 트위터 규제 모드에 들어간 EU

그러나 머스크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 그리고 트위터도 이끌어야 한다.우려와 비난도 많다. 유럽 규제 당국은 즉시 그가 서비스를 어떻게 바꾸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고, 광고주와 오남용 정보 연구자들은 플랫폼에서 유독성 콘텐츠와 거짓이 급증할 가능성을 비난했다.

사실 트위터와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유럽 규제 강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EU는 2022년 4월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유해하고 불법적인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법안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s Act)’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은 플랫폼들의 ‘자율 규제(era of self-regulation)’를 종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에 따라 테크 기업들은 혐오발언, 테러 선동 등 EU국가들이 불법으로 규정한 콘텐츠들을 제거하기 위한 정책과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수정헌법 1조 보호(First Amendment protections)로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콘텐츠 유통을 거의 규제하지 않았던 미국 기업들에게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구글, 메타 등은 그들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시스템적 리스크’들을 인해 매년 규제(Audit) 받는 상황에 직면했고 아마존 역시, 불법 상품 판매를 중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을 주문 받고 있다.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EU는 2022년 3월 디지털 마켓 법(Digital Markets Act)도 통과시켰다. 앱스토어나 온라인 광고, 인터넷 쇼핑 시장 등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할 수 있는 법안이다. 자유언론주의자로 지칭하는 머스크는 이미 EU의 심각한 반응을 불러왔다. 유럽은 이미 트위터에 대한 조사 모드에 돌입

유럽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유럽 경제위원회(European Commission) 멤버인 티에리 브레튼(Thierry Breton)은 트위터 계약 종료 후 ‘새가 자유의 몸이 됐다’는 머스크의 트윗에 대해 ‘유럽에서는 새(트위터)가 우리 법을 따라 날 것’이라고 트윗을 남겼다. 디지털 서비스 법에 따르면 규제 기관의 지적을 따르지 않으면 매출액의 최대 6%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2022년 5월 일론 머스크와 브레튼 위원은 미국 텍사스 테슬라 공장에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 당시 머스크는 유럽의 디지털 규제 법안을 찬성했다.

광고 기반 미디어의 첫 경험 머스크

머스크는 또한 7,500명의 직원과 2억 4,000만 명의 이용자가 있는 트위터를 경영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지만 머스크는 이전 유사 회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2022년 10월 27일 머스크는 경영진 전원 경질 후 그는 새로운 리더를 아직 선임하지 않았다. (2022년 10월 28일). 특히, 트위터 인수로 생긴 130억 달러의 부채도 해결해야 한다. 머스크는 채권자들에게 연간 이자로 약 10억 달러 가량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0월 28일(금) 머스크는 자신에게 놓은 위기를 의식하며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Let the good times roll)

트위터 인수 후 머스크는 직원들에게도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는 사인들을 강하게 보냈다. 머스크는 위챗, 카톡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이른바 ‘슈퍼앱(Super App)’으로 트위터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앱에서 엔터테인먼트, 상거래, 게임 등 모든 서비스가 이뤄지는 일종의 디지털 허브다. 아울러 머스크는 트위터가 구독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계속 주문해왔다. 광고에 의존하는 대신 구독자들로부터 수익을 직접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구독료를 낼 경우 광고 없이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게하는 옵션도 도입될 수 있다.

머스크 “광고주 안심 정책” 먼저

머스크의 트위터 접수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수 완료 직후 직원들을 만난 데 이어 테슬라의 머스크의 최측근 임원들도 트위터 직원들을 접촉하며 새로운 회사 운영 정책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일론 머스크의 개인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Alex Spiro)는 트위터 직원들과 함께 콘텐츠 심의와 법적 이슈들을 정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투자한 암호화폐 거래소 비이낸스(Binance)의 최고 전략 담당자(the chief strategy officer) 패트릭 힐맨(Patrick Hillmann)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둘러싼 각종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그라왈 전 CEO가 2022년 5월에 해고한 임원 중 하나가 다시 트위터 건물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공포 속 트위터 직원 중 일부가 최근 업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 직원들은 회사 변화를 뉴스를 통해 알고 있으며 트위터 개발자들은 어떤 코드도 손대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제재 없는 무법의 공간’으로 육성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광고주들을 의식해 이 계획을 다소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남용 정보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사라질 ‘안전 펜스’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해왔다. 일부 광고주들도 ‘자유로운 발언대’가 될 수 있는 트위터를 걱정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 GM은 새로운 오너의 회사 운영 방식이 확인되기 전까지 트위터 광고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광고 관련 뉴스레터 ‘Ad Contrarian’를 운영하고 있는 광고 전문가 밤 호프먼(Bob Hoffman)도 인터뷰에서 “트위터가 멍청이들(knucklehead brigade)이 점유하는 공간이 될 경우 광고주들은 급격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2022년 10월 28일 광고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트위터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광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장 트위터의 콘텐츠 심의나 정책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 광고주들이 문의를 받을 위원회도 꾸리겠다고 강조했다.

트윗을 통해서도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로 콘텐츠 심의 위원회(content moderation council)를 꾸릴 것”이라며 “위원회가 만들어지지 전까지 어떤 콘텐츠나 계정도 다시 임의로 복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콘텐츠 심의 위원회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결국 머스크가 위원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제 트위터가 개인회사로 남는 만큼 머스크의 힘이 절대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 관련 시민 단체 ‘미래를 위한 싸움(Fight for the Future)의 이사 에반 그리어(Evan Greer)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좋은 생각이지만(위원회 구성) 머스크가 궁극적으로 콘텐츠 결정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밀크의 시각-고전이 예고된 트위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는 기존과 운영 방식이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정치 플랫폼이 아닌 상업적 정보 소셜 미디어로 유지시킬 수 있느냐다. 미국 정치와 산업계의 우려도 여기서 출발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대해 ‘건강한 공론의 장 육성’, ‘인류애를 위한 것”, “존경할만한 광고 플랫폼 육성” 등을 꼽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 분위기는 드물다. 그동안 암호화폐 등에서 머스크가 보여왔던 오락가락 행보 때문이다.

특히, 그가 평소 자유 언론의 수호자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을 비춰보면 극우주의자들의 활동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복귀도 시간의 문제로 인식된다. 이에 트위터는 당분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 뉴스와 같은‘우파 상업주의’를 추구할 수도 있지만 방송과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수익화 작동 방식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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