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샘 알트만의 월드코인, AI시대 '여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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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3.05.17 14:43 PDT
[단독] 샘 알트만의 월드코인, AI시대 '여권' 노린다
월드코인의 '월드앱'과 홍채인식 도구인 '오브' (출처 : 월드코인)

샘 알트만, 인간과 봇을 구분하고 UBI 실현할 인프라 '월드코인' 창업
최대 30억달러 가치로 1억달러 조달 성공
월드ID, 월드앱, 월드코인 토큰으로 구성
홍채인식 기구 '오브(Orb)'로 AI시대의 여권 노려
AI와 웹3 결합 비즈니스 폭발할 듯

인공지능(AI)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생성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많을 수록 이 것이 사람이 한 것인지, AI가 한 일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월드코인은 AI 시대 나올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알렉스 브레니아, 월드코인 CEO

샘 알트만.

오픈AI를 창업,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GPT, 올 3월에 내놓은 GPT-4를 통해 정보화의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 넘어가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샘 알트만은 앞으로 수년 내 '범용 인공지능(AGI, 특정 문제뿐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생각과 학습을 하고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로 사람과 같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의 시대가 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AI 또는 AGI 시대가 '유토피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짜 뉴스가 창궐해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들고 인류의 가장 큰 문제인 에너지 고갈을 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전세계 비즈니스가 샘 알트만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오픈AI를 통해 '생성AI' 혁명을 주도했듯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샘 알트만은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 'Y콤비네이터'의 대표 출신 답게 오픈AI 창업 이후에도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와 공동 창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

그가 공동 창업한 '월드코인(WorldCoin)'이 대표 사례다. 월드코인은 AGI 시대가 오면 디지털 상에서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지난 2019년 샘 알트만과 알렉스 브레니아가 공동 창업한 회사다. 샘 알트먼은 월드코인의 일상 운영에 관여하진 않지만 이 회사 창업을 주도하고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월드코인의 기본 목표는 크게 두가지다. (1) AI 시대에 인간과 봇을 구분하고 (2)AI로 인한 일자리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일종의 보편적 기본 소득(UBI)을 제공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 노동자들이 AI 시대에 일자리를 잃거나 옮겨야 하는 위협에 처해 있기 때문에 UBI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월드코인을 활용한다는 개념.

샘 알트만은 AI의 실존적 위협에 대한 해결책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통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 홍채 인식 스캐닝으로 인간이 AI와 구분되는 인간임을 증명(Proof of Personhood)하고 블록체인(분산 원장 기술)을 통합해서 AI가 공평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이다.

월드코인은 2023년 5월, 최대 30억달러(약 4조 170억원) 가치로 1억달러(약 1,339억 원)를 조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a16z 가 주도하는 시리즈A 라운드에 이어 이번에 신규 라운드 펀딩에 성공한 것. 월드코인의 투자자는 a16z 외에 코슬라벤처스, 코인베이스 벤처스, 디지털커런시 그룹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포함 돼 있다. 모두 '샘'의 인맥이다. 펀딩에 성공하면 '월드코인' 토큰을 발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반기 내 토큰도 곧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밀크는 월드코인의 '월드 앱' 출시에 맞춰 티아고 사다(Tiago Sada) 프로덕트 총괄을 단독 인터뷰했다. 월드코인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직접 들었다.

티아고 사다 월드코인 프로덕트 총괄이 미 샌프란시스코 월드코인 본사에서 가진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홍채 인식 기구 '오브(Orb)'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손재권)

월드코인이란 무엇인가?

👉 (손재권) 월드코인은 샘 알트먼이 창업한게 맞는가? CEO는 다른 사람인데.

(티아고 사다) 맞다. 월드코인(Worldcoin)은 4년전에 샘 알트만 현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알렉스 브레니아(Alex Blania)와 함께 공동 창업한 회사다. 샘은 공동 창업자이지만 회사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월드코인은 샘 알트만이 오픈AI 이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프로젝트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다.

샘이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것은 4년전이었다. 그는 첨단 인공지능이 50년, 100년이 아니라 '5년' 안에 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류가 발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세상이 매우 심오하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것은 아직 세상에 갖춰지지 않은 특정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월드코인'을 창업하게 됐다.

👉 월드코인도 스타트업이다. 무슨 문제를 해결하려 했나?

