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D

신발 업체 올버즈(All birds)의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과 조이 즈윌린저는 고민에 빠졌다. 재활용 재료로 신발끈을 만들고 싶었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제조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이용해 신발끈을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문제는 이 방식을 이용하면 보통 신발끈 만드는 비용의 2배가 든다는 점이었다.두 창업자는 회의를 소집했다. 제품 팀과 마케팅 팀, CFO까지 모두 참여하는 회의였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안된다’,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로 신발을 만들기로 했으니 비용이 조금 더 들어도 밀고 나가야 한다’의 두 가지 의견의 대립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심각한 토론이 이뤄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회의는 1분도 안돼서 끝났다. 모두가, 심지어 CFO까지도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신발끈은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사용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2배의 비용은 이들에게 아무 것도 아닌 셈이었다. 즈윌린저는 “올버즈는 비전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합의된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노 울로 시작한 올버즈는 재활용 플라스틱과 유칼립투스 나무, 사탕수수 등 친환경적인 소재를 계속 늘려 나가고 있다.올버즈가 처음부터 이렇게 친환경적인 소재로 신발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다. 원래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신발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창업이 대개 그러하듯 중간에 많은 게 바뀌었다.뉴질랜드 출신의 축구선수 브라운과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사업가 즈윌린저는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공식 슈즈’로 불리는 친환경 신발 올버즈를 만들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