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사태 총정리] 그들은 어떻게 월가를 흔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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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선 2021.01.29 23:15 PDT
[게임스탑 사태 총정리] 그들은 어떻게 월가를 흔들었나
(출처 : 셔터스톡)

공매도, 숏스퀴즈란 무엇인가?

1월 마지막 주 美 주식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게임스탑(GameStop)의 유례없는 주식 랠리였다. 개미투자자와 월가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자본 시장 역사를 바꿀만한 이벤트로 까지 평가받았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1월 초 약 19달러에서 지난 27일(현지 시각) 종가 기준으로 거의 350달러까지 치솟았다. 1700%라는 엄청난 상승률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월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는 ‘공매도’ 때문이다. 공매도(Short-selling)는 헤지펀드나 기타 기관투자가들이 다양한 목적을 위해 광범위하게 전개하는 투자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엔 주체가 좀 달랐다. 헤지펀드나 기관투자자들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특히 레딧의 주식투자 관련 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r/wallstreetbets)’ 포럼을 통해 참여함)이 대거 참여해서 만든 공매도 전쟁이었다. 과도한 투자열기, 온라인 크라우드소싱, 디지털 시장이라는 삼박자가 맞아 주식 시장에서 전례 없는 역사적 상황이 발생했다.

🤷‍♂️ 공매도란 무엇인가?

이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공매도(숏, short)’란 무엇인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정 회사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이나 옵션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공매도는 상당히 위험하다. 주식이 오르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것이 지금 게임스탑 사태의 전부다. 2개 이상의 해지펀드가 '게임스탑'에 대규모 숏을 넣었고 개인투자자들이 주가를 끌어 올려 해지펀드가 큰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게임스탑의 주가가 20달러고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이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20달러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먼저 빌려야 하는데 이를 대차거래라고 한다. 주가가 15달러로 떨어지게 되면 게임스탑의 주식을 20달러에 사서 결제일 안에 주식대여자(보유자)에게 돌려주면서 5달러의 시세 차익을 챙긴다. 공매도는 하락장이나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대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를 할 때는 매수(주식 구매) 가격을 먼저 정한다. 시장상황에 따라 매도가격이 변한다. 주식은 저가에 가서 고가에 팔아야 하고 그 차이가 수익이 된다. 그래서 최대 손실은 투자 원금이 되고, 기대 이익은 이론상으로 무한대다. 40달러로 1주를 샀는데 50불이 돼 매도하면 수익이 10불, 30불로 매도하면 손실이 10불이 되는 식이다.

그런데 공매도는 순서가 반대다. 파는 가격을 먼저 정해둔다. 그리고 매수 가격이 나중에 결정된다. 이를 위해 숏 셀러들은 주어진 가격에 주식을 빌린 뒤, 주식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시중에 내다 판다. 예를 들어, 매도가를 40불로 정해 놓는다. 주식이 20불까지 하락한다면, 숏 셀러들은 주식을 40불에 팔면서 20불의 수익을 보장받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게임스탑의 경우처럼, 주가가 350불까지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매도가격은 40불로 정해져 있는데 매수가격은 350불이므로 310불이나 손해를 보게 된다.

공매도는 이론적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고 최대 이익은 투자 원금이다. 이런 면에서 공매도는 투기성향이 강한 전략이다. 많은 경우 시장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헷지 수단으로 사용한다.

🤷‍♂️ 숏 스퀴즈(Short Squeeze)란?

그렇다면 한꺼번에 많은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통해 특정 종목에 베팅했는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투자자들의 낙관에 힘입어 크게 낮아진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사야 한다. 공매도했던 주식이 올라 팔았던 주식을 되사서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숏 스퀴즈'라고 한다. 주가가 치솟으면 공매도를 위해 투입했던 규모의 몇 배나 되는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번 주 게임스탑 주식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다.

🤷‍♂️ 지금 게임스탑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그동안 게임스탑은 이 회사가 망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투기성 월가 투자자들 때문에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던 신세였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게임스탑 공매도 소식을 듣고 일반 투자자들 커뮤니티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수백만 명의 개미 투자자들이 합세하여 게임스탑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게임스탑 주식은 얼마 안돼 주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 소식에 월가의 주요 헤지펀드들을 포함한 공매도 세력들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시장에 몰려들었다. 그로 인해 게임스탑은 현재,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급기야 지난 27일 (현지시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중간 규모의 비디오 게임체인업체인 게임스탑은 시가총액 2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훨씬 규모가 크고 수익성 높은 소매업체인인 베스트바이(Best Buy)와 비슷한 규모였다.

🤷‍♂️ 숏 스퀴즈 후에는 어떻게 되나?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손익을 정리하고 퇴장하기 시작하면, 주식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공매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숏 스퀴즈가 완화되면서 주가는 보통 통상적이고 건전한 수준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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