AI 시대의 핵심 질문을 풀고자 했다. AI가 가져다주는 모든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을까란 질문이다. 또 이 것은 샘이 보편적 기본 소득(UBI)을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떻게 보장해야한다는 질문이다. 소수만이 AI를 이용할 수 있다면 빈부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또 AI는 무엇이든 위조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문제는 인류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의 핵심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봤다. 첫째, 신원 문제다. 즉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인공지능 인가하는 것을 구분하는 '인격' 개념의 문제가 있다. 둘째는 UBI를 실현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다. 이 두 가지 핵심 문제를 해결하면 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 월드코인의 구성 요소는?

디지털 신원증명인 '월드ID' 와 AI 시대를 이겨나기기 위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토큰을 배분할 수 있으며 미래 거버넌스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월드코인', 그리고 월드코인 토큰을 통해 세계 어디서나 결제와 구매를 하도록 하는 '월드앱'이 있다.

170만명이 월드ID 등록해

👉 월드ID는 왜 인터넷 여권이라 표현했나?

월드ID는 크립토 키와 마찬가지로 휴대폰에 저장 된다. 사람임을,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인터넷 여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휴대폰에 저장 돼 있고 인간이기 때문에 발급받을 수 있는 인터넷 여권이다. 앱을 다운로드 받고 휴대전화 번호를 인증하면 월드ID가 생성된다. 이 후에 홍채인식 기구인 '오브(Orb)'를 통해 생체 인증을 하면 진짜 인증이 되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만 있으면 진짜 고유한 사람임이 인증되는 것이다. 과거 트위터에서 파란색 체크 표시가 바이든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고유 계정임을 인증하는 표시였듯 월드ID는 디지털 세계에서 인공지능과 구분되는 '진짜 사람'임을 인증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또 새로운 SDK를 공개했는데 이 SDK를 사용하면 모든 개발자가 월드 ID를 통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QR 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증명이 생성 돼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해당 개발자와 인증할 수 있다.

👉 지금까지 얼마나 등록 됐나?

벌써 전세계에서 170만명이 등록했다. 우리의 계획대로 된다면 월드ID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상 실제 '인간'으로 인정받은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공공재로서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이번에 공개한 '월드 앱'은 기존 암호화폐 앱과 무엇이 다른가?

월드 앱은 월드ID가 내장 돼 신원을 증명할 수 있고 월드ID로 신원이 증명된 '사람' 끼리 화폐를 교환할 수 있는 간단한 암호화폐 지갑이다. 미국의 캐시 앱이나 중국의 알리페이 같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암호화폐 지갑이 가진 모든 기술과 보증이 있기 때문에 자기 관리형 지갑이고 소유자 개인 외에는 누구도 이 지갑에 접근할 수 있다. 지금은 달러만 지원된다. USDC를 통해 은행 계좌의 실제 달러로 뒷받침된다. 향후 다른 통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일반 이용자들은 마치 작은 은행계좌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입출금이 가능하고 암호화폐 주소로 송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앱으로 인증된 친구에게만 송금할 수도 있다. 1달러를 보내겠다고 하면 몇 초 안에 수수료 없이 송금할 수 있다. 신원이 있고 재정이 있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 있고 돈을 제대로 지불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강력한 인프라 위에 멋지고 간단한 경험을 제공한다.

👉 월드코인 토큰은 언제 발행되나?

지금 공식화하긴 어렵지만 올 상반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곧 상반기가 끝나가니 조만간 공개한다고 보면 된다.

티아고 사다 월드코인 프로덕트 총괄 (출처 : 더밀크 손재권)

홍채인식 '오브'는 오픈소스

👉 홍채인식 도구인 '오브(Orb)'는 왜 만들었나?

얼굴을 직접 보고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든 도구다. 홍채만 인식하면 개인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해서 수행하기 때문에 기기에 홍채 코드 외에는 모든 것은 삭제된다. 이 기기를 만드는 방식은 깃허브(GitHub)에 오픈소스로 공개 돼 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하드웨어다. 겉면에는 사기 방지를 위한 센서가 여러 개 있고 배터리 슬롯도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어디에서나 휴대할 수 있도록 배터리를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사각형 또는 공학적으로 편리하게 만들 수도 있었는데 '세계(World)'라는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구체로 만들었다. 이 기기에 홍채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각도는 지구가 자전하는 각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 기기는 많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

👉 어떻게 작동되나?

