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저커버그, 왜 싸울까? ‘빙글빙글’ 어텐션 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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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8.08 08:11 PDT
머스크와 저커버그, 왜 싸울까? ‘빙글빙글’ 어텐션 이코노미
Social Medai and Attention economy (출처 : Clipdrop by stability.ai / 더밀크 박원익)

[뷰스레터플러스]
소셜미디어 ‘슈퍼앱 전쟁’ 가속화
부상하는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
구글 어시스턴트+생성 AI = 파괴력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더밀크 박원익입니다. 

일요일인 6일(미국 시간) 오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윗을 하나 날렸습니다.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싸움을 X에서 생중계할 것(Zuck v Musk fight will be live-streamed on 𝕏)”이라는 짧은 메시지였습니다. 머스크의 트윗은 엄청난 속도로 4000만 뷰를 돌파했고, 5만 번 이상 리트윗(공유)됐습니다. 경기 중계를 한다는 건 '빅테크 CEO들이 펼치는 종합격투기 대결'이라는 전례 없는 이벤트가 실제로 진행된다는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곧바로 외신 기사가 쏟아졌고, 유명 IT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는 '어리석은 폭력(asinine violence)'이라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윗 하나로 평화롭던 주말이 순식 간에 떠뜰썩하게 바뀐 셈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일까요?

관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어텐션 이코노미는 제한적인 자원인 인간의 주의력을 희소성 있는 재화로 간주한 이론입니다. 치열해진 소셜미디어 기업 간 경쟁이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는 “(소셜미디어에서의) 댓글, 말싸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광기는 관심과 감정을 끌어모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텐션 이코노미 시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사용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요? 

👉저크와 머스크는 왜 싸울까?

미국 성인의 주요 소셜 미디어 평균 사용 시간 추이 (출처 : eMarketer, InsiderIntelligence.com)

소셜미디어, ‘슈퍼앱’으로 진화 중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은 어텐션 이코노미의 신성으로 떠오른 기업 중 하나입니다. 짧은 영상으로 큰 관심을 모았고 빅테크인 구글과 메타가 각각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를 출시하도록 만들었죠.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성인의 하루 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52분으로 소셜미디어 중 가장 긴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유튜브를 처음 따라잡은 후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유튜브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46.2분)

올해는 55.8분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디어 기업인 넷플릭스의 평균 사용 시간(61.8분)에 바짝 다가서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여기에 그치지 않고, 텍스트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틱톡의 슈퍼앱 확장 전략

메타와 아마존의 광고 매출 성장률 추이 (출처 : 기업 실적 보고, CNBC)

부상하는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

광고 시장은 어텐션 이코노미가 비즈니스가 되는 지점에 놓여 있습니다. 사용자의 주의와 시간을 확보했다면 광고를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고, 반대로 확보하고 싶다면 돈을 지불하고 광고를 집행, 사용자의 주의를 끌 수도 있습니다.  

광고 매출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어느 기업이 어텐션 이코노미에서 지배적을 차지하고 있는지 혹은 잃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이유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 매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장악한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1위 구글, 2위 메타에 이어 3위에 등극한 이후에도 꺾일 줄 모르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습니다.

👉아마존 2분기 실적 분석

구글 어시스턴트 적용 제품들 (출처 : Google)

구글 어시스턴트+생성 AI = 파괴력

어텐션 이코노미 1위 기업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움직임도 흥미롭습니다. 

지난 2분기 유튜브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4% 늘었는데, 틱톡과 유사한 '쇼츠(Shorts)' 사용자 증가의 영향이 큽니다. 유튜브에 따르면 쇼츠 로그인 사용자는 25억 명으로 전년(15억 명)에 비해 66%(10억 명) 늘었습니다. 
구글의 강점인 AI 기술을 활용한 시도도 눈에 띕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등에 탑재돼 있는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생성 AI 기술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음성 AI 비서는 제한된 작업만 수행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었는데, 생성 AI 기술이 도입되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집에 있는 스마트 스피커, 웨어러블 시계 등에서도 작동합니다. 이는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 시간의 비약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위클리 AI 브리핑

(출처 : Shutterstock)

일론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스레드에서 각각 새로운 뉴스를 발표하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다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즉각적인, 파편화된 정보가 주로 유통될 경우 자칫 얄팍한 가짜 뉴스나 단순 오류에 의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알고리듬에 의한 확증 편향, 사실관계 검증 생략과 같은 분명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어텐션 이코노미에 뛰어든 기업들의 경주를 지켜보는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조금만 속도를 늦추고 조심해 주면 어떨까 하는 바람입니다. 자극적 콘텐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들이 길을 잃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 등 정말 중요한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더 좋은 미디어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크로스보더 미디어 더밀크를 구독해 주시면 정제된 정보,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얻고 정보의 옥석을 가릴 수 있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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