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구조적'이란 것을 깨닫는데 1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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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주 2022.09.06 23:11 PDT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이란 것을 깨닫는데 1년이 걸렸다
(출처 : Gettyimages, 그래픽: 장혜지)

[더밀크오리지널 : 파워 오브 파월 #13]
파월 연준의장의 잭슨홀 연설에선 하지 않은 말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파월이 양적긴축을 성공시키려면 시장이 절대 금리인하가 없을거라고 확신해야 합니다
파월과 바이든과 옐런 트리오는 포스트 인플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스토리 열세번째 이야기는, 파월이 주도권을 되찾은 순간입니다

46번.

2022년 8월 26일 '잭슨홀' 연설의 바로 이 대목에서부터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난사하기 시작한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6번이나 썼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 이후 1주일만에 글로벌 주식 시장에선 시가총액이 4조9000억 달러 증발했다.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한번에 1000억 달러씩 사라진 셈이다.

정확하게 1년 전엔 정반대였다.

파월은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소비자 물가 지수와 근원 물가지수가 4%대로 올라왔다는 건 인정하면서도 에너지와 내구제와 서비스 일부 품목의 일시적 상승 탓으로 돌렸다.

그래서 불과 1년만에 파월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

1년 전엔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고 했었다.

이번엔 인플레이션이야말로 진짜 인플레이션이라걸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파월 의장 스스로 2022년의 인플레이션을 1970년대 그레이트 인플레이션과 비교했다는 사실 자체가 극적인 변화였다.

사실 2021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이 제시한 근거 가운데 가장 주목 받았던 부분은 지난 25년 동안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한 대목이었다.

파월은 기술 발전과 세계화가 디스인플레이션의 강한 힘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발전이란 이른바 '아마존 이팩트'처럼 유통 기술 혁신이 전반적인 물가 하락을 이끌어내는 기술적 물가 하락을 말한다.

세계화란 미국이 아시아에서 생산된 품질 좋은 저렴한 내구제 소비를 누려왔다는 뜻이다.

당시 파월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중요한 근거였다.

2022년 8월의 잭슨홀 연설에선 이런 이야기는 쏙 빠졌다.

연설에선 어떤 부분은 하지 않은 이야기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파월은 2가지 디스인플레이션의 힘(세계화와 기술혁신)은 분명하고 빠르게 와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란 얘기다.

파월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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