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픈 모델 ‘키미 K3’ 프런티어 AI 진입했다… 토큰 경제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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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7.16 14:57 PDT
중국 오픈 모델 ‘키미 K3’ 프런티어 AI 진입했다… 토큰 경제 대전환
문샷 AI가 공개한 강력한 성능의 AI 모델 '키미 K3' (출처 : Moonshot AI, 편집=ChatGPT Images)

문샷 AI, WAIC 2026 개막 맞춰 ‘키미 K3’ 공개
‘프런티어 AI’급 벤치마크… 미국 따라잡았다 ‘페이블 5·GPT-5.6 육박’
‘2.8조 파라미터’ 오픈 소스 최대… 아키텍처도 개선
오픈웨이트 확산의 산업적 파장… ‘스마트 라우팅’의 부상
더밀크의 시각: 프런티어 AI 경쟁 축이 바뀐다

중국 스타트업 문샷 AI(Moonshot AI)가 새 AI 모델 ‘키미 K3(Kimi K3)’를 공개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WAIC 2026 개막 직전인 16일 정식 공개와 동시에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에 등재되며 단숨에 AI 업계 최고 화제로 떠올랐다. 

AI 모델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분석한 지능 지수(Intelligence Index)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60점), 오픈AI의 GPT-5.6 솔(59점)에 이어 57점으로 3위에 오르며 강력한 성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클로드 페이블 5, GPT-5.6은 미국 정부가 한때 외국인의 사용을 제한했을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AI 모델이다. 미국 프런티어(frontier, 최첨단) AI 연구소가 유료로 제공하는 최고 성능 모델과 대등한 수준의 모델을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는 오픈웨이트(Open-weights, 공개 가중치)로 풀었다는 점에서 토큰(token, AI가 생성·처리하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 경제 차원의 거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키미 K3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능 지수 평가에서 3위를 기록했다. (출처 : Artificial Analysis, 편집=ChatGPT Images)

‘프런티어 AI’급 벤치마크… 미국 거의 따라잡았다

키미 K3는 문샷 AI가 개발한 초대형 오픈웨이트 멀티모달 추론 모델이다. API로 사용할 경우 입력 토큰 100만 달러당 3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15달러의 가격에 104만8576토큰(약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를 지원한다. 

문샷 AI는 자사 기술 문서에서 “평가에서 키미 K3는 프런티어급 성능을 보였다. 테스트한 모델 가운데 종합 지능 순위는 클로드 페이블5와 GPT-5.6 솔에만 뒤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외부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표를 인용하며 44개 직업·9개 산업의 실제 업무 과제로 구성된 ‘GDPval-AA v2’에서 1687점을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인간 전문가의 실제 작업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다. 클로드 페이블 5·GPT-5.6 솔에는 뒤졌지만 1600점을 받은 클로드 오퍼스 4.8보다는 앞섰다.

장시간 에이전트(agent, 대리인)형 지식노동 능력을 측정하는 비공개 벤치마크 ‘AA-브리프케이스’에서는 1527점을 기록, 페이블 5 맥스에만 뒤지고 GPT-5.6 솔(1495점)을 오히려 능가했다. 정보탐색형 과제인 브라우즈컴프(BrowseComp) 점수는 단일 에이전트 기준 91.2점으로, 컨텍스트 압축 등 별도 처리 없이 100만 토큰 윈도를 그대로 활용해 최고 성능을 냈다. 

온라인 익스피리언스 벤치(Online Exp Bench, 75.5점), 덱-벤치(DECK-Bench, 73.5점), 파이낸스-벤치(Finance-Bench, 62.6점) 역시 클로드 오퍼스 4.8과 GPT-5.5를 앞섰다. 문샷 AI는 키미 K3의 또 다른 특징으로 3D 추론과 코딩, 시각 이해 능력을 결합했다는 점도 꼽았다. 개념과 이미지, 영상을 조작 가능한 인터랙티브 결과물로 바꿔낼 수 있으며 코드와 실시간 스크린샷 사이를 매끄럽게 오가는 ‘비전 인 더 루프(vision in the loop)’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키미 K3와 주요 AI 모델의 코딩 성능 비교 (출처 : Moonshot AI)

‘2.8조 파라미터’ 오픈 소스 최대… 아키텍처도 개선

지금까지 공개된 오픈소스 모델 중 최대 규모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샷 AI에 따르면 키미 K3는 총 2.8조 개 파라미터(Parameters, 매개변수)를 갖춘 혼합전문가(MoE) 모델로 개발됐다. 

규모 면에서 딥시크 V4-프로의 1.6조 개, 샤오미(1.02조 개), 즈푸AI(Z.ai, 7440억 개)를 크게 웃돈다. 1조 파라미터의 키미 K2에서 시작해 K2.5, K2.6, K2.7로 이어진 확장이 K3에서 큰 폭의 도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아키텍처도 개선됐다. 문샷 AI는 X 공식 계정을 통해 “키미 K3는 ‘키미 델타 어텐션(Kimi Delta Attention·KDA)’과 ‘어텐션 레지듀얼(Attention Residuals·AttnRes)’이라는 두 가지 아키텍처 개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두 기법이 시퀀스 길이와 모델 깊이 전반에 걸쳐 정보가 흐르는 방식을 개선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혼합전문가(MoE)의 희소성을 끌어올려 ‘스테이블 레이턴트MoE(Stable LatentMoE)’ 프레임워크와 결합했을 때 896개 전문가 가운데 16개만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정제된 학습 방식과 데이터 구성 개선은 K2 대비 약 2.5배의 전체 확장 효율 개선으로 이어졌다. 컴퓨팅 자원을 지능으로 전환하는 효율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API 사용 시 지불하는 100만 토큰당 입력 3달러·출력 15달러, 캐시 0.3달러라는 가격 역시 경쟁력을 갖췄다.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치고는 높은 수준이지만, 프런티어 AI급 성능에 근접했기 때문에 가격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 Shutterstock)

