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할 이번 주 시사 영단어: bipartisan
[김선우의 시사 영단어] bipartisan
●쏟아지는 경제와 테크이슈 속 새로운 영어 단어가 쏟아지고 기존 단어도 재해석됩니다.
●영어 표현과 의미가 궁금하셨나요?
●더밀크의 김선우 기자가 매주 하나씩 선정해서 친절한 배경해설까지 해드립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시애틀에서 전해드리는 금주의 시사 영단어
“더불어민주당이 169석의 압도적 의석을 갖고 국정을 방해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모처럼 고맙다는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건 민주당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시설 투자에 15% 이상 세액공제를 해주는 반도체특별법(일명 ‘K칩스법’)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에요. 민주당은 이 의견이 아직 당의 공식 방침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찬성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슨 일만 있으면 서로를 잡아 먹지 못해 안달인 야당과 여당이지만 첨단산업을 키우는 법안은 함께 힘을 모아 통과시키고 싶어 한다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사실 칩스법(CHIPS act, ‘Creating Helpful Incentives to Produce Semiconductors’ act)은 미국이 원조에요. 그 동안 대부분의 제조업이 해외로 빠져나간 미국은 코로나 이후 물류와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은 자국 내에서 키워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후 정부 차원에서 국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육성에 나섰죠. 그리고 미 의회는 이 칩스 법안에 여야 할 것 없이 찬성 표를 던져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정치권의 법안에 대한 초당적인 협력을 ‘bipartisan support’라고 합니다. Bipartisan은 둘을 뜻하는 bi라는 접두어와 당파적인 또는 유격대의 등의 뜻을 가진 partisan이라는 형용사가 합쳐져 ‘양당의’라는 뜻이 됐어요. Partisan은 우리가 흔히 빨치산이라고 하는 그 단어가 맞습니다. ‘양당의’가 ‘초당적인’으로 해석이 되는 건 미국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체제가 확립돼 있기 때문이죠. 주요 정당이 두 곳이니 두 곳이 합의를 하면 당을 초월하는 것이 됩니다.
이런 미국이 초당적인 협력을 잘 하는 분야가 또 있는데요, 바로 중국의 숏폼 비디오앱 ‘틱톡’에 대한 규제입니다. 지난주 미국 민주당 마크 와너 의원은 공화당 존 튠 의원과 함께 틱톡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미국 정부 소유의 기기엔 틱톡을 깔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은 통과가 돼 있어요. 또 일부 대학은 캠퍼스 와이파이로는 틱톡에 접속하지 못하게 해 놓았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로부터 유저 데이터를 받아낼 수 있을 거라는 의심을 하고 있어요. 또 엄청난 수의 유저가 이용을 하는 틱톡을 이용해 중국이 가짜 뉴스를 퍼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죠. 미국이 틱톡을 완전히 금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헌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틱톡의 규제에 초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미국이 얼마나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느 나라나 여당과 야당은 서로 으르렁댑니다. 그건 정치의 기본적인 속성이죠. 하지만 가끔씩 나라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법안에 여야가 초당적인 협력을 하는 사례를 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초당적 또는 Bipartisan이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