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글로벌 위기 해결” 존 켈리 CES 부사장 겸 쇼디렉터

존 켈리(John T. Kelley) CES 부사장 겸 쇼 디렉터는 더밀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기술 기반 혁신과 협업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공급망 붕괴, 기후 위기, 식량 및 물 부족 등 전 지구적 문제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CES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켈리 부사장은 세계 최대 테크쇼 CES의 주최기관인 CTA에서 만 15년 동안 일하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이끌어온 기술·산업 및 MICE업계 전문가다. 2022년부터는 ‘쇼 디렉터(Acting Show Director)’ 역할을 맡아 컨퍼런스·전시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켈리 부사장은 CES2023의 메인 주제(theme)를 ‘모두를 위한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 for All, H4SA)’로 잡고, 기술이 전 세계 휴먼 시큐리티를 발전시키는 데 얼마나 중대한 역할을 하는지 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휴먼 시큐리티란 식량, 의료 접근성, 소득, 환경 보호, 개인 안전, 지역사회, 정치적 자유 등 개개인이 겪을 수 있는 경험과 관련한 모든 시큐리티 이슈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CTA는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orld Academy of Art and Science, WAAS)와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CES2023 기간 동안 혁신상 쇼케이스 내에 HS4A 부스를 별도 설치해 관련 제품을 전시하고, 인식 제고 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ESG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가 강조됐으나 이번 CES2023에서 한층 더 부각되는 셈이다. 

HS4A 외에 CES2023에서 주목할 만한 주요 산업·전시는 어떤 게 있을까? 한국,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얼마나 참여할까? CES를 넘어 2023년에 떠오를 글로벌 주요 기술 & 산업 트렌드는 무엇일까? 켈리 부사장에게 CES2023과 트렌드, 글로벌 기술 산업의 미래를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CES2023의 메인 주제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CES 2023은 기술이 글로벌 위기 상황을 혁신과 협업으로 타개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CES에서는 ‘휴먼 시큐리티’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엔의 노력을 지지하고자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orld Academy of Art and Science, WAAS)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휴먼 시큐리티는 개인을 위한 복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식량, 의료 접근성, 소득, 환경 보호, 개인 안전, 지역사회 안보, 정치적 자유 등 개개인의 일생 경험과 관련된 안보를 나열한 개념이다.

CES 2023에서는 기술이 전 세계 휴먼 시큐리티를 발전시키는 데 얼마나 중대한 역할을 하는지 제시할 예정이다. ‘모두를 위한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 for All, H4SA)’는 컨퍼런스 프로그램부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 기술, 제품 전시 등 행사 전반을 아우르는 테마가 될 것이다. 

CES2023 전시 참가 기업, 등록 참가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CES2023 개막을 앞둔 지금 이 시점에서 벌써 포스트 팬데믹 행사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CES2023이 오늘 개막한다고 가정했을 때 CES2022 대비 50% 이상 확대된 규모로 진행되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행사장 규모는 2백만 sqft·스퀘어피트(약 18만6000m2·제곱미터)로, 1000여 개의 신규 참관사 포함, 2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현장 참가자 수는 약 십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1가량은 해외에서 참가하는 분들이다. 

한국 기업 비중은? 중국 기업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한국은 가장 중요한 전시 참여 국가 중 하나다. 현재까지 150여 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삼성, SK, LG전자 등 353개 기업이 전시 등록을 마쳤다. 한국은 또 글로벌 테크 업계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새롭고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의 방역 정책, 국제선 항공편 제한을 고려했을 때 CES2023에서 중국 기업의 참여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절대적 숫자는 많다. 12월 2일 기준으로 475개의 중국 기업이 전시 등록을 마쳤다. 하이센스 비주얼 테크놀로지(Hisense Visual Technology), 아우텔 로보틱스(Autel Robotics), 다빈치 테크놀로지(Davinci Technology) 등이 대표적이다. 

CES2023에서 참여 및 전시 규모가 가장 크게 성장한 산업 분야는? 

