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경운기'에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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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a Moon 2022.06.21 22:48 PDT
미래가 '경운기'에 있는 이유
(출처 : Shutterstock)

식량 위기, 기술로 해결: CES의 주인공 존 디어
존 디어는 어떻게 기술의 미래, 인류의 희망이 됐나?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존 디어, 이젠 테슬라보다 농슬라

안녕하세요.

“쌀 한 톨에 할머니 땀방울이 묻어있어. 남기지 말고 싹싹 긁어 먹어"

저희 아버지는 다 먹은 밥 그릇에 눌러붙은 쌀 한 톨도 깨끗이 다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친할머니가 직접 벼를 재배하신 농부셨거든요. 어찌나 일을 많이 하셨는지 등은 호미처럼 굽어졌고, 피부는 검붉게 그을려져 있었습니다. 집에 가면 할머니가 주신 쌀 포대가 넘쳐나니 땀 방울로 만들어진 쌀이 귀한줄 모르고 먹었습니다. 그러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주인 잃은 논밭은 아무개에게 팔렸습니다. 그 농지는 아마 메워지고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 들어설 자리가 됐을겁니다. 이후로 저희 가족은 마트에서 쌀을 사먹기 시작했습니다.

뉴스를 보니 ‘글로벌 식량 위기'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데요. 음식값이 오른 건 느껴지지만, 주위엔 먹을 게 넘쳐납니다.

그런데 세계 식량 전문가들은 식량 대란이 일어나면 전세계 중 대한민국이 가장 큰 위기에 처할 거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식량 자급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입니다. 국토가 적은데다가 산업화 과정에서 농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누구도 농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빌 게이츠는 농지를 열심히 사들여 미국 최대 농지 갑부가 됐습니다. 서울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농지를 갖고 있는데요. ‘글로벌 식량 위기'가 올 것을 미리 알고, 농업 미래의 가치를 내다 본 것일까요?

앞으로 세계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기술이 발전해야 미래의 식량 소비를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식량 대란이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아도 현실화 되는 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합니다. 다행히 현 인류가 처한 ‘식량 위기' 문제를 기술로 풀어갈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존 디어’입니다. 존 디어는 트랙터 등 농사에 꼭 필요한 기기를 만드는 기업인데요. 한국으로 보자면 세계 최대 '경운기(보행용 트랙터)' 제조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존 디어'의 핵심 기술과 가치는 인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더밀크의 '존 디어 혁신' 3부작에서 만나보세요.

CES는 왜 '존 디어'를 골랐나

CES2022에서 처음 공개된 존 디어의 완전자율주행 트랙터 (출처 : John Deere)

농업계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존 디어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2023)의 기조 연설자로 선정됐습니다. 농기계 제조사가 키노트 발표를 하는 건 CES 역사상 처음입니다. CES가 바라본 인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식량위기'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겁니다.

존 디어는 24시간 작업이 가능한 자율 주행 트랙터를 생산하는 빅테크 기업입니다. 단순히 농기계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농업분야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존 디어의 테크놀로지는 인류가 당면한 식량위기, 우크라이나발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열쇠입니다. 존 디어가 기조 연설자로 선정된 건 CES가 더이상 소비자 가전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술 혁신으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십을 가져보겠다는 의미입니다.

존 디어의 핵심 기술과 가치는 인류 당면 과제에 어떤 솔루션을 가져올까요? 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한 기업이자 내년 CES의 주인공, 존 디어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 CES2023 기조연설 선정 스토리

존 디어는 어떻게 인류의 희망이 됐나?

아이다호에서 추수를 하고 있는 존 디어 트랙터 (출처 : Linda Jamison)

존 디어가 CES2023의 기조연설 기업이자 글로벌 테크놀로지의 주인공이 된 배경엔 우크라이나 전쟁발 세계 ‘식량 위기’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인위적인 글로벌 곡물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켰습니다. 파랗고 노란 우크라이나 국기는 푸른 하늘과 노란 밀밭을 상징하죠. 우크라이나 전체 국토의 70%가 농경지인만큼 밀밭을 짓밟으면 우크라이나를 짓밟는 격인데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는 집요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곡창지대인 남부와 동부만 초토화시켰습니다. 심지어 침공 시기도 딱 밀 파종 시기였죠. 그리고 중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의 멜리토폴 존 디어 대리점을 습격해 트랙터와 콤바인까지 약탈해갔습니다.

푸틴은 미국 바이든과 민주당 정부를 무너트리려 합니다. 이번 무기는 '식량'입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이 믿을 건 농경 기술 혁신을 지닌 존 디어입니다. 인력이 부족하고 물과 흙이 따라주지 못할 때, 농사를 잘 지을 방법은 테크놀로지를 통한 생산성 향상 뿐이죠.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에 맞서는 미국의 무기 '존 디어'. 존 디어는 어떻게 기술의 미래, 인류의 희망이 됐을까요?

👉 전쟁과 존 디어의 관계

이젠 테슬라보다 ‘농슬라’

헐리우드 유명 배우 애슈턴 커쳐가 디어의 모자와 옷을 입고 나와 순식간에 디어는 '쿨' 브랜드가 됐다. (출처 : 출처 : Gettyimages)

골드만삭스는 포스트 팬데믹 이후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꼈다고 말합니다. 성장주와 가치주 - 이분법에서 벗어나 기업들을 ‘혁신가, 적응가, 조력가’로 재정의했습니다. 이제까진 혁신가의 독주 시대였죠. 앞으론 혁신가, 적응가, 조력가가 다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존 디어는 골드만삭스가 주목하고 있는 조력가입니다.

무려 약 180년 전에 태어난 존 디어는 조력가 중에서도 제대로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기업입니다. 단지 땅을 파서 먹고 사는 기업이어서만이 아니죠. 실적도 비옥합니다. 존 디어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이 70억 달러(약 9조원)로 시장 전망을 10억 달러나 웃돌았습니다.

오랜 세월 쌓은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에다 이젠 혁신성까지 장착한 존 디어는 이제 MZ세대 브랜드로 거듭나려합니다. 글로벌 1위 농기계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 디어의 혁신은 어디까지 뻗어나갈까요?

👉 농슬라의 질주

Recover (출처 : David Ambarzumjan)

미국 남북전쟁을 지나 우크라-러시아 전쟁까지 겪고 있는 존 디어. 지난 약 180년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서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들의 터전이 도시의 빛과 어둠으로 덮이는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겠지요.

인류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만들어진 존 디어의 농업 기술이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으로 흥하고 있습니다. 남북전쟁 후, 노예 노동력을 북부에 빼앗긴 남부 농장들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존 디어의 농기구들을 무수히 사갔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존 디어에겐 위기가 기회입니다.

존 디어의 로고는 사슴입니다. 저 그림처럼 자연 속에 숨 쉬어야하는 사슴은 도시로 변한 공간에서 딛을 땅이 없습니다. 할머니의 땀방울이 묻은 농지는 생명을 싹 틔우지 못하고 대신 콘크리트 건물을 받쳐주는 죽은 땅이 된 것처럼요. 욕망 위에 세워진 그 도시와 그 건물 안엔 ‘사람’들이 살고 있죠. 우리들의 땀방울이 묻은 콘크리트는 이제 무엇을 받혀주는 땅으로 변할까요?

무언가를 그리워하듯 돌아보는 저 사슴의 모습이 급변하는 시대의 길목에 놓여진 우리의 모습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문준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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