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 가보니... 제약 바이오 디지털전환 가속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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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지 2022.08.15 01:44 PDT
바이오USA 가보니... 제약 바이오 디지털전환 가속화 확인
Bio USA 패널현장 (출처 : 강성지 )

[오피니언] 강성지 웰트 대표
제약 바이오의 프로세스를 디지털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 단계로 진입 확인
비대면 임상시험의 발전이 백신 신약 개발 기간 단축에 큰 역할

지난 6월 13일부터 3박 4일 간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CES로 불리는 바이오(BIO) USA가 개최됐다.

오미크론 때문에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Morgan Healthcare Conference)의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오프라인으로 열린 바이오 컨퍼런스(BIO conference)는 시작부터 대흥행이었다. 샌디에이고 거리 곳곳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너가 걸려있고 호텔은 빈 객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성황이었다.

올해 바이오USA의 주제는 디지털 헬스케어였다.

컨퍼런스에서는 이전보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주제가 많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컨퍼런스에서는 분산형 임상실험(DCT, Decentralized Clinical Trial), 원격 환자모니터링(RPM, Remote Patient Monitoring), 디지털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 같은 단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새로운 감염병이 발견되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하는 것이 백신과 치료제다. 감염병의 발생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임상 검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기존에 10년 이상 걸리던 신약개발, 임상시험, 인허가 과정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비약적으로 단축됐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로 신약 후보물질을 추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시험 결과를 예측해 최적화하는 기술이 활용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미국에서는 '비대면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이 신약, 백신 개발 기간을 줄이는 획기적 역할을 했다. 전자임상시험증례기록(eCRF)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또 임상 시험이 끝난 후 인허가 자료 제출을 위한 결과 정리와 데이터 분석도 AI 도움을 받았다. 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와 임상시험의 수요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변화한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메드어블(Medable), 사이언스37(Science37), 트레드(Thread)와 같이 비대면 임상시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유니콘의 반열에 올랐다. 서로의 기술과 성과를 자랑하며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과거에는 디지털 기술이 AI를 활용하여 약물을 개발 프로세스를 돕는 등의 보조적 수단이었다. 이제는 제약바이오가 갖고 있던 프로세스를 디지털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진정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 USA 한국관 (출처 : 강성지 )

1월에 개최된 CES 2022도 그랬지만, 바이오 USA 2022에서도 한국 업체의 참가 열기가 돋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BMS의 공장을 인수하며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돋보였다. 한국관에는 LSK, 에비드넷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중소스타트업들의 부스가 자리 잡았다. 올해 보스턴 오피스를 확장한 보건산업진흥원 부스는 보건복지부와 제약바이오협회 VIP들이 오가며 한국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전시장 한 부분에는 일대일 미팅 부스들이 수백 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바이오 USA 만의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 미팅들이 3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이뤄진다.

사실 바이오 USA는 전시보다 일대일 미팅이 더 중요한 행사다. 많은 회사들이 부스 설치없이 미팅 티켓만 끊고 일대일 미팅만 참석한다. 여러 해 참석한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프로그램의 매칭 알고리즘이 매년 발전해 유사한 전시회에서도 따라하려 한다. 하지만, 바이오 USA 정도의 미팅 효율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국내 유수의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를 미팅 부스에서 돌아다니며 전부 마주쳤다. 링드드인(Linked in)에 참석을 알린 글로벌 회사 대표들도 연락이 닿아 짧게나마 미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전시장 위층으로 올라가면 컨퍼런스 장이 펼쳐진다. 6~7개의 룸에서 1시간 간격으로 끊임없이 세션과 패널 토의가 이뤄진다.

컨퍼런스는 각각의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회사의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청중의 질문을 받고 대담하는 형태다. 발표자의 수준도 높지만 질문을 던지는 청중의 수준도 상당했다. 꼭 무대에 오르지 않더라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청중에겐 끝나고 명함을 교환하기 위한 줄이 세워진다. 행사 열기는 백스테이지에서도 계속됐다. 각 기업들이 후원하는 디너 행사부터, 자발적으로 모이기 시작해 100명 가까운 참석자들이 밤을 지새운 코리안 나이트(Korean night)까지 이어졌다.

이번 바이오USA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확신뿐 아니라 그 방법까지 알 수 있었고 그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 (출처 : 강성지)

강성지 웰트 대표는

민족사관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공중보건의사로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을 담당했다. 이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개발 그룹을 거쳐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회사 웰트(주)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외래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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