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2028년 AI 칩 매출 9배”... UA링크 합류할까
삼성 파운드리 포럼서 AI 제품 관련 청사진·로드맵 제시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 기술 강조... 2나노 공정에도 적용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중요”
메모리·AVP와 원팀 협력... AI 솔루션 턴키 서비스 제공
삼성전자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에서 AI 제품 관련 매출 청사진 및 로드맵(roadmap, 계획)을 제시했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VP, 사업개발팀장)는 이날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 “2028년 AI 칩 관련 매출이 지난해 대비 9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AI 칩 관련 매출은 작년 대비 1.8배로 늘어나고, 고객 수 역시 올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AI 칩 관련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고대역 메모리 적층을 위한 ‘첨단 패키지(Advanced Package)’ 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며 이런 점 때문에 고객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을 언제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인동 메모리 사업부 상무는 “현재 협력 중이나 고객과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현재 삼성잔자는 HBM 5세대 제품 ‘HBM3E’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한편 ‘반(反)엔비디아 연합’으로 불리는 울트라 가속기 링크(Ultra Accelerator Link·UA링크) 그룹에 삼성전자가 참여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UA링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와 인텔, AMD,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시스코 등이 참여해 추진 중인 새로운 데이터 전송 링크다.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 강력한 연산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칩과 칩을 연결, 대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앞세워 AI 가속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자체 데이터 전송 솔루션 ‘NV링크(NVLink)’를 개발, 다양한 자사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는 이유다.
송 상무는 “(칩 간의) 상호연결은 매우 중요하다”며 “UA링크(UALink) 그룹의 표준화 시도가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도)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AI 업계에서는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이 뭉쳐 UA링크 표준 구축에 나선 것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파운드리 및 메모리 부문 강자 삼성이 향후 UA링크 진영에 합류한다면 새로운 표준에 더 힘이 실릴 수 있을 전망이다.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 기술 강조... 2나노 공정에도 적용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AI 혁명 지원(Empowering the AI Revolution)’을 주제로 삼성의 다양한 시도, 계획을 공유했다. 고객의 AI 아이디어 구현을 위해 삼성전자의 최선단 파운드리 기술은 물론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Advanced Package) 분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를 중심으로 모든 기술이 혁명적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라며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GAA(Gate All Around)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 소비로도 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광학 소자 기술 등 AI 시대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One Stop)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최초로 적용, 2022년부터 양산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 2세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또 GAA를 2나노 공정에도 지속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파운드리 포럼은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 부문 미주총괄(DSA) 사옥에서 개최됐다. 르네 하스 Arm CEO, 조나단 로스 그로크(Groq) CEO 등 업계 주요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삼성전자의 기술과 사업 현황뿐 아니라 30여 개 파트너사가 마련한 부스를 통해 다양한 반도체 기술과 솔루션, 협력 방안을 활발하게 공유했다.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팹리스 수요 적극 지원”
삼성전자는 반도체 응용처가 확대되며 다변화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AI와 HPC, 전장, 엣지컴퓨팅 등 주요 응용처별 특화 공정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기존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에서 SF2Z, SF4U를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BSPDN 후면전력공급 기술(Back Side Power Delivery Network)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을 2027년까지 준비할 계획이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SF2Z는 기존 2나노 공정 대비 PPA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류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압강하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PPA는 소비전력, 성능, 면적의 약자로 공정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3가지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에 발표한 또 다른 신규 공정인 4나노 SF4U는 기존 4나노 공정 대비 광학적 축소(optical shrink)를 통해 PPA 경쟁력이 추가 향상되며 2025년 양산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7년 1.4 나노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목표한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욘드 무어(Beyond Moore)’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소재와 구조의 혁신을 통해 1.4 나노를 넘어 미래 기술 혁신을 주도한다는 목표다.
메모리·AVP와 원팀 협력... AI 솔루션 턴키 서비스 제공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 지 사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AI 시대에 필요한 사양과 고객의 요구 에 맞춘 커스텀 솔루션 제공을 위한 협력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세 개 사업 분야간 협력을 통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여 고객의 공급망을 단순화하는 데 기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제품의 시장 출시를 가속화한다.
삼성의 통합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팹리스 고객은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사용할 경우 대비 칩 개발부터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
2027년에는 AI 솔루션에 광학 소자까지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측은 “AI 시대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원스톱 AI 솔루션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AI향 선단 기술부터 8인치 기술까지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파운드리 사업부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과 응용처별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AI 분야에서 고객 협력을 강화, 올해 AI 제품 수주 규모가 작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고도 강조했다.
8인치 파운드리와 성숙 공정에서도 PPA와 가격경쟁력을 개선한 공정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오는 13일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4’를 개최한다. 올해 주제는 ‘AI: Exploring Possibilities and Future’이며 파트너사들과 AI 시대 고객 맞춤형 기술과 솔루션을 함께 공유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이크 엘로우 지멘스(Siemens) CEO, 빌 은 AMD VP, 데이비드 라조브스키 셀레스티얼AI CEO 등이 참석해 AI 시대에 요구되는 칩과 시스템 설계 기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작년 출범한 첨단 패키지 협의체인 MDI 얼라이언스(Multi Die Integration Alliance)의 첫 워크숍도 진행된다. 삼성전자와 MDI 파트너사들은 이번 워크숍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등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2.5D와 3D 반도체 설계에 대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