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인플레이션의 진실, 물가하락? 거짓말이야!
[밀키스레터 플러스]
●시장은 뒤가 아닌 앞을 본다
●대출 꽉꽉 틀어막는 은행들
●금의 시대가 오려나?
경제 쪽으로 그리고 투자자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다이내믹한 한 주가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 시장을 좌지우지한 중요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발표됐고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공개됐으며 1분기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됐습니다.
하나같이 모두 중요한 이벤트였고 모두 부정적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기업들의 최종 물가를 보여주는 물가인 PPI는 3년 만에 최대폭의 하락을 보였고 지난달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실제로 물가가 떨어지는 수준, 즉 디플레이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줬습니다.
은행 위기로 거의 공포에 가까웠던 은행주 실적은 미 최대 은행들의 강력함만을 보여주며 두려워하던 투자자들을 우습게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막판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충격에 빠집니다. 바로 누구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소비자심리지수였습니다.
왜일까요?
시장은 뒤가 아닌 앞을 본다
전 항상 아이들 학교 라이드를 주기 위해서 차를 타고 나가는데 한 블록만 돌면 주유소가 있습니다. 주유소에는 항상 휘발유 가격이 등급별로 있는데 요즘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레귤라가 3.09달러 정도였는데 어느새 3.79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심지어 가장 높은 등급은 슈퍼는 4달러가 넘습니다.
매주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한숨만 나옵니다. 마트에 가면 와이프는 뭐가 올랐네 잘만 아는데 전 잘 모르겠는데 기름값 오르고 내리는 건 너무 잘 보입니다. 제게는 주유소 기름값이 곧 물가의 기준입니다.
이번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난 3월의 물가를 보여주는 CPI와 PPI입니다. 시장은 여기에 환호합니다. 하지만 미시건대의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물어본 인플레이션 기대에서 충격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향후 12개월 후의 물가를 묻는 조사에서 지난달 3.6%에서 무려 100bp가 뛴 4.6%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조사로 금리와 달러가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베팅도 달라졌습니다. 시장이 은행주의 강력한 실적에 급등세를 보이다 급락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장은 뒤가 아닌 앞을 보기 때문이죠.
3월 CPI가 발표된 수요일, 시장은 환호했지만 내용을 보고 나서 전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려는 금요일에 현실화가 됐습니다. 3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무엇을 봤는지 그리고 우린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대출 꽉꽉 틀어막는 은행들
요즘 미국에서 차를 사려면 대출 이자가 7%가 넘습니다. 그나마 신차가 그렇고 중고차를 사려면 10% 수준도 감당해야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저희 집도 당장 차가 필요해서 급하게 중고차를 샀는데 딜러에서 보니 이자율이 너무 높은 겁니다.
그래도 명색이 이 쪽 분야에 있는데 그 이자율을 그대로 내기에는 너무 아까웠던 전 크레디트 유니온을 찾았습니다. 한국말로는 신용조합이라는 말이 가장 가까울 것 같은데 여기 이자율이 가장 낮다는 걸 알아서 신청을 했습니다.
제 신용점수가 이래 봬도 꽤 높은 수준인데 여기에는 정말 눈물겨운 사연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피트니스 클럽을 잘못 계약하는 바람에 어릴 때 신용불량자가 됐는데 정말 힘들게 복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신용부심이 좀 있는데 이게 웬걸? 너무 오래 걸리는 겁니다.
무슨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신청받는 것처럼 인컴 내역을 모두 상세하게 제출했고 보내달라는 서류는 왜 그렇게 많은지 그래도 겨우 승인을 받아서 4%대에 이자를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일주일이 넘게 걸렸는데 은행들이 대출을 꽉꽉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서 참았지 정신적으로 힘들 뻔했습니다.
실제 최근 연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출을 받기 어렵다고 답한 가구의 비율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신용을 얻기 어려워지면 돈의 흐름도 막힙니다. 실물경제가 겪고 있는 돈맥경화의 가능성을 알아봤습니다.
금의 시대가 오려나?
바야흐로 금의 시대입니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법정화폐와는 경쟁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이 더 이자를 많이 주고 가치가 높아지면 반대로 금의 가치는 낮아지게 됩니다.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물가 시대에서 금의 가치는 빛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물가는 고공행진을 했지만 금의 가치는 더 떨어졌습니다. 물가가 오르자마자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자가 폭등하니 달러가 왕이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습니다. 물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금리와 달러 가치는 더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경쟁자가 약해지니 금의 위상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시장의 이른 기대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바로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죠.
전 이런 기대가 곧 무너질 것으로 봅니다. 1970년대 빠른 금리인하가 초래한 더 무서운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연준이 두 번 실수는 안 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금리가 빠르게 무너질 것이란 기대가 무너진다면 금도 충격을 받을 겁니다.
하지만 우린 이제 당분간 인플레이션 2% 이하가 아닌 더 높은 고물가 시대를 살게 될 겁니다. 그리고 금리는 더 오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빠르게 내리지도 않는 저성장의 시대를 살게 되겠죠. 시장금리는 저성장과 침체를 반영해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주장해 온 더밀크의 금투자 전략을 공개합니다.
뉴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두 거짓입니다.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성장 속도의 둔화라는 말로 포장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물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생산자물가가 지난달 보다 실제로 약간 내렸다는데 그게 환호할 일은 아닙니다. 서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중소기업들은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지금까지 경제를 살린다고 제로금리로 돈을 펑펑 내주던 맘 좋은 엉클 샘은 이제 없습니다. 문제는 엉클 샘의 변심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세상 따뜻하던 사람이 이젠 남보다 더 무섭습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더니 금리 몇 퍼센트 올렸다고 세상 사는 게 이렇게 빡빡해집니다.
경제는 어디로 향하는 걸까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더밀크는 여러분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의미 없는 헤드라인보다 실제 삶 속의 경제와 투자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크리스 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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