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와 메타버스 : 미래 인터넷에서 새로운 구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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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1.12.29 00:07 PDT
웹3와 메타버스 : 미래 인터넷에서 새로운 구글 나온다
매주 화요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는 ‘NFTuesdays’ (출처 : CSTM HAUS NYC)

블록체인 기반 변화 물결 급부상
“기회 잡아라”...인재·자본 이동해
‘소유’ 가능한 웹3 트렌드 계속될 것
오픈씨·유니스왑 등 관련 기업 주목
웹3, 바라볼 것인가 뛰어들 것인가

12월 21일 뉴욕 맨해튼. 어둠이 깔린 시각 유니온 스퀘어 인근 한 펍(Pub)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인종, 성별, 나이는 다양하지만, 모두 ‘NFT NYC 해피 아워(Happy Hour)’에 참여하려고 모인 이들이다. 목적은 하나. NFT(대체불가토큰), 암호화폐, 블록체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편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나누는 이야기일지라도 얻는 정보가 적지 않다. 간혹 뜻이 잘 맞는 동료를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가 탄생하기도 한다. 최근 뉴욕에서는 이런 형태의 밋업(meetup), 이벤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추세다. 입문자를 위한 교육 성격의 밋업부터, 매주 화요일 예술가·투자자들이 모여 NFT 트렌드를 논의하는 모임,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모여 새로운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NFT 컨퍼런스 ‘NFT.NYC’는 이런 트렌드를 대표하는 사건이었다. 최고 1499달러(약 180만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에도 5000명의 관객, 표를 구하지 못한 3000명의 대기자가 몰리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타임스퀘어 전광판에는 거대한 컨퍼런스 광고가 떴고, “암호화폐는 멋지다(Crypto Is Cool)”라는 헤드라인이 뉴욕타임스 지면을 장식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NFT가 뉴욕을 장악했다(NFTs Take Over NYC)”고 보도했다.

경제, 금융, 문화의 중심지인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암호화폐, NFT, 블록체인이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웹3(Web3)’의 거대한 물결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NFT.NYC 컨퍼런스 기간 동안 다양한 블록체인, NFT 프로젝트가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장식했다. (출처 : ChainGuardians)

왜 주목해야 하나

1. 웹3…블록체인 기반 변화 물결 급부상

웹3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웹3라는 용어가 포괄하는 기술과 산업, 새로운 프로젝트가 최근 일제히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 ‘인스타카트’ 디렉터 출신이자 전문가 교육 커뮤니티 ‘리포지(Reforge)’의 EIR(Executive In Residence, 전문경영인)을 맡고 있는 조나단 힐리스는 웹3를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NFT, 다오(DAO, 탈중앙화자율조직)로 정의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디파이, 문화에서는 NFT,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다오라는 세 가지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고, 이를 묶어 웹3로 정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파이의 경우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을 필두로 탈중앙화 은행(대출), 탈중앙화 자산운용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NFT는 2021년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790억원에 낙찰된 비플의 작품으로 큰 화제가 됐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5만달러에 낙찰된 ‘비플’의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출처 : Christie’s)

다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18일 미국 소더비 경매에 올라온 미국 헌법 초판 인쇄본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컨스티튜션DAO(ConstitutionDAO)’ 같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컨스티튜션DAO의 경우 얼핏 보면 공동구매,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해 보이지만,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탈중앙화(무신뢰성), 개방성 등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다오로 모금한 자금의 사용처, 사용방법 등에 대한 결정은 구성원들의 투표 및 합의를 거쳐 이뤄지고, 의사결정 과정은 투명하게 블록체인에 기록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중간자, 관리자 없이 ‘직접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조직 운영 방식인 셈이다.

다오는 새로운 서비스 차원의 독립적인 프로젝트뿐 아니라 디파이, NFT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된다.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 NFT 기반 게임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궁극적으로 다오가 주식회사, 플랫폼 노동자로 대표되는 회사의 형태, 일의 형태를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기회 잡아라”…인재·자본, 웹3로 이동

웹3를 눈여겨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인재와 자본의 이동에 있다. 최근 이 분야로 인재와 자본이 빠르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인터넷 환경이 PC에서 모바일(스마트폰)로 바뀌면서 인력과 자본이 대대적으로 이동,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됐는데 당시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블록체인 관련 직업 교육 프로그램은 오픈 즉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좋은 직장을 버리고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인재의 숫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대대적인 인재 유출로 골머리를 앓을 정도다.

암호화폐·블록체인(Cryptocurrency and Blockchain)분야 글로벌 벤처캐피털 투자금 추이 (출처 : 피치북, 그래프: 김현지)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부사장을 역임한 샌디 카터(Sandy Carter)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암호화폐·블록체인 업계의 모멘텀(momentum, 추진력)을 보면 믿을 수 없다”라며 “(인력 이동이)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강력한 폭풍)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인재들이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승차 공유 업체 리프트(Lyft)의 CFO를 지낸 브라이언 로버츠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과거 패러다임 시프트를 여러 번 목도했다”며 “그것과 비슷한 거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버츠는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로 자리를 옮겼다.

