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기후법 해설 "기후변화 대응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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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a Moon 2022.08.09 16:07 PDT
美 인플레 감축∙기후법 해설 "기후변화 대응 절실"
플로리다에 내린 강한 비바람 (출처 : Gettyimages)

서울 강남 115년만의 물폭탄, 美 데스밸리 사막도 물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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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남을 비롯한 서울 곳곳이 침수되고 물바다로 변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기준으로 8일 하루 강수량은 381.5mm에 달했다. 이는 1920년 기록한 354.7mm를 크게 웃돈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1시간당 141.5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지난 1942년 8월 5일 기록한 서울의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인 118.6mm를 뛰어넘었다. 80년 만의 일이다.

기상청은 8일부터 9일 오후 5시 현재 서울에 내린 비는 453mm, 여주 419.5mm 등 중부지방에 최대 400mm 이상의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강남을 포함한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도로나, 지하철 역사 등은 물바다가 됐다. 또 퇴근 시간 이동 차량들이 물에 잠기고 주요 상가와 아파트 주차장 등도 침수됐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부터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경기 지역에서 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등 해외 주요 매체들도 한국 중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 상황을 앞다퉈 보도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 로이터통신 등은 '최악의 폭우(Worst Rainfall)'라고 표현하면서 "80년 만에 가장 높은 강수량을 보이면서 '카오스(혼돈)'의 모습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집중호우의 원인은 대기 상하층 공기의 충돌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형성되고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됐는데,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대기 하층의 뜨거운 수증기와 충돌하면서 강력한 비구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지구 상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사막 '데스밸리'에서도 폭우에 홍수가 발생하는 기이한 모습도 연출됐다.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전날 371mm에 달하는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돌발 홍수가 발생하면서 방문객과 직원 1000여 명이 고립됐다.

일련의 사태는 세계적인 기후 위기와 관련이 있다. 기상청은 한국의 기록적 폭우에 대해 "기온 상승으로 수증기량이 많아지고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 위기의 영향이 어느 정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영국 기후 정보 웹사이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류가 이상기후 현상에 미친 영향을 분석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5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 504건에 대한 연구 결과 폭염, 가뭄, 호우와 홍수 등 전체 이상기후 현상의 71%가 인간 활동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은 전체 152건 중 93%가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뭄은 81건 중 55건(68%), 호우와 홍수는 126건 중 71건(56%)이었다. 가디언 지는 "최근 30년간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3분의 1이 지구온난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한국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는 멀쩡한 하늘에 구멍이 난 게 아니라 기후변화에 무지한 인간이 하늘에 구멍을 뚫었던 것이다.

기후 변화를 다룬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에서 혜성이 머리 위로 떨어지기 직전까지 하늘을 보지 못했던 인류의 모습처럼, 우리의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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