자동차(Automotive) 분야 전시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오토모티브 분야 전시가 주로 진행되는 웨스트홀은 약 300개의 참관사가 전시 등록을 마쳐 매진됐다. 웨스트홀의 전시는 CES2022 대비 25% 확대된 규모로 진행되며 자율주행 기술, EV(전기차), 퍼스널 모빌리티 디바이스 등 최신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세계 최대 글로벌 오토쇼로 CES2023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최근 몇 년 새 소비자들 사이에서 직접 건강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CES에서는 디지털 헬스 혁신 사례 및 브랜드를 소개, 헬스케어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디지털 치료, 멘탈 웰니스(정신 건강 증진), 우먼 헬스 테크, 원격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된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디지털 헬스 스튜디오(Digital Health Studio)를 행사장에 선보이고 오늘날 가장 시급한 건강 문제와 건강의 미래에 관해 전시할 예정이다. 

2023년 글로벌 주요 기술 & 산업 트렌드를 제시해 준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CES2023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애보트(Abbott), 에이슬립(Asleep), 오므론헬스케어(Omron healthcare) 등이 혁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모빌리티 역시 CES2023에서 선보일 주요 트렌드 중 하나다. BMW, GM, 스텔란티스(Stellantis),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폭스바겐(Volkswagen), 웨이모(Waymo) 등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들이 참여한다. 글로벌 기업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앞다투어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으므로 전기차도 현장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지속가능성’ 또한 수백 개의 전시를 아우르는 주제다. 존디어(John Deere)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여러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로 어떻게 에너지 보존, 전력 생산량 증대, 식량난 해소, 지속가능한 농업 시스템 구축, 자연재해 복구, 스마트시티 조성, 깨끗한 물 접근 지원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 산업은 몰입형 가상 세계를 통해 협업 분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대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게임, 헬스케어 등 여러 영역에서 메타버스의 활용 가능성,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웹3도 중요한 전시 부문 중 하나로 선정했다. 참가자들은 웹3 관련 전시에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웹3는 블록체인 기술로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촉발, 인터넷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CES2023에서는 암호화폐, NFT(대체불가토큰), 블록체인 등 혁신을 낳는 다양한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메타(Meta), SK, 인천국제공항 등이 메타버스 및 암호화폐 관련 기술을 활용,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혁신에 관해 보여줄 예정이다. 

코인데스크(CoinDesk) 주도로 ‘CES 웹3 스튜디오(Web3 Studio)’를 마련해 반나절 동안 웹3 컨퍼런스도 진행한다. 웹3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의 인터뷰, CES에서 발표되는 최신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뉴스와 혁신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가 진행하는 대담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전시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행사장이자 늘 참가자들에게 둘러보라고 권유하는 장소는 스타트업 허브인 ‘유레카파크(Eureka Park)’다. CES2023 유레카파크에는 한국, 프랑스, 네덜란드, 콩고, 일본,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전시에 참여한다.

CES는 여러 위기를 잘 극복하고 세계 최대 테크쇼로서 꾸준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코로나19는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근무, 디지털 결제 등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촉진했다. CES2023의 주요 과제는 CES2022에서 선보인 혁신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대면 소통의 효용, CES에서 펼칠 수 있는 비즈니스 영향력을 잘 알고 있다. CES2022 때도 참관객들의 참여 자체는 줄었으나, 새로운 혁신 기술은 넘쳤다. CES는 늘 삶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작동해왔다. 

CES 참여 성공 사례로 소개해 주실 만한 일화가 있다면. 

CES는 50년 넘게 진행돼온 영향력 있는 행사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다. GM, 엔비디아(NVIDIA), 소니(Sony), 삼성 등 CES 기조연설을 맡은 기업들은 CES 발표 직후 주가가 오르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유레카파크 설립 이래 현재까지 투자자들이 유레카파크에 전시된 스타트업을 보고 투자한 금액은 총 100억 달러가 넘는다. CES2019 때 데뷔한 스마트 도어벨 업체 ‘링(Ring)’은 아마존에 인수돼 현재 기업가치가 12억달러에 달한다. CES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한 코로나 예방 프로토콜이 있나.

참관사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비즈니스 업무를 할 수 있도록 CES2023 행사장에 터치리스(touchless·비접촉) 전시 공간을 구축했다. CES2023의 모든 전시 공간에서는 실내 환기 설비 확대, 손 소독제 비치, 전시장 문 앞 직원 배치, 터치리스 공공시설 구축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할 예정이다. 

행사장에는 신속항원 검사장도 마련된다. 참가자들은 CES 전시 현장의 지정된 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코로나19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길 원하는 참가자들에게는 고품질의 마스크를 제공할 예정이다. CES2023 참가자 및 참관사는 CES 웹사이트에서 최신 방역지침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