누구나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오브로 인증을 하면 모두 월드ID를 갖고 있다고 인증 받는 것이다. 물론 익명이다. 월드ID를 사용하면 어떤 웹사이트에 가더라도 자신이 진짜 고유한 사람임을 증명할 수 있다. 프로토콜이 작동하는 방식도 다르다. 생체 인식 자체는 월드 ID에 연결되지 않고 지갑에도 연결되지 않는다. 또 다른 특징은 개인정보 없이도 앱을 완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브 인증을 선택하더라도 완전히 익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브가 개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 중 하나는 이 오브가 정말 심도깊은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갖추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완벽한 기술은 없다. 특히 홍채인식 데이터 유출의 우려가 있다. 개인 데이터 보호는 어떻게 하나?

오브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가 디바이스를 떠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브는 다양한 센서를 모두 사용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가 정말 고유한 사람인지 확인한다. 이러한 모든 확인이 디바이스 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현재 기기에서 실행되는 신경망은 8개이며 곧 더 늘어날 것이다. 스캔된 홍채 코드는 인증시에만 필요하고 즉시 지워진다. 이 점이 중요하다. 홍채 코드가 단 한번만 사용되고 바로 지워지기 때문에 코드가 이 기기에 저장 공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두 번째 보호 수준은 월드 ID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은 제로 지식 증명(zero knowledge proof)라는 새로운 유형의 암호화를 사용, 기본적으로 입력을 공개하지 않고도 인증할 수 있게 한다. 좋은 비유가 있다. 미국에서는 밤에 술집에 가려면 입구에서 반드시 21세 이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경비원들이 입구에서 신분증을 보고 21세 이상인지 확인하고 들여보낸다. 그리고 경비원은 손목밴드를 주고 이 밴드가 있어야 맥주를 마실 수 있게 한다. 경비원의 관심은 그 사람의 이름이나 다른 정보가 아니다. 그저 손님이 21세 이상인지만 중요하다. 그가 술집에서 무슨 종류를 마시는지는 관심없다. 월드ID는 '경비원'과 유사하다. 오직 '사람'임이 중요하고 나머지는 기억하거나 저장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프라이버시의 또 다른 강력한 요소다. 데이터가 홍채 코드 외에 다른 곳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 신원을 사용할 때는 암호화를 사용, 사용자를 익명화하는 월드 ID 프로토콜을 통해 인증한다. 우리는 홍채 인식만 필요하고 홍채 정보도 인식되자 마자 폐기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앱이 사용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AI 일반화된 디지털 세상엔 '사람'이 사람임을 증명해야하는 시대 온다

👉 인격증명(Proof of personhood) 이란 설명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인격증명이 무엇이고 왜 이 시스템에 필요한가?

앞으로 AI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대통령 선거에 투표를 하거나 앞으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향후 인간의 일과 AI의 일을 구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인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 이처럼 우리의 삶은 어떤 식으로든 AI로 인해 바뀔 것이다.

앞으로 AI와 인간의 업무가 구분이 힘들어진다. 그 어느때보다 '사람'과 '인격(Personhood)'을 로봇과 구분하는게 중요해질 것이다. 트위터 체크마크 표시가 수많은 가짜 계정 속에서 유일한 그 사람의 공인된 계정임을 인증했듯 앞으로 AI의 창작이 많아지고 활동이 커질 수록 인간의 일과 구분하고 인증해야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특히 AI 시대엔 '시빌 공격(Sybil attacks, 하나의 컴퓨터가 P2P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개의 가짜 ID를 만들어 조작하는 온라인 보안 위협 행위, 한 사람이 많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 수 있듯, 한명의 사용자가 네트워크에서 여러개의 노드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으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 각 개인이 만들 수 있는 계정 수를 제한해야 한다. 이 때 '인격증명'이 필요할 것이다.

👉 왜 지금 이 제품을 세상에 내놨나?

지금이 바로 AI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시대에서 AI 시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10년 전에 이런 인프라를 구축했어야 했다. 하지만 기술이 성숙하지 못했고 사회적으로도 받아들여지기 힘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AI가 더 발전하기 전인 지금이 바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때다.

👉 한국 시장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I와 크립토 모두 강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국에 현재 오브가 있다.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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