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도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더라... D23에서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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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8.14 10:06 PDT
디즈니도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더라... D23에서 배운 것
(출처 : D23)

위기의 디즈니, 슈퍼IP로 리부트 버튼 눌렀다
디즈니, 테마파크 80조원 투자, 어디로?
디즈니 "한국은 IP 파워하우스. 한국 IP 인수 열려 있다"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 
스핀오프 레터, [비저너리(Visionary)]의 김세진입니다.

더밀크는 미국 뉴스와 비즈니스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발굴, 밀키스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최대 팬미팅 행사 ‘D23’ 현장 인사이트 입니다. 

디즈니는 지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조한 실적탓에 지난 2021년 3월 20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현재 85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올 상반기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주가 잔치를 벌일 때도 디즈니 주가는 지난 6개월간 22%나 떨어졌죠.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은 D23 마지막 날 글로벌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몇 가지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지난 1~2년의 실수를 인정하며 “이때 여기서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그중 하나는 성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깨닫게 됐다”고 토로했죠. 

'하지만 이번에 D23에서 직접 눈으로 본 디즈니는 회복의 발판을 마련해 1~2년 뒤엔 반등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디즈니는 전 CEO의 패착이 있었다면 재정비된 디즈니는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2024년 이후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슈퍼IP 전략 때문입니다.

<더밀크 엔터테크 기사>
"불안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생성AI에 맞선 창작자의 고민
콘텐츠 한계비용 제로 시대 온다
소니∙디즈니∙넷플릭스∙애플이 '영화관'에 눈독 들이는 이유

월트디즈니컴퍼니는 ‘IP 부자’입니다. 그러나 기존 콘텐츠와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나며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죠. 행사 발표 내용에서는 티켓 파워를 검증받은 캐릭터들을 시리즈로 이어나가려는 의지와 함께, 뒤를 받쳐줄 캐릭터를 대거 공개했습니다. 

D23 개최 첫날 개회사를 하는 밥 아이거(Bob Iger) 월트디즈니 컴퍼니 최고경영자(CEO) (출처 : D23)

🤼‍♂️ 위기의 디즈니, 슈퍼IP로 리부트 버튼 눌렀다

2024년 이후 디즈니가 선택한 슈퍼IP는 '인사이드 아웃'이었습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2’는 전 세계에서 약 16억달러(2조2000억원)라는 애니메이션 사상 역대 최대 수익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죠. 이날 D23에서는 내년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에서 인사이드 아웃의 스핀오프 시리즈 ‘드림 프로덕션’을 제작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인 라일리의 꿈을 제작하는 ‘드림 프로덕션’ 직원들이 라일리의 꿈을 제작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내용이죠. 

🔌내년 3월21일 극장에 개봉 예정인 실사판 ‘백설공주’ 영화의 뮤지컬 파트도 공개됐습니다. 피부가 하얀 컨셉의 백설공주역에 ‘라틴계 배우’ 레이첼 제글러가 캐스팅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이날 영상에서는 노래 실력이 강조된 모습이 나와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죠. 

🔋 주토피아, 인크레더블, 모아나, 토이스토리, 아바타 등 이미 흥행이 검증된 데다가 테마파크 등으로 확장도 가능한 IP에 대한 속편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소위 ‘안전한’ 프랜차이즈의 지평을 넓히려는 의도입니다. 

20세기 폭스발 IP, 디즈니로 대거 흡수

🌡️ 테마파크 80조원 투자, 어디로?

디즈니는 향후 10년 동안 2023년 9월 D23에서 크루즈, 비디오게임, 상품 등 테마파크 부문에 약 600억달러(약 80조원)라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 돈을 어디에 쓸까요? 

🔥D23에서 나온 힌트가 있습니다. 디즈니의 전략은 '테마파크=가족 놀이 시설'이란 이미지를 깨고 성인, 직장인들도 단체로 즐길 수 있는 경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월트디즈니컴퍼니의 테마파크 사업부는 주요 사업으로 부상했습니다. 디즈니 사업부문은 크게 영상·음악·게임 등의 콘텐츠를 뮤지컬·제품·어트랙션·리조트·크루즈 등 현실로 연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죠. 지난 10년 동안 체험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디즈니 전체 수익의 30~40%를 차지했지만, 이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3년 회계연도에는 69%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테마파크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테마파크 수요 둔화, 하계 올림픽에 따른 파리 디즈니랜드 관광객 유치경쟁 심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증가세 등으로 2분기 실망스런 이익을 보여줬죠. 전 세계적인 저출산 기조는 어린이가 주요 타겟인 디즈니 테마파크 사업부엔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디즈니 조시 다마로의 결단

모아나2 관련 발표에서는 모아나 성우이면서 주제가를 부른 아우이 크라발호와 마우이 성우인 드웨인 존슨이 직접 무대에 올라 환호성이 터졌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스타크플라이트랩(stark flight lab)은 마치 공장에서 로봇이 제품을 조립하듯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다. 현장에서 시연 영상이 공개되자 관객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우)가 다마로 회장(좌)과 함께 테스트한 사진이 공개됐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디즈니 "한국은 IP 파워하우스. 한국 IP 인수 열려 있다"

주요 영화 제작사(스튜디오)이자 넷플릭스와 함께 주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로 떠오른 디즈니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까지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국내 지식재산권(IP) 인수 가능성도 시사했죠.

🔌‘IP 부자’ 디즈니의 전략으로 새로운 IP 개발에 집중하거나, 혹은 기존 IP에 투자하는 방식 등 크게 두 가지가 꼽힙니다. 여기서 디즈니는 미국과 해외에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죠. 에릭 슈라이어 텔레비전(TV)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TV 전략 부문 사장은 미국은 스타워즈, 등 기존 프랜차이즈 IP에 집중하는 대신 해외에서는 현지용 콘텐츠로 새로운 IP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한국 콘텐츠 특징 2가지

에릭 슈라이어 텔레비전(TV)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TV 전략 부문 사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프랜차이즈 콘텐츠 제작할 계획을 밝혔다. (출처 : 디즈니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스타워즈∙아이언맨∙인사이드아웃∙토이스토리 등 콘텐츠에서 내로라하는 제작자들이 모여 있는 그룹입니다. 워낙 자회사 하나하나가 쟁쟁한 제작사라 피트 닥터 CCO는 “우리가 느끼는 가장 큰 자극은 내부에서 온다”고 말할 정도죠.

이들은 어떻게 함께 일할까요? 피트 닥터 픽사 CCO는 디즈니 기업문화의 강점으로 실패에서 배우는 문화를 꼽았습니다. 그는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위험을 감수할 때 말이다”라면서 '새로운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영화 제작자들과 함께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라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또다시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케빈 파이기 사장은 “모든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특정 시점에 항상 좌절감을 느낀다. 픽사는 완벽한 작품을 쉽게 만들어내지만, 우리는 허우적대며 간신히 완성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창작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성공의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닥터 CCO는 “슬픈 사실이지만 이 세상엔 수많은 ‘불안’이 존재하고, 우린 바로 그런 점을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공감 능력이 점점 성공의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김세진 드림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이 “모든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특정 시점에 항상 좌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왼쪽부터)앨런 버그먼 월트디즈니 컴퍼니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 피트 닥터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제니퍼 리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CCO,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사장 (출처 : 더밀크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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