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시총 7위·머스크 조만장자 등극… “인간 폰지 사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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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6.12 14:27 PDT
스페이스X, 시총 7위·머스크 조만장자 등극… “인간 폰지 사기” 비판도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나스닥 상장일에 화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Nasdaq, SpaceX)

[스페이스X 상장] 숫자로 본 IPO 기록
초반 30% 급등… 19.22% 오른 160.95달러에 거래 마쳐
시가총액 2.1조달러로 세계 7위… 빅테크 반열에
일론 머스크, 세계 최초 조만장자 등극... 직원 4400명 백만장자
누가 돈 벌었나… 사우디 왕자·a16z·잭 도시
폴 크루그먼 ‘인간 폰지 사기’ 혹독한 비판도

엘 세군도(캘리포니아 LA 카운티에 속한 도시)의 창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을 통해 상장하다니 믿기 어렵다. 누군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했다면 ‘정말 대단한 걸 피워 물고 있구나’라고 했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창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 “공상과학에서 ‘공상’ 뺀 미래 만든다”

2026년 6월 12일(현지시각) 오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 스페이스X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귀네 샷웰이 개장 종을 울렸다. 같은 시각,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본사에서 화상으로 연결해 이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다.

머스크는 화상 연설에서 “스페이스X가 성공할 확률을 10%도 안 된다고 봤다”며 “사람들에게 ‘우린 아마 실패할 거다. 그래도 한 번 시도해 봐야한다’고 말해왔었다”고 고백했다. 

만약 스페이스X가 시도하지 않고, 우주로 진출하는 새로운 회사가 없다면 결코 진정한 우주 문명을 이룰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항공우주 기업들도 훌륭한 로켓을 만들지만, 공상과학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바로 그게 스페이스X의 존재 이유다. 공상과학에서 ‘공상’을 빼고 모두를 위한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이어 “우리는 달, 화성, 태양계, 언젠가는 태양계를 넘어 더 먼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그곳으로 모셔다 드리고 싶다”며 “소수의 우주비행사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있는 누구든 모셔다 드리고자 한다. 스페이스X의 놀라운 팀과 함께라면 그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나스닥 CEO 아데나 프리드먼은 “혁신의 본고장인 나스닥이 스페이스X의 파트너가 되어 자랑스럽다”고 환영했다. 샷웰 COO는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든다. 우리에게는 ‘역사를 만드는’ 역사가 있다”고 했다.

스페이스X 팰컨 헤비 (출처 : SpaceX)

숫자로 보는 역사적 IPO

①공모가·조달 규모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 주를 공모, 750억달러(약 113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람코 IPO의 294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②상장 첫날 최대 30% 급등

상장 직후 스페이스X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약 30% 급등하며 장중 한 때 17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장 후반부 상승폭이 줄어들며 19.22% 상승한 160.9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③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상장 첫날 기준으로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TSMC에 이은 시총 세계 7위(2조1040억달러, 약 3195조원)에 올랐다. 머스크가 CEO를 맡고 있는 테슬라도 시총 10위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는 시가총액 상위 10위에 속하는 빅테크 두 개를 경영하는 유일한 CEO가 됐다. 

④역대 IPO 비교

스페이스X 이전 최대 IPO 기록은 사우디아람코(2019년, 294억달러 조달)였다. 스페이스X의 750억 달러는 이를 2.5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자금 조달 규모 기준으로 역대 3위는 2014년 알리바바의 220억달러였고, 4위는 2018년 소프트뱅크의 210억달러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상장의 시장 충격을 1911년 스탠더드오일 독점 해체 이후 자본시장 역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스페이스X 스타링크 가입자 성장 추이 (출처 : SpaceX S-1, Gemini 편집)

조만장자·왕자·트위터 창업자… IPO의 최대 수혜자들

①일론 머스크: 세계 최초 조만장자 등극… 직원 4400명 백만장자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 약 40%(5.22억 클래스B주 포함)와 테슬라 지분을 합산해 세계 최초로 개인 자산 1조달러(약 1500조원)를 돌파했다. 그는 지분에 더해 클래스B주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 전체 의결권의 82.4%를 장악하는, 전례 없는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스페이스X의 실질적 경영을 이끌어 온 귀네 샷웰 COO는 약 1260만 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그녀에 대한 보상 총액은 약 8500만 달러로 대부분이 주식 보상이었다. 이밖에 약 4400명의 직원이 백만장자가 됐다. 이 중 약 400명은 1억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직원들이다.

