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란 무엇인가? 누가 친구인가? ... 기술이 바꾼 관계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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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2.03 18:16 PDT
우정이란 무엇인가? 누가 친구인가? ... 기술이 바꾼 관계의 개념
(출처 : shutterstock)

[테크브리핑]
①차기 미∙중 기술분쟁 격전지는 AR?
②미디어 위기 계속…더메신저 7개월만 ‘손절’ 의미는?
③우정이란 무엇인가? 기술이 바꾼 친구의 개념

차기 미∙중 기술분쟁 격전지는 AR?

증강현실(AR) 안경과 헤드셋 시장이 미국과 중국 간 소비자 기술 경쟁의 차기 격전지가 될까요?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계 AR 글래스 제조사 ‘엑스리얼(XREAL)’이 6000만달러(약 800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누적투자액은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죠. 이번 라운드의 투자자는 비공개했습니다. 이전 투자자로는 알리바바, 니오캐피털, 세쿼이아, 콰이쇼우, 젠틀몬스터 등이 있습니다.

이번 추가 투자를 바탕으로 엑스리얼은 AR글래스 연구 개발과 공장 확장에 집중, 독점 광학 엔진을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생산력을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월 엑스리얼은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기능을 갖춘 공간컴퓨팅의 미래'라고 명명한 신제품 ‘엑스리얼 에어2 울트라(XREAL Air 2 Ultra)’를 발표했죠. 회사의 AR 글래스 출하량은 35만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엑스리얼은 애플을 경쟁자로 꼽았습니다. 기술적으로 3~5년 앞서 있는 점, 699달러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강조했죠. 치 슈(Chi Xu) 엑스리얼 CEO는 “새로운 분야의 경쟁자와 달리 우리는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고 XR 개발 생태계의 모든 플레이어가 액세스할 수 있는 고급 웨어러블 6DoF 안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국영언론인 환구시보의 웨이자 후 기자는 “비전프로 출시를 두고 “애플의 최첨단 제품 생산에서 중국은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비전프로 출시한 애플, AI 기능 공식 확인

미국에서는 애플과 메타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두 기업 간 신경전도 치열하죠.

최근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에 대항해 메타는 1일 자사 헤드셋 제품에 새로운 핀치 제스처 제어 기능을 추가하고 공간 비디오 기능을 업데이트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기능 모두 2월 7일 주부터 퀘스트 2, 퀘스트 3, 퀘스트프로 헤드셋 소유자 대부분에게 제공됩니다. 메타 퀘스트3는 지난해 499달러에 출시됐습니다. 비전프로 3499달러보다 저렴하죠.

한편 비전프로로 공간형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애플은 2024년 말 생성AI 기능을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1일(현지시각) 실적발표에서 회사가 올해 말 사용자에게 제공될 생성AI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죠. 블룸버그는 앞서 iOS18이 애플 운영체제 역사상 가장 큰 업데이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AR 안경은 상용화까지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맞춤형 운영체제와 자체 증강 기술을 탑재한 AR 안경 개발팀을 레이벤AR안경 부서에 통합하는 등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은 전 세계 AR/VR 헤드셋 시장 규모가 2023년 39억달러(한화 약 5조2000억원)에, 2027년에는 162억달러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2.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퀘스트3 공간비디오 기능 (출처 :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 인스타그램)

더메신저 7개월만 ‘손절’ 의미는?

지미 핑겔스테인(Jimmy Finkelstein)이 창업한 온라인 뉴스 사이트 메신저(The Messenger)가 7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3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회사는 현금이 부족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영업을 중단한다고 알려졌죠. 회사는 존 해리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 등으로부터 5000만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습니다.

2020년 제퍼리 카젠버그가 설립한 숏폼 영상 서비스인 퀴비(Quibi)가 6개월 만에 문을 닫은 이후 미디어 스타트업이 출시 직후 이렇게 빠르게 영업을 종료한 적은 처음입니다. 퀴비는 당시 숏폼 등 콘텐츠 트렌드에는 적합했으나 사용자 생성 클립이 아닌 할리우드 스타일 제작에 중점을 둔 게 패착으로 꼽히죠.