시진핑 첫 WAIC 기조연설과 겹친 타이밍

문샷 AI의 키미 K3 공개 시점은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맡은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직전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17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에서 WAIC 2026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강력한 AI 모델,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 기술과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중국의 정책 방향이 논의될 전망이다. 

👉시진핑 나서는 WAIC 2026… 더밀크, 중국 AI의 실체를 파헤친다

2018년 WAIC 출범 이후 시 주석이 WAIC 현장에 참석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 2024·2025년 개막식에는 리창 총리가 참석했는데, 올해 행사 규모와 격을 높인 것이다. 

국가주석이 직접 AI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AI 패권 경쟁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는 중국 AI 모델이 미국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는 흐름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스탠퍼드대학은 지난 3월 ‘2026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미·중 선두 모델 간 성능 격차가 2.7%포인트로 좁혀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키미 K3 발표로 사실상 격차가 사라졌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코인베이스의 AI 지출 vs 토큰 사용량 (출처 : 브라이언 암스트롱 X)

오픈웨이트 확산의 산업적 파장… ‘스마트 라우팅’의 부상

미국이 주도하는 폐쇄형 모델과 중국이 주도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의 근본적 차이는 접근성이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개발자가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수정·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폐쇄형 API에 의존하지 않는 대안이 된다. 이런 배경에서 프론티어 AI 모델급 성능을 갖춘 키미 K3의 등장은 AI 랩에 비용을 지불하고 폐쇄형 모델을 사용하는 업계의 관행을 흔들 수 있다. 

고성능 오픈웨이트 모델의 등장은 이미 기업 현장의 비용 전략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코인베이스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자사 12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즈푸AI의 GLM-5.2, 문샷 AI의 키미 K2.7 코드, 두 개의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로 라우팅해 AI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내부에서 AI 사용량을 억제하지 않고도 오픈웨이트 모델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스마트 라우팅, 캐싱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관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코인베이스는 어떻게 AI 비용을 50% 낮췄나?

물론 이런 전략에는 보안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코인베이스는 데이터 보안 문제를 고려해 즈푸·문샷의 API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가중치를 자체 서버에 내려받아 구동하는 ‘자체 호스팅’ 방식으로 이런 데이터 이전 위험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코인베이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예르모 라우흐 버셀(Vercel)의 최고경영자도 하루 1조 개 이상의 토큰을 여러 모델에 걸쳐 라우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일 AI 공급사에 의존하는 전략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라우터 전략은 2028년까지 선도 AI 기업의 70%가 단일 공급사가 아닌 복수 모델을 활용할 것이라는 IDC의 전망과도 일치한다. AI 토큰 소비량이 2030년까지 24배 늘어 월 120조 개에 이를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추정 역시 이런 토큰 경제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고성능 오픈웨이트 모델이 새롭게 출현할수록 라우팅 전략의 실효성과 매력이 커지고, 토큰 소비량 역시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AI가 인프라가 되면서 토큰 이코노미라 부르는 경제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더밀크의 시각: 프런티어 AI 경쟁 축이 바뀐다

키미 K3의 등장은 프런티어 AI 경쟁의 축이 ‘누가 가장 강한 모델을 만드는가’에서 ‘누가 그 성능을 얼마나 싼 값에, 어떤 접근 조건으로 시장에 풀어놓는가’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수출 통제로 최상위 모델의 해외 접근을 관리하는 사이 중국은 오픈웨이트 확산을 소프트파워 전략으로 활용해 왔다. 

그 결과 허깅페이스 기준 최근 1년간 중국산 오픈 소스 모델의 다운로드 비중이 41%로 미국산(36.5%)을 이미 앞질렀다. 오픈라우터에서의 오픈 소스 토큰 비중 역시 1월 34%에서 6월 65%로 급증했다. 

다만 최근 중국도 자국 최상위 모델의 유출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완전 개방 대 완전 폐쇄’로 사안을 바라봐선 안 된다. 글로벌 표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각국이 저마다 유리한 지점에서 개방과 통제의 경계선을 조정하는 다극적 경쟁 구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경우 국방·공공·금융·제조 등 데이터 보안이 중요해 외산 AI의 진입이 어려운 영역에서 통제 가능한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쪽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AI 모델 활용은 반도체 설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도 이를 함께 논의해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을 업무에 도입할 경우 코인베이스 사례처럼 API 직접 호출이 아닌 자체 호스팅 방식을 택해 데이터의 중국 서버 이전, 노출을 최소화하는 실무 원칙을 세워야 한다. 

키미 K3처럼 성능이 근접한 오픈웨이트 모델이 계속 등장하는 한 ‘어떤 특정 모델을 쓰느냐’가 아니라 ‘작업 성격별로 모델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디에 데이터를 남기지 않을 것인가’를 설계하는 역량이 국내 기업의 AI 비용·보안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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