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당한 美 IT 인재들이 몰려간 이곳... '실리콘 슬로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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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4.04.10 04:33 PDT
해고당한 美 IT 인재들이 몰려간 이곳... '실리콘 슬로프' 뜬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 스카이라인 뒤에 있는 와사치 산맥에 기록적인 눈이 쌓였다. (출처 : Shutterstock)

[테크브리핑]
엔비디아 잡겠다는 인텔, AI 칩 '가우디 3' 공개
GM 크루즈 "자율주행 사업 재개"... 인간이 운전하는 로보택시?
'실리콘 슬로프' 솔트레이크시티, 새로운 기술 일자리 허브로

엔비디아 잡겠다는 인텔, AI 칩 '가우디 3' 공개

미국에서는 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전이 벌어졌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024'에서 자체 개발 AI 칩을 공개했습니다. Arm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자체개발 CPU(중앙처리장치) '악시온(Axion)'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 인텔도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날 자체 개발한 최신 AI칩 '가우디 3'을 공개한 것입니다.

인텔은 가우디 3가 엔비디아의 칩보다 효율성과 속도 측면에서 빠르다고 설명했는데요. 엔비디아의 최신 칩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보다 전력 효율은 두 배 이상 높고, AI 모델 처리 속도는 1.5배나 빠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우디 3은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엔비디아의 최신 칩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정부 보조금, AI 칩 경쟁 부추긴다

최근 기업들의 AI 칩 경쟁을 보면 '무주공산'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엔비디아라는 독보적인 강자가 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과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분야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반도체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있는데요. 바로 미국 정부의 대규모 정책 자금 지원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반도체 육성법을 밀어붙이고 이를 통과시켰죠.

그 결과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에 반도체 생산 기지를 건설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린 440억달러로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TSMC 역시 총 65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3개를 짓기로 했습니다. 기존 계획 대비 투자액은 250억달러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도 5조 2000억원을 투자해 인디애나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일련의 투자 확대는 대규모 보조금에서 비롯됐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TSMC에 66억달러의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8일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최대 70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는데요. 자국 기업인 인텔에게는 85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죠.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미국판 반도체 거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팻 겔싱어 인텔 CEO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GM 크루즈 "자율주행 사업 재개"... 인간이 운전하는 로보택시?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가 로보택시 사업을 재개합니다. 크루즈는 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시작으로 사업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크루즈는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한 여성이 로보택시에 깔려 중상을 입은 사고 이후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크루즈의 운행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사업을 재개하되,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을 채택합니다. 크루즈 측은 자율주행이 아닌 운전자가 수동으로 차량을 운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로 특징, 속도 제한, 차선 표시 등의 고해상도 위치 데이터를 식별하여 운전자와 함께 자율주행 시스템을 검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사망자와 합의... 로보택시 진짜 자신있나?

자율주행 사업만 모색해 온 GM 크루즈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죠. 바로 테슬라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는 8월 8일에 로보택시를 내놓겠다"고 자신의 X를 통해 공개했는데요.

이번에도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또 '과잉 약속'을 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아직 상용화하는 것이 위험이 뒤따른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최근 주행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사망사고에 대한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습니다.

2018년 3월 사고 애플 엔지니어였던 월터 황이 샌프란시스코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모델X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로 출근 하던 중 차량이 갑자기 도로를 벗어나면서 사고를 당했는데요.

유족 측은 오토파일럿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과대 광고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운전자 부주의를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해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양측 합의로 이번 주로 다가온 재판은 열리지 않게 됐습니다. 머스크는 8월 8일 이보다 더 업데이트된 '로보택시'를 공개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새로운 기술 일자리 허브 '실리콘 슬로프', 솔트레이크시티 뜬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기술 산업에서 대규모 해고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같은 기술 허브에서 많은 기술 부문 직원들이 해고됐는데요. 기술 허브의 대안으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가 떠올랐습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타 주의 기술 중심지인 솔트레이크 시티가 2023년 미국에서 가장 활발한 구직 시장으로 조사됐습니다. WSJ와 무디스가 평가한 순위는 전체 38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실업률, 노동력 참여율, 고용 수준 변화, 노동력 규모, 그리고 임금 등 5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가장 활발한 노동 시장을 평가했습니다.

미국 유타주는 '실리콘 슬로프(Silicon Slopes)'로 불리는데요. 어도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IT기업들이 스키장을 연상하게 하는 언덕에 위치해있어서 실리콘밸리에 빗대 이렇게 불립니다.

지난 10년 동안 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LA의 화이트 칼라 근로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이곳에는 퀵베이스, 아토믹, 오버스톡닷컴 등의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경제학자인 애덤 카민스는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솔트레이크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 긍정적인 사이클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솔트레이크 시티는 생명 과학, 제조, 공급망, 물류 등의 고성장 산업군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채용 대행사인 프린스피어슨 앤 어소시에이트(PrincePerelson & Associates)의 설립자 겸 CEO인 질 피어슨은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세금 인센티브 등이 사업을 구축하고 확장하기 좋은 곳"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플로리다주 노동시장 가장 활발... 상위 10개 도시 중 4개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플로리다였습니다. 플로리다의 잭슨빌, 올랜도, 그리고 탬파 세 도시가 2위부터 5위까지를 차지하며 상위권을 이었고, 마이애미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며 플로리다가 전국에서 가장 '핫'한 취업시장임을 증명했는데요.

플로리다가 2022년 상위 10개 도시 중 3개 도시가 이름을 올린데 이어 올해 4개로 늘어났습니다. 잭슨빌은 계속해서 순위를 올려 지난해 3위에서 올해 2위로 올라섰으며, 탬파와 마이애미는 각각 임금 상승률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면서 고용주가 근로자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민스는 "플로리다 전역이 저렴한 주거비와 주 소득세 부재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원격 근무자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다"며 "은행, 모기지 대출업체, 그리고 부동산 업계에서 지난해 적극적인 고용이 일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텍사스주 오스틴은 전년에 비해 5계단 하락했지만 여전히 노동 시장 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여 노동력 참여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2023년 가장 활발했던 채용 시장 현황. (출처 : 무디스, 미 노동부,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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