②사우디 왕자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2011년 트위터(현 X)에 3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인연을 이어왔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2022년) 당시 지분을 유지하고, AI 모델 개발 회사 xAI에도 추가 투자해 트위터, X, xAI, 스페이스X로 이어지는 지분 전환 과정을 거쳤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 기준 그의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개인 보유분만 약 51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의 상장사 킹덤홀딩의 보유분을 더하면 이를 훨씬 웃돈다.

③a16z·잭 도시·래리 엘리슨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앤드리슨 호로비츠(a16z),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 등도 2022년 트위터 인수에 공동 참여한 뒤 지분을 유지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xAI 투자자로서 스페이스X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IPO가 가능했던 구조적 배경엔 일련의 기업 합병이 있었다. 2022년 머스크는 440억달러에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공동투자자를 끌어들였다. 2025년 3월 X는 xAI와 합병(xAI홀딩스, 기업가치 1130억 달러)했고, 2026년 2월 스페이스X가 xAI를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합산 기업가치 약 1조2500억달러)하면서 X의 초기 투자자들은 최종적으로 스페이스X 주주가 됐다.

세계 10대 부호 순위 (출처 : 블룸버그, 편집=ChatGPT Image)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경고… “인간 폰지 사기”

스페이스X의 상장과 일론 머스크가 거둔 성과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6월 12일 자신의 서브스택에 ‘일론 머스크, 인간 폰지 사기(Elon Musk, Human Ponzi Scheme)’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이번 IPO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고,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또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뭐라고 부르는가. 폰지 사기라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사실상 인간 폰지 사기다”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하이퍼루프, 보링컴퍼니, 완전 자율주행 테슬라, 2025년까지 화성 식민지 건설 등 머스크가 약속하고 이행하지 못한 사례들을 열거했다. 스타링크와 테슬라 일부 사업이 성공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성과들만으로 머스크가 세계 최고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IPO 과정에서 나스닥이 ‘상장 후 최소 1년 대기’ 원칙을 스페이스X에 예외 적용한 것을 두고 “머스크가 핵심 기관을 포섭·부패시키는 능력을 또 발휘한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실제로 S&P 500은 1년 후 지수에 편입하는 원칙을 고수했다. 

크루그먼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피해 범위가 매우 넓다는 대목이다. 미국 뮤추얼펀드 자산의 약 52%가 인덱스 펀드에 투자돼 있고 미국 가구의 50% 이상이 뮤추얼펀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 인덱스(지수)에 강제 편입되면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선택권 없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일반 은퇴 저축자들이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로 연결된다. 

크루그먼은 “거대한 인간 폰지 사기인 일론 머스크는 결국 무너질 것이다. 전통적인 폰지 사기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투자자만 착취한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머스크의 사기를 떠받치는 돈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강제로 편입된 평범한 미국인들에게서 나온다”고 경고했다.

역대 최대 IPO 비교 (출처 : Visual Capitalist, 편집=ChatGPT Image)

더밀크의 시각: 우주·AI·통신 산업 지형 흔든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글로벌 우주·AI·통신 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먼저 우주 산업 전체의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가 마련됐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위성 네트워크, AI 인프라, 우주 응용이 통합되면서 글로벌 위성 산업이 연 14% 성장해 2027년 447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중요한 건 AI 플랫폼으로서의 스페이스X 재정의다. 스페이스X는 xAI 인수(2026년 2월)로 그록(Grok)의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그리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작동하는 SNS 플랫폼 X를 통합했다.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테라팹(Terafab)’ 구축과 100만 개 위성 배치 계획 등 이른바 우주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의 연간 매출이 2040년 3조4000억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이어질 오픈AI·앤트로픽 IPO의 도미노 효과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스페이스X에 이어 2026년 IPO를 추진 중인 이 세 기업의 IPO 규모를 합산하면 자금조달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한다. 시중에 있는 유동성을 세 기업이 흡수함으로써 다른 기업의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폴 크루그먼이 지적한 패시브 인덱스 투자 리스크도 상존한다. 

스페이스X 밸류체인에 연결된 기업들은 간접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부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발사체 소재를 공급하는 스피어, 항공·우주·방산용 특수합금을 생산하는 HVM,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와 연결된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발사체 구조물 부품을 납품하는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거론된다. 

스페이스X의 IPO는 당분간 AI 학습·추론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암시한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를 뒷받침하며 당분간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모멘텀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에이전트 디바이스의 미래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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