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가 다측면 임상으로 위기 돌파"… 80억 조달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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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1.17 12:02 PDT
"다국가 다측면 임상으로 위기 돌파"… 80억 조달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생존법
카티자 알리 바이오사피엔 CEO(왼쪽에서 네 번째)가 샌프란시스코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카티자 알리 바이오사피엔 CEO, 생명공학 스타트업 성공 전략 공유
미국과 세계 연결해 자금, 시간 부족 문제 해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여 전문가들, 샌프란시스코서 결집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장 “글로벌 네트워크, 투자 확대 본격화”

“자본 조달은 어렵고, 전임상 자산(asset, 신약 후보 물질)이 상업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카티자 알리 바이오사피엔(Biosapien) CEO는 15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에서 열린 패널토의 세션에서 “더 저렴하고 빠르게 임상을 위한 환자군을 확보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큰 꿈을 품고 뉴욕에서 회사를 시작했으나 곧 자금과 시간의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바이오, 생명공학 분야 스타트업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혁신적 기술을 발견했더라도 신약 상용화까지는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는 약물의 특성상 여러 단계의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며 미국 FDA를 비롯한 규제 기관의 승인도 필요하다. 

(출처 : Biosapien)

그녀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을 선택했다. 미국 대비 저렴하고 빠르게 환자군을 확보,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를 임상 거점으로 삼은 것이다. 넓은 시장과 성장성을 고려해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추진하되 임상 절차는 아부다비에서 진행,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이다. 

알리 CEO는 “아부다비에서는 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이 75만달러로 매우 저렴했다”며 “영업일 기준 7일 만에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규제 기관의 업무 속도도 빠르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알리 CEO가 이끄는 바이오사피엔은 종양 국소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3D 프린팅 기술로 국소 조직에 부착되도록 설계한 약물로 전신에 영향을 미쳤던 기존 암 치료 요법의 부작용을 줄여준다. 작년 12월에는 550만달러(약 8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pre-Series A funding) 유치에 성공했다. 

알리 CEO는 “임상 2상은 다국가 다측면 임상시험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추후 미국과 아랍에미리트에서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해 FDA 기준에 맞게 임상시험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파벨 프린체프 브릿지 바이오테라퓨틱스 사업개발 디렉터, 크리스 메이슨 아브로바이오∙오리바이오테크 창업자, 아이작 강 그레이트 포인트 파트너스 투자자,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장이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

이날 진행된 패널 토의에는 알리 CEO 외에 조나단 코툴라 라구나 바이오(Laguna Bio) CEO, 테렉 알리 온코프리시전(OncoPrecision) CEO가 참여, 미국과 글로벌을 연결해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2부 패널 토의에서는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장,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세포 및 유전자 치료학 교수이자 아브로바이오(AVROBIO)∙오리바이오테크(OriBiotech) 창업자인 크리스 메이슨, CDMO(위탁개발생산)∙CRO(임상시험 수탁업체) 투자 전문가 아이작 강 그레이트 포인트 파트너스 투자자, 파벨 프린체프 브릿지 바이오테라퓨틱스 사업개발 디렉터가 참여해 전문적인 관점을 공유했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컨퍼런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 맞춰 개최된 이번 행사는 롯데벤처스 미국지사와 글로벌 10위권 벤처 캐피털 회사 SOSV의 바이오테크 전문 프로그램 인디바이오(IndieBio)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행사장에는 롯데벤처스와 SOSV 인디바이오 관계자들 외에도 존슨&존슨, 인사이트 파트너스, NFX, DCVC 바이오, 버텍스 벤처스 HC 등 200여 명에 달하는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롯데벤처스는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투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안 지사장은 “이번 행사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바이오 및 헬스케어 투자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지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미국 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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