자본도 마찬가지다. 2021년 들어 글로벌 암호화폐·블록체인 분야 벤처투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투자전문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21년 이 분야에 투자된 금액(11월 말 기준)은 274억달러(약 32조5000억원)로 2020년(65억달러) 대비 4배 이상 폭증했다. 2021년 투자된 금액은 앞선 10년 동안 투자된 것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2022년 전망: ‘소유’ 가능한 웹3 물결 계속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2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웹3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면 산업 발전 가속화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웹3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는데,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은 과거의 인터넷과 확실히 다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웹2와 비교할 때 웹3가 사용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된다고 했다.

블록체인 리서치 업체 ‘메사리(Messari)’의 에시타 난디니(Eshita Nandini) 애널리스트가 웹3의 개념을 설명하며 강조한 부분도 바로 ‘소유(own)’라는 웹3 고유의 특성이다.

야후, 넷스케이프로 대표되는 웹1.0(Web1) 시대에는 읽기만 가능(Read-Only) 정적인 웹 시대였다. 2000년대 중반 시작된 웹2.0(Web2)은 사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Read-Write) 형태로 발전했으나 여전히 소수 기업이 데이터와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를 독점하는 한계가 있었다. 에시타는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보듯 웹2에서 돈을 버는 건 콘텐츠를 만드는 사용자가 아니라 소수의 거물 기업”이라며 “읽기, 쓰기는 물론 소유(Read-Write-Own)가 가능하다는 점이 웹3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인터넷의 진화. 넷스케이프, 페이스북, 디센트럴랜드가 각각 웹1, 웹2, 웹3를 상징한다. (출처 : Grascale, 그래픽: 김현지)

예컨대 과거에 소더비 경매 입찰에 공동 참여하려면 누군가 앞장서서 투자 펀드를 조성한 후 복잡한 법률 검토 및 오랜 기간에 걸친 투자자 모집 작업 등을 해야 했다. 반면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능을 제공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다오를 조직하면 이런 절차가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메타버스(초월 세계) 환경도 마찬가지다. 웹3 기반으로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 샌드박스(The Sandbox, 이하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같은 플랫폼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싸이월드 도토리로 구매한 아이템은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되면 사용할 수 없지만, 샌드박스나 디센트럴랜드는 다르다. NFT 기반으로 아이템, IP(지식재산권)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을 벗어나 외부 NFT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진정한 ‘소유’가 가능한 것이다.

소유, 개방성(투명성),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과 아무런 제약이 없이 서로 호환되는 성질)은 모두 블록체인의 특성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인 웹3에서만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만이 ‘진짜 메타버스(Real Metaverse)’, ‘오픈 메타버스(Open Metaverse)’라고 주장한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를 이끌고 있는 김서준 대표는 “(사용자들은) 자신이 열심히 만든 자산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는 답답한 플랫폼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짜 메타버스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눈여겨봐야 할 기업

웹3 인터넷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웹3 물결을 이끄는 주도 세력은 이더리움 진영이다. 앞서 언급한 DeFi, NFT, 다오가 모두 이더리움의 특징 중 하나인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s,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NFT를 활용한 ‘플레이투언(Play-To-Earn·P2E, 돈을 벌 수 있는)’ 게임 및 메타버스 플랫폼 역시 대부분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출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고려해 이더리움 디앱(Dapp, 탈중앙화 응용 프로그램 혹은 서비스) 중 최근 30일 동안 매출이 가장 컸던 앱 중심으로 눈여겨볼 기업 3개를 꼽았다.

이더리움 디앱(Dapp, 탈중앙화 응용 프로그램 혹은 서비스) 중 최근 30일 동안 매출이 가장 컸던 앱 (출처 : tokenterminal.com)

1. 오픈씨(OpenSea)

오픈씨는 글로벌 최대 NFT 거래소다. NFT 기술로 디지털 창작물의 소유권, 유일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그 과실을 오픈씨가 누리고 있다. NFT는 예술품, 스포츠 분야 수집품, 인플루언서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분야에 계속 확장 적용되는 추세다.

메사리 크립토 보고서(Crypto Theses for 2022)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오프씨의 매출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으며 기업가치는 이미 100억달러(약 11조8800억원)에 도달했다.

