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분야 엔비디아 꿈꾼다"... AI 수면 비서 개발 에이슬립

세계 최대규모의 기술 박람회 CES2025를 앞두고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수면과 건강에 대한 지출이 가장 높다"면서 이런 가능성이 큰 시장에서 에이슬립의 역할론을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 슬립테크 분야 선두주자인 에이슬립은 사운드 기반의 수면 분석 AI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웨어러블 기반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 스마트폰 만으로 소리를 감지해 수면 패턴 등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에이슬립은 내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5에서 단일 부스 대신 에이슬립의 수면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Asleep is everywhere'를 모토로 AI시대 엔비디아처럼 슬립테크의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수면 관련 모든 제품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로부터 에이슬립의 AI 수면분석 기술과 Z톡 서비스에 대해 들어봤다.

에이슬립이 선보일 핵심 기술은? 혁신적인 이유는?

"핵심 기술은 사운드 기반의 수면 분석 인공지능(AI)에 있다. 기존 웨어러블 기반 기술은 한계가 있다. 반면 우리 기술은 착용하지 않고 스마트폰만으로 사용자의 호흡 소리를 감지해 정확하게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수면 장애를 진단한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PSG-사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알고리즘 덕분에 이런 기술 구현이 가능해졌다. 정확도 면에서 핏빗(Fitbit), 오라 링(Oura Ring), 애플 워치(Apple Watch) 등을 뛰어넘는다는 결과도 갖고 있다. 수면다원검사 대비로도 94 %의 정확도를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고 정확하게 수면의 질을 측정하면서도 모든 앱, 스마트홈, 스마트가전에 결합할 수 있는 확장성도 장점이다. 우리는 '에어러블'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슬립테크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Z톡’에 대해 설명해달라. 어떤 원리로 작동하나?

'z톡'은 에이슬립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일 아침 사용자의 수면을 분석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수면 데이터 내용을 요약해 전달해주고, 조언을 제공하는 'AI 수면 컨설턴트'라고 할 수 있다.

z톡은 운동, 비만, 피부 등 수면과 관련 있는 의학 논문을 포함한 1만 6557개의 문헌들을 학습해 수면 데이터만으로 사용자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준다.

에이슬립의 수면앱인 슬립루틴과 연동해 전날 수면 데이터를 불러와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z톡은 단순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아닌 'AI 에이전트'로써 사용자의 이름, 직업, 건강 상태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기억하고 사용자의 수면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플랜을 계획한다. '나만의 AI 수면 컨설턴트'로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업계 경쟁사들과 비교해 차별화 요소는?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편의성과 확장성이다. 스마트폰만으로 수면을 측정할 수 있고 착용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수면 측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 쉽게 결합될 수 있다.

스마트홈을 만드는 건설사,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보험사, 새로운 스마트 가전을 만드는 가전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에 대한 고민 없이 쉽게 에이슬립의 수면 측정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이런 고객 사례를 바탕으로 측정을 넘어서 궁극적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에이슬립이 기여할 수 있다."

에이슬립이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슬립테크는 단순히 수면 데이터를 측정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면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서비스와 통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면 측정 기술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다양한 기기와 연결될 수 있는 확장성이 필수적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매일 착용하고 잠을 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슬립테크 업계에서는 측정과 개선 중 한 가지에만 집중된 솔루션이 대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나?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많은 고객사들이 우리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크게는 스마트 가전과 헬스케어 앱으로 나뉜다.

경동나비엔과의 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스마트가전 부문의 대표 기업으로 겨울철 최적의 수면 온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숙면 매트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의 실시간 수면 분석 기술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온도, 습도, 공기의 질, 소리 등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나비엔 숙면 매트가 AI 수면측정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개인의 수면 패턴 단계를 분석한다. 매트 온도를 자동 조절하면서 사용자의 수면을 돕는 기능이다.

헬스케어 앱 부문에서는 삼성생명과 협업하고 있다. 건강보험 고객들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수면 데이터를 핵심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수면 특화 보험 상품도 개발 중이다."

향후 계획은?

"수면에 대한 인식과 시장이 큰 미국과 일본 진출을 계획 중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헬스케어 시장이다. B2C 관점에서 수면 및 건강에 대한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다.

특히, 건강 앱 중 상업적으로 성공한 명상 앱 카테고리에 수면 측정 기능을 도입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많은 유저를 보유한 명상 앱 및 피트니스 앱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며 2025년 초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 또한 수면의 질이 낮은 국가 중 하나인데 제도적으로 수면 검사와 관련된 규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기업 복지(EAP) 목적으로 수면 측정 및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시장은 소프트뱅크 계열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확장해 나가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확장된 협력을 기대하나?

"인류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숙면을 위한 두축이 있다. 하나는 환경적 변화, 다른 하나는 행동의 변화다. 단기적으로는 침실 공간의 파트너사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스마트 베드, 매트리스 기업 등과 협력을 논의 중이며 핵심 가전으로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다.

에이슬립의 새로운 제품 '슬립보드'가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ES2025에서 AI,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슬립보드는 침대 옆 탁자에 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수면을 측정하고 실시간 수면 개선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했다. 여러 가전 업체들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에이슬립의 최종 목표는?

"인류의 잠을 책임지는 것이 에이슬립의 미션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잠에 대한 정보를 사람들이 쉽게 보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환경과 행동을 변화시켜주는 것이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