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만든 '완벽주의'가 독 됐다... 생성AI 경쟁에서 밀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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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6.09 06:48 PDT
애플을 만든 '완벽주의'가 독 됐다... 생성AI 경쟁에서 밀린 이유
팀 쿡 애플 CEO가 등장한 애플뮤직 슈퍼볼 광고. (출처 : 애플뮤직 유튜브 캡처)

[인뎁스 테크 브리핑] 애플은 왜 AI에서 뒤쳐졌나
애플의 강점 완벽주의∙비밀주의, AI 환경선 독 됐다.
AI 연구와 개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생성AI 시대에 배치 돼
고객 데이터 수집에 엄격함이 오히려 생성AI 발전에 저해
하드웨어 중심 문화인 한국에 주는 시사점 크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24를 개최합니다. iOS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이슈는 '오픈AI'와의 협업 발표입니다. 올해는 최근 2~3년 사이 '업데이트' 발표만 있었던 WWDC에 비해 다시 관심을 끌며, 애플은 모바일 이후 AI 중심우로 변하고 있는 시장에 초거대 언어 모델(LLM) 등 생성AI를 스스로 개발하지 않고 '협업'하려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플은 AI 연구와 개발에 대해 폐쇄적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AI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내부 HR 관리 문제도 있었으며, 이에 따라 AI팀 내부의 균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번 WWDC2024에서는 생성형 AI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운영체제 'iOS 18'이 공개될 예정이며, 애플은 오픈AI와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TheMiilk AI 요약 by Goover]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회의 (WWDC) 2024를 개최합니다. iOS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이슈는 '오픈AI'와의 협업 발표입니다. 올해는 최근 2~3년 사이 '업데이트' 발표만 있었던 WWDC에 비해 다시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 애플 WWDC2024 관전 포인트 셋

애플은 모바일 이후 AI 중심우로 변하고 있는 시장에 눈에 띄는 상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시리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올해 2월 출시된 애플의 '비전 프로'에는 사람의 시선을 추적하는 AI 기술이 도입됐지만,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준은 아니었죠.

오픈AI와의 협업 발표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왜 '자금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인 애플이 스타트업도 개발해서 내놓는 초거대 언어 모델(LLM) 등 생성AI를 스스로 개발하지 않고 '협업'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입니다. 왜 애플은 생성AI 분야에서 뒤쳐져 있는가란 것이죠.

애플을 성공으로 이끈 완벽, 비밀주의가 AI 시대 독 됐다

WWDC2024 초대장 (출처 : 애플 )

애플이 AI경쟁에서 뒤쳐진 대표적인 이유로 AI 연구와 개발에 대해 폐쇄적 접근 방식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1. AI 연구와 개발에 대한 접근 방식

애플은 태생부터 독자적이고 배타적인 iOS 생태계를 유지했습니다. 완벽한 보안과 사용자 경험을 통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겠다는 정책이었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맥북 등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갖춘 하드웨어 판매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판매가 핵심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공 방정식은 AI 연구와 개발에서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협력하는데 독이 됐습니다.

구글과 오픈AI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AI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 AI 분야에 '왕좌'의 자리를 다투고 있습니다.

구글은 AI를 통해 검색, 광고,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데 집중했고 오픈AI는 AI 연구 자체를 목표로 하는 조직으로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오픈AI는 AI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이를 통해 학문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구글의 텐서플로(TensorFlow)와 같은 오픈소스 AI 툴은 AI 연구와 개발의 표준이 됐습니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개발자 생태계에서는 폐쇄적이었지만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를 인수하는 등 개발자에게 호의적 메시지를 보내, 개방적 개발자 생태계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며 빠르게 태세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자세는 오픈AI에 투자하고 협력하는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며 데이터 수집에 제한적이기 때문에, AI 모델의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에 제한을 주고 있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AI 연구 결과 발표 활동이 적습니다. 폐쇄적 문화 때문이죠.

2. 완벽주의 비밀주의 문화

이 같은 애플의 완벽·비밀주의 문화는 AI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이 됐습니다.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일찍이 시리를 개선하는 한편 자사의 제품군에 AI 기술을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AI 개발 과정에서 강박적으로 사용자 보안 및 완벽주의에 매달렸습니다.

과거 애플에서 시리의 자연어 엔진 개발을 담당한 기술자였던 비니트 코슬라 워싱턴포스트(WP)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애플은 자사 AI모델이 보안 부분에서 매우 민감하게 작동하길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페드로 도밍고스 워싱턴대학교 컴퓨터 과학·공학 명예교수는 WSJ에 “AI에 100% 정확도란 없다”면서 "애플의 방식은 이러한 현실과 양립할 수 없다. 그들은 무엇이든 완벽하다고 느끼기 전에는 출시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죠.

WWDC2022는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렸다. 미디어와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다만 이벤트를 밖에서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출처 : 애플)

3. HR 문제

내부 인적자원(HR) 관리 문제도 있었습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구글 기술 임원 출신인 존 지아난드레아를 AI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해 시리를 개선하는 작업을 맡겼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아난드레아는 애플 개발 부서들이 파편적으로 연구하던 AI를 자신의 지휘 아래 통합하려 했으며 이를 위해 구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채용했죠.

그러나 지아난드레아의 구글식 AI팀은 마감 기한을 엄격하게 지키는 애플의 사내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팀 내부는 균열했고,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미지 및 영상 인식 AI 개발을 위해 별도의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아난드레아의 AI팀이 시설 면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팀은 경쟁자들에 비해 AI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연구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죠.

이제 시장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애플의 2024년 세계개발자회의(WWDC24)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새로운 운영체제 'iOS 18'을 공개할 예정이며 해당 체재에 생성형 AI 기능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WSJ는 애플이 시리 개선에 외부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다며 오픈AI와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눈 앞 이익에 급급하고 장기 연구 등한시한 후과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 폐쇄적 생태계를 갖춘 애플이 AI 시대에 뒤쳐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줍니다. 한국의 산업 및 기업이 AI 시대를 세계적으로 선도하지 못하는 이유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은 전통적으로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어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글로벌 협력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압니다.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숙련된 인재가 부족하고 외국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연구개발 하는 것도 드물죠.

삼성전자 등이 반도체를 제외하고 해외 AI 저널 등에 AI 논문을 공격적으로 발표하고 인용되는 수가 드물다는 점이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은 주요 학술지에 게재되는 기초 AI 연구를 주도하기보다는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응용 AI'에 더 집중하고 있죠.

이윤에 민감한 기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구글, MS, 메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응용 뿐 아니라 기초 AI 연구에도 오히려 대학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보면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3년간 AI 분야 논문 톱 100의 인용 점유율. 국가별로 분류한 수치. 미국이 압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은 인용 점유율 면에서 미국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zeta-alpha.com/post/must-read-the-100-most-cited-ai-papers-in-2022)

한국 특유의 개인정보 보호법 등의 규제로 인해 데이터 활용이 제한된다는 점도 문제로 인식됩니다. '모 아니면 도'식의 법 체계가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간의 균형을 맞추기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조직별로 AI 관련 논문 출원수. 구글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칭화대의 약진이 놀랍다. 전체적으로 데이터가 많은 기업들이 대학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 https://www.zeta-alpha.com/post/must-read-the-100-most-cited-ai-papers-in-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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