더메신저 실패 요인으로는 소셜미디어, 검색엔진에 의존해 트래픽을 유도하는 플레이북(확산전략)이 꼽힙니다. 검색과 소셜 트래픽으로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창출해 수익을 올리려 했지만 SNS 기업은 더이상 무료로 트래픽을 가져다주지 않죠.

제3자 쿠키 추적이 중단되면서 자사 데이터를 통해 더 작고 충성도가 높은 잠재 고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졌지만 이를 간과했습니다. 게다가 회사는 300명에 이르는 직원을 빠르게 고용하고 뉴욕, 워싱턴 DC, 플로리다 등 임대료가 비싼 지역에 사무실을 두면서 세간의 우려를 샀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23년 말 보유 현금은 18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팔고 해고하고…미디어 위기 계속

광고와 구독 모델의 위기는 다른 뉴스 미디어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즈피드(BuzzFeed)는 음식 사이트 테이스티(Tasty)와 퍼스트위피스트(First We Feast) 매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2일 기준 버즈피드 주가는 약 17센트까지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260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바이스미디어(Vice Media)는 여성 라이프스타일 출판사인 리파이너리29(Refinery29)를 매각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죠.

2024년 들어 테크크런치, 비즈니스인사이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타임 등 뉴스 미디어들은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LA타임스는 연간 3000~4000만달러에 달하는 지속적인 손실에 대응해 편집국 인원 20% 이상을, 타임(TIME) 매거진은 비노조 직위와 편집진의 약 15%를 해고한다고 밝혔죠. 바바라 펑 비즈니스인사이더 CEO는 “해고의 영향을 받는 직원은 약 8% 정도다. 5월까지 최소 13주간의 급여와 의료혜택, 일대일 코칭 세션, 이력서 검토, 네트워킹 교육, 인터뷰 및 협상을 포함한 경력 지원 세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shutterstock)

우정이란 무엇인가? 기술이 바꾼 친구의 개념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우정의 개념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술로 한 번도 직접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이 옆집 이웃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된 거죠. 온라인상에서 가벼운 교류로 수십 또는 수백 명의 약한 우정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룹채팅방’ 등을 기준으로 새로 나타난 우정의 형태를 소개했습니다. WSJ에서 인터뷰한 시민 저스틴 켈로프(Justin Kellough) 목사는 “소셜미디어는 존재 자체를 잃어버렸을 사람들과의 연결점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룹채팅방 친구: 채팅앱 내 그룹채팅에서도 역할이 생기고 있습니다. 크게 대화 시작자, 메시지 반응자, 잠복자, 관찰자가 있죠. 그룹채팅의 특징은 채팅방에서 소통은 쉽지만 일대일로 메시지를 보내는 건 상당한 벽이 있다는 점입니다.

‘좋아요’ 누르는 친구: 소셜미디어(SNS)에서 게시물에 좋아요, 하트 등 반응을 보이는 친구입니다.

먼(Wall flowers) 친구: 1년에 한 번 정도만 ‘생일 축하해요’라는 메시지나 댓글을 주고받는 친구입니다.

이벤트 태그용 친구: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친구를 태그하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가 자주 진행됩니다. 이때 허락 없이 태그할 수 있는 친구를 말합니다.

밈(Meme) 공유 친구: 온라인에서 ‘밈(Meme)’은 이제 하나의 언어입니다. 밈은 이미지와 문구를 적절히 섞어 재밌게 만든 콘텐츠로 두 노부부의 사진에 ‘50년 후의 우리’라는 문구가 올라간 게 하나의 예죠. 온라인에서는 이런 밈을 공유하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굳이 답장할 필요 없이 웃는 이모티콘이나 좋아요 반응으로 대신하죠.

소파 친구: 실제로 만나지만 소파에 앉아서 각자 핸드폰을 사용하는 친구입니다. 재밌는 걸 보면 가끔 잡담을 나누기도 하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친구입니다.

페이스타임 친구: 페이스타임은 애플의 영상통화 기능입니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자주 영상통화하며 내 일상을 아는 친구죠.

즐겨찾기 친구: 2020년 애플 기기 전용 문자메세지 서비스인 아이메시지는 앱 상단에 최대 9개의 대화를 고정(핀)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이때 미국에서는 ‘누가 당신을 핀할 것인가(Who will you pin)’라는 밈이 생길 정도로 화제가 됐죠. 9개의 핀이 가까운 사람이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출처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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