NFT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고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 분야 이미 뛰어들었고, 소더비(Sotheby’s) 등 전통적인 미술품 경매회사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메사리는 “코인베이스와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NFT 자산 금융화(financialization)에 집중하고, 오픈씨는 가상 재화(virtual goods) 거래를 계속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NFT 기반 예술품 거래는 오픈씨가 계속 지배력을 가져가고, 코인베이스 같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은 NFT 기반 모기지 거래 등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NFT 거래에만 집중, 금융 관련 규제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NFT 거래 자체만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에 민감한 NFT 자산 금융화 등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씨 월간 거래 규모 추이 (출처 : Ricard Chen on Dune Analytics)

2. 유니스왑(Uniswap)

유니스왑은 세계 최대 탈중앙화 거래소(DEX)다. 중간자 없이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DeFi 분야 대표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 3월 유동성 효율을 높인 ‘버전3(V3)’ 백서를 공개하고 5월 메인넷(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실제 운영하는 네트워크)을 론칭하는 등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도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메사리 리포트에 따르면 V3 출시 후 유니스왑의 DEX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유니스왑의 유동성 공급은 자동화된 마켓 메이커(Automated Market Maker, AMM)가 담당하는데, 유동성이 부족한 선물 시장의 경우 특히 이런 마켓 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반 증권 선물 시장에서도 일반 마켓 메이커(전문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매수호가와 매도호가를 제시해 일반인의 거래 상대방이 되어주는 행위를 하는데, 이렇게 유동성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의 최근 거래량을 보면 선물 거래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DEX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DEX의 표준이 된 AMM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유니스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있다. 유니스왑은 이더리움 중심 디앱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최근에는 이더리움 외에 다른 블록체인(Layer 1) 위에서도 작동하는 다양한 DEX들이 등장하고 있다.

DEX 자본 효율성 비교 (출처 : Messari)

3.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플레이투언(P2E) 게임의 대표주자 엑시 인피니티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이더리움 디앱 중 하나다. 오픈씨가 NFT 거래, 유니스왑이 DeFi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면 엑시인피니티는 NFT 기반 게임, 이를 확장한 메타버스, 다오(운영 시스템)까지 복합적으로 가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11월 1일 기준 엑시 인피니티의 일간 활성 사용자(DAU)는 236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4월 말(3만8000명)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여 만에 62배 급증한 수치다. 매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이 게임이 벌어들인 누적 매출은 7억달러(약 8300억원)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게임 산업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에서 가장 큰 산업이다. 영화와 음악 산업의 규모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더 크다. 가장 먼저 사용자들의 반응을 끌어내는 메타버스 플랫폼 역시 게임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엑시 인피니티, 디센트럴랜드, 샌드박스 같은 블록체인 기반 웹3 메타버스 플랫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사리는 “최근 엑시 인피니티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이 게임이 개척한 P2E 게임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며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면 전통 게임 업체들도 모두 웹3 게임에 뛰어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고, 미국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역시 지난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웹2 메타버스에서 웹3 메타버스, 즉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로 전환이 일어나며 글로벌 가상 세계 분야 매출이 2020년 1800억달러에서 2025년 4000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열린 플랫폼과 닫힌 플랫폼 비교 차트 (출처 : Grayscale)

더밀크의 시각 : 웹3의 바다에 뛰어들어라

웹3는 2000년대 중반에 시작된 웹2에 이어 약 15년 만에 찾아온 급격한 변화다. 뛰어난 인재와 자본이 웹3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매일 새로운 무궁무진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구글, 새로운 페이스북, 새로운 아마존을 찾고 싶다면 이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발자, 투자자, 기업가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까지 목격된다. 오랜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훗날 후회하게 될 것이란 인식이다. 실제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 처음 주목받았을 때는 아이디어나 희망 차원의 담론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있으며 실제 가치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물론 웹3의 미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논란도 없진 않다. 이더리움 진영이 웹3 이슈를 이끌다 보니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maximalist, 타협을 배제한 극단주의자)들은 이런 흐름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트위터·블록 설립자인 잭 도시는 웹3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를 지목해 비판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일부 벤처캐피털이 웹3를 지배할 것이며 다른 이름을 붙인 중앙집중화된 인터넷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웹3는 허울뿐인 마케팅 구호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독점, 부의 집중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에 웹3가 추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직접 민주주의, 더 효과적인 자원의 배분, 보상 체계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웹2 주요 서비스와 이에 상응하는 웹3 서비스를 비교한 표 (출처 : Messari)

그러나 인간의 역사가 조금씩 진보해 왔다는 관점에서 보면 웹3가 그리는 미래가 불가능한 것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제도 개선, 외부 감시 확대 등으로 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으며 보상 체계 역시 발전하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기술적인 측면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밍의 역사를 보면 ‘개방성’, ‘상호운용성’, ‘민주적이고 평등한 기여’라는 특징을 가진 오픈 소스가 빠르게 부상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오픈 소스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대기업도 오픈 소스를 사용 중이다. 웹3 역시 이런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0개 이상의 웹3 기업에 투자한 애니모카브랜드의 얏 시우(Yat Siu) 공동설립자는 “많은 기업이 오픈 소스에 의존하고 있다”며 “웹3도 비슷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소비자들의 행동 양식 변화도 놓쳐선 안 된다. 미래 소비자인 Z세대는 확실히 기존 금융 시스템,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의 행태에 염증을 느끼며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웹3가 거품으로 판명날 가능성도 있지만, 분명한 건 이것이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 개발, 색다른 접근 방식을 제안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눈 앞에 펼쳐진 거대한 기회의 바다를 바라만 볼 것인가 뛰어들어 항해에 나설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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