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워칭 실험까지하는 넷플릭스… 있던 ‘규칙’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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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2022.07.04 20:56 PDT
빈지워칭 실험까지하는 넷플릭스… 있던 ‘규칙’도 바꾸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묘한 이야기' 관련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모든 에피소드 전부 동시 공개하던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로 실험 시작
넷플릭스 핵심 정체성이었던 몰아보기에 변화 오나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의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는 TV였다. TV를 사랑한 아버지 덕분이었다. 그의 집에는 전기나 가스가 끊기는 일은 있었어도 케이블 TV가 끊기거나 비디오 대여가 끊기는 일은 없었다. 사란도스의 아버지는 일요일이면 온 가족과 함께 주중에 방송됐던 프로그램 재방송을 몰아서 보곤 했다. 일종의 ‘빈지 워칭(몰아보기)’이었다. 몰아보기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의 몰아보기였던 셈이다.

사란도스는 커서도 몰아보기를 했다. HBO에서 방송한 드라마 ‘소프라노스’를 좋아했는데 HBO는 유료 채널이라 볼 수 없었다. 친구가 몇 회분을 한꺼번에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해서 줬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몇 회분을 다 보고 다음 테이프를 기다리곤 했다. 몰아보기는 이렇게 그의 잠재의식 속에 들어가게 됐다.

그가 처음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풀게 된 건 이런 경험 때문이었다. 다음 회를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기보다는 순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본능에 충실해지자는 의미인 셈이다. 이제 몰아보기는 넷플릭스의 핵심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푸는 건 구독자 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전략일 수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이를 바꿔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 실험은 넷플릭스 최고의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네 번째 시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구독자도 줄고 주가도 떨어지고 있는 넷플릭스로서는 뭐든지 시도해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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