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美 조지아주 경제 일으킨다... EV 배터리 투자 72%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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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4.04.20 15:47 PDT
한국이 美 조지아주 경제 일으킨다... EV 배터리 투자 72% 차지
(출처 : 디자인: 김현지)

[더밀크 애틀랜타] 신재생 에너지 위기 극복 세미나
주애틀랜타총영사관-한미동남부상의-더밀크 공동 개최
SK배터리, 한화큐셀, LG Chem, 조지아파워 등 주요 기업 참가
배터리 기술, 청정 에너지 투자 현황, 전력 인프라 등 고루 다뤄
한국 기업 투자로 1년새 조지아주 일자리는 두 배 늘고 자본 투자 4배 이상 늘어

땡큐, 사우스 코리아! (Thank you, South Korea!)
제니퍼 젤러 조지아파워 전략 솔루션 디렉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4 신재생 에너지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제니퍼 젤러 조지아파워 전략 솔루션 디렉터가 청중들을 향해 이렇게 인사말을 전했다.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을 비롯한 한국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조지아주의 산업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 말이었다.

선심성 코멘트가 아니었다. 젤러 디렉터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이후 조지아주에 투자한 전기차(EV) 공급망 분야의 기업들 중 일자리나 투자 규모 면에서 43개 기업 중 72%에 달하는 31개 기업이 한국 기업으로 조사됐다. 조지아주에서 한국과 한국 기업은 이미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주 경제개발국과 조지아파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EV 공장인 현대 메타플랜트는 56억 달러(약 7조 7224억원)를 투자하고 8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어 현대차와 SK온 합작 배터리 회사가 45억 달러(약 6조 2055억원)를 투자해 3500개 일자리를 만들었고, SK이노베이션이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3029억원)를 투자했으며 2000여개의 일자리도 조성됐다.

젤러 전략 솔루션 디렉터는 "미국 전체적으로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만 전년대비 48%가 늘어난 1780억달러(약 245조 4,62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 러시로 2022년을 기준으로 1년 새 주의 일자리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자본 투자는 4배 이상 늘어났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조지아 주의 경제와 일자리를 늘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조지아텍에서 열린 2024 신재생 에너지 세미나에서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가 미래 배터리 기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권순우 )
미국 남동부의 자동차 및 배터리 공급망 현황 (출처 : 조지아파워,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

조지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위너(Winner)'로 꼽힌다. 조지아는 상위 6개 프로젝트 중 3개를 유치했으며, 사바나 시에 조성되고 있는 현대차 첫 해외 EV 공장은 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 개발 프로젝트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조지아주에 300억 달러(약 41조 3700억원)를 투자해 3만 2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한국과 조지아주와의 경제 교역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2018년~2022년 사바나항의 한국 무역 거래는 47% 급증했다. 한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자동차 무역 규모는 31%를 차지했다. 단순한 파트너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조지아주에 진출한 EV 기업. 노란색으로 표시한 기업이 모두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이다. (출처 : 조지아파워,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

EV 보급 확대? 배터리 가격이 핵심... 나트륨 이온 배터리 등 대안 "에너지 밀도 높여야"

이날 세미나에선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잘 알려진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와 미래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있어서 'EV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 환경당국(EPA) 조사결과, 미국의 지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운송' 부문이 33%로 가장 높았다.

운송 부문에서도 경량 차랑(Light-duty Vehicles)의 탄소 배출 비중이 49%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만약 소형 가솔린 SUV를 EV로 전환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은 48% 가까이 줄어든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EV는 공급망 측면에서도 가장 환경 친화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전동화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 측면에서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Sodium Ion Battery)'에 대한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비용이 저렴하고, 풍부한 나트륨 원자재 등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솔루션이 되고 있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승우 교수는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결국 EV 보급 확대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가 배터리 시장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권순우 )

한편, 조지아 주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한국과 미국 동남부 간의 협력 및 전기 자동차 배터리와 태양광 산업의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는 더밀크(대표 손재권), 애틀랜타 총영사관(총영사 서상표),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회장 김재천)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세미나에는 한국 정부, 현지 상공회의소, 인력개발 기관인 조지아퀵스타트, 조지아 경제개발국 등 미국 동남부 주요 경제 단체들과 SK배터리, 한화큐셀, LG화학, 포스코 AAPC, 슈피리어 에섹스 등 한국 기업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 신재생 에너지와 한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이승훈 조지아 경제개발국 프로젝트 매니저는 주의 클린테크 생태계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클린테크 분야에만 2018년 이후 31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졌다"며 "특히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서 2020년 이래 10개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346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36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상표 애틀랜타 총영사는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한화큐셀, SK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계속되면서 한국과 미국이 공급망과 하이테크 섹터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양국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재천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 회장은 "조지아와 미국 동남부는 한미 경제 동맹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세미나가 기업 및 정부 기관 관계자들 간 현안을 논의하고, 정보 교류의 자리로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서상표 총영사가 최창희 슈피리어 에섹스 CEO에게 상공인의 날 표창장을 전달하고 있다. (출처 :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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