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가 주목한 K푸드·뷰티 스타트업... 혁신으로 美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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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2024.09.04 13:33 PDT
스탠퍼드가 주목한 K푸드·뷰티 스타트업... 혁신으로 美 시장 공략
미국 스탠퍼드대 국내 심포지엄서 연설자로 나선 배우 류수영 (출처 : 더밀크)

미국 스탠퍼드대, 서울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 개최
한국 스타트업, 미국 시장 진출 전략 현지화 및 문화 융합 논의
K-푸드, K-뷰티 성공 사례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갖출 수 있어
'요리에 진심' 배우 류수영 깜짝 등장 "한식, 경쟁력 충분"

지난 9월 3일, 서울 GS 역삼 타워에서 '스탠퍼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Stanford Consumer Innovation Symposium)'이 개최됐다.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전도유망한 한국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스탠퍼드 이노베이션 & 디자인 연구센터(SCIDR, 사이더)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다채로운 연사들의 발표와 네트워킹 세션으로 구성됐다. 스탠퍼드 연구진들과 학생들, 졸업생,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K-푸드 & 뷰티 관련에 종사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해외에 선보일 제품들을 소개하고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 게스트로는 이제는 요리하는 모습이 더 친숙한 배우 류수영이 등장해 세계를 여행하며 요리했던 경험을 나눴다. 그는 지난 4월 스탠퍼드 대학교를 방문해 'K-푸드 강연'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9월 3일, 서울 GS 역삼 타워에서 '스탠퍼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Stanford Consumer Innovation Symposium)'이 개최됐다. (출처 : 더밀크)

미국 시장을 겨냥한 K-푸드의 급부상과 현지화 전략

미국에서 한국 음식과 제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김소형 교수는 한국 제품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강조하며, "한국 제품들이 미국에서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지원하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는 10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뉴웨이브스 인 서울'의 팝업 문화를 활용한 전략을 소개하며, "팝업 행사는 한국에만 있는 고유한 문화다. 팝업 행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젊은 직장인과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전략이 한국의 독특한 문화 요소를 미국 시장에 소개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과 미국을 잇는 글로벌 크로스보더 미디어 '더밀크'의 손재권 대표는 "K-푸드의 성공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불닭볶음면과 같은 제품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그 인기를 입증했다"며, "이제 한국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지화가 성공의 핵심"이라며, 한국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식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 브랜드인데도 탈한국을 해야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며, 전통 음식인 김밥과 같은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를 들었다.

한국과 미국을 잇는 글로벌 크로스보더 미디어 '더밀크'의 손재권 대표. (출처 : 더밀크)

아시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문화적 융합이 중요"

시즌즈 오브 라이프('Seasons of Life)의 나미코 카지와라 CEO는 아시아 소비자 브랜드의 미국 내 성공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아야 한다"며 아시아와 미국의 문화적 요소를 결합한 모던 아시아 브랜드가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기보다는,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카지와라 CEO는 "사람들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며, 제품이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Z세대를 겨냥한 시각적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질감과 소재를 전달하는 사진이 효과적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기보다는,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강연중인 시즌즈 오브 라이프(Seasons of Life)의 나미코 카지와라 CEO (출처 : 더밀크)

핑크퐁, 100억뷰 IP로 성장한 성공 비결

글로벌 키즈 브랜드 '핑크퐁 컴퍼니'의 이승규 공동창업자는 '아기상어'의 성공 비결을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삶에 스며드는 것이다"라며,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설명했다. 핑크퐁은 유튜브 100억 뷰에 빛나는 '아기상어’를 통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 성공은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접근하는 전략의 결과였다.

이 공동창업자는 "가급적 의사 결정을 현지에서 하도록 한다. 현지 전문가들의 참여는 필수적이고, 전방에 있는 장군이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며,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빠른 대응이 성공적인 글로벌 확장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출처 : 더핑크퐁컴퍼니)

이제는 어엿한 셰프, 배우 류수영이 제시하는 한식 혁명

이번 행사에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된 배우 류수영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식의 글로벌화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그는 한식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독립적인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현지인들에게 한식을 소개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재료를 활용한 한식 요리를 통해 현지화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지 재료로 한식을 요리할 때 조리법은 같아도 조금씩 다른 음식이 나오지만, 현지인들이 더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류수영은 미국, 필리핀, 바누아투 등 여러 나라에서 한식을 요리하며 현지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을 실험했다. 그는 "한식 양념이 국제적으로도 유행을 넘어 그 자체로 맛과 효용이 있다"며, 한식이 낯선 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추장과 같은 한식의 고유 양념이 다른 문화권에서도 강력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LA의 유명 호텔에서 고추장을 코리아 칠리 페이스트로 표기하지 않고, 그냥 고추장이라고 적어놨다. 이는 한국 음식이 고유 명사로 통용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배우 류수영은 문화 간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떤 음식이든 섞인 음식은 오래간다"고 말했다. 이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결합된 한식이 그 자체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우 류수영은 "현지화 과정을 통해 한식이 낯선 음식이 아닌 친근한 음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하며, 한식의 글로벌 확장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문화를 통해 음식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문화와 음식은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K컬쳐의 인기가 사그라들어도 K푸드는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배우 류수영)

혁신적인 한국 스타트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

미국 진출에 나선 한국 스타트업들 (출처 : 스탠포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

이번 심포지엄의 하이라이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피칭 세션이었다. 화장품, 무알코올 주류, 식물성 콜라겐, 수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제품과 비전을 소개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 멜릭서: 비건 화장품 브랜드. 채식이 미국에서 전체적 라이프 스타일로 퍼져나간다는 생각에 창업했다. 멜릭서의 립제품은 미국 아마존에서 립버터 카테고리 1위를 달성했고, 전 세계 11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 뷰티 시장을 공략해 자연친화적이고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 뉴룩: 무알콜 주류 시장을 겨냥한 혁신적인 음료 브랜드로,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국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다. 성장하는 웰니스 주류 시장과 한류 트렌드를 레버리지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 로가: 식물성 콜라겐을 기반으로 한 건강 보조 식품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 "모두가 섭취할 수 있는 콜라겐을 건강한 환경에서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탄생했다.

  • 에이슬립: 최신 수면 기술을 활용한 제품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하려는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오픈AI와 함께 올해 4분기 세계 최초로 AI 수면비서를 출시한다.

  • 달롤: "밀가루 없이도 맛있는 빵과 디저트를 먹을 수 없을까?"라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인공첨가물 없이 국내산 쌀 고유의 성질을 응용한 글루텐프리 베이킹 푸드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오니스트: "진정한 아름다움은 건강함에서 온다"를 모토로 천연 성분과 투명한 원료 사용을 강조하는 뷰티 브랜드다. 미국 시장에서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뷰티 트렌드 선도를 꿈꾼다.

  • 다름: 자연 성분으로 트러블을 치료하는 뷰티 제품을 생산한다. 자연스러운 패키징이 주를 이루는 비건 제품들 사이에서 톡톡 튀는 색깔과 이미지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 이코니크: 먹는 것도 나를 표현하는 것의 일부로 여기는 Z세대를 겨냥한 '하루단백바'로 글로벌 웰니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 '스탠퍼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행사였다. 참석자들은 현지화, 문화적 융합, 브랜드 정체성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얻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한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다.

지난 9월 3일, 서울 GS 역삼 타워에서 열린 '스탠퍼드 컨슈머 이노베이션 심포지엄(Stanford Consumer Innovation Symposium)'에서 네트워킹하는 참가자들.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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