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으로 끝난 테라... 꼭 기억해야 할 3가지 교훈은?
[뷰스레터플러스]
역사는 인간이 되풀이한다
초심 잃은 탐욕의 대가
시그널은 있다. 무시하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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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一場春夢)
인생의 모든 부귀영화가 꿈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된 금융의 안정성을 위해 탄생한 '테라(Terra)'와 그와 연동된 코인 '루나(Luna)'가 하루 아침에 사라졌습니다. 마치 하룻동안 꿨던 꿈처럼 말입니다. 한 때 암호화폐의 신성이었던 테라-루나 프로젝트는 단 하루만에 99.99%의 가치가 사라졌고 생태계는 붕괴했습니다. 이럴 때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하나 봅니다.
“거봐라! 내 그럴 줄 알았다”며 사건이 난 후에 때리기 하는 분들도 봤고 권도형(미국명 Do Kwon) 대표의 인성을 비난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관자처럼 발언하기엔 ‘테라-루나의 몰락'은 암호화폐, 블록체인 생태계의 흐름을 바꿀 매우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순간에도 테라-루나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나 테라 생태계를 믿고 기여했던 사람들은 허탈함, 상실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딧 게시판에는 "루나는 지금까지 내가 한 유일한 투자다. 24시간 내 99%를 잃었다", "이렇게 빨리 돈을 잃은 적은 처음이다", "이 사기를 홍보해왔던 사람들을 폭로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알고리즘을 통해 1달러에 고정되며 20%의 고정 수익을 주겠다"는 꿈에서 깨어나니 마치 폰지 사기(1920년 우표에 투자하면 큰 수익이 난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다단계 수법) 같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죠.
'테라'의 몰락.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빠른 성장(premature scaling)’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약점을 개선하는 속도는 더뎠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오자 프로젝트의 목표(초심)는 사라지고 외형 성장만 추구한 것입니다.
이같은 실패 스토리는 일반 스타트업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서비스 중단' 정도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점에서 단순히 실험적 '프로젝트 실패'로만 규정해선 안됩니다. 또 정부의 규제가 이어지는 등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됐는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즉 부검(포스트 모르템, Post-Mortem)을 확실히 해야 제 2, 3의 테라-루나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