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성공률 98%” 샤오미 휴머노이드… ‘피지컬 AI’ 격전장 된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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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9.08 10:58 PDT
“작업 성공률 98%” 샤오미 휴머노이드… ‘피지컬 AI’ 격전장 된 베를린
IFA 2026 참관객이 샤오미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과 손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IFA 2026 현장] 키 170㎝ 휴머노이드 샤오미 ‘사이버원’ 유럽 데뷔
유니트리·애지봇·갤봇… 中 로봇기업, IFA 넥스트 지배
한국 스타트업도 참전… 엑소기어부터 AI 로봇청소기까지
로봇 시장 2035년 166조원 규모… 상용화 빨라진다
더밀크의 시각: 기업·정부·개인이 준비해야 할 것들

IFA 2026이 개최되는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전시장 6홀. 3300㎡ 대규모 부스 한켠에 키 170㎝, 무게 66㎏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 관람객이 근처로 다가가자 로봇이 한 손으로 하트 반쪽을 만들었다. 관람객들과 함께 온전한 하트 모양을 완성하도록 한 퍼포먼스였다.  

이족보행 구동 장치, 관절 모듈 등 완성도 높은 만듦새와 자연스러운 손가락 움직임에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해외 최초로 IFA 2026에서 공개된 샤오미의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CyberOne)’이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 유명한 샤오미가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 건 단순한 쇼가 아니다. 샤오미는 사이버원을 자체 전기차 공장 실제 생산라인의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너트 체결, 부품 분류, 물류상자 정리 등 단순 작업을 맡은 ‘현장 인턴’인 셈이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자체 개발한 것과 비슷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 진출 2년여 만에 누적 판매 70만 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가운데, 이미 다음 단계인 휴머노이드 산업에 뛰어들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샤오미 관계자는 “너트 공정에서 초기 90.2%였던 사이버원의 작업 성공률이 4개월 만에 98%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9월 4일 부터 8일까지 진행된 이번 IFA는 ‘로봇쇼’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로 피지컬 AI가 무대 전면을 차지했다. 특히 대대적으로 휴머노이드를 선보인 중국 전기차, 가전 업체들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볼 수 있는 ‘IFA 넥스트(NEXT)’ 전시관 역시 중국 휴머노이드가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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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의 대규모로 IFA 2026 부스를 구성한 샤오미. 컨셉트카, 실제 양산 전기차, AI 칩, 스마트폰, 휴머노이드까지 380여 종의 제품·기술을 전시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샤오미 ‘사이버원’ 유럽 데뷔… 중국 전기차, 독일 자동차 산업 위협

이번 IFA 2026에 처음 참가한 샤오미는 3300㎡ 이상 규모의 역대 최대 단독 해외 전시관을 마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시관 주요 구역을 ‘오늘의 AI’, ‘AI의 미래’, ‘Human×Car×Home 제품 포트폴리오’로 나눠 약 380여 종의 제품·기술을 전시했다. 쉬페이(Xu Fei) 샤오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올해 IFA 참가는 샤오미의 글로벌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제품은 역시 신형 사이버원이었다. 전체 66개의 자유도(DOF)를 갖춘 가운데, 이 중 절반인 33개를 양손에 집중해 부품 파지와 조립 작업 능력을 높였다. 현재 자체 전기차 공장에서 내부 테스트 중인 제품으로, 아직 대량생산이나 외부 판매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핵심은 샤오미가 스마트폰, 전기차, 휴머노이드 같은 최종 제품뿐 아니라 물리 환경에서 AI를 구동하기 위한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용 칩 ‘XRING O3’, AI 연산에 특화된 ‘XRING O100’, 자율주행 전용칩 ‘XRING D100’ 등 피지컬 AI용 자체 칩을 확보하고 있으며 강력한 성능의 AI 모델 ‘미모(MiMo)’, 스마트폰과 가전, 자동차를 하나로 잇는 통합 플랫폼 ‘샤오미 하이퍼OS(Xiaomi HyperOS)’까지 구축하고 있다. 

이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강력한 경쟁력이다. 전기차와 휴머노이드가 차세대 디바이스로 자리를 잡아갈수록 이를 구동하기 위한 최적의 소프트웨어 환경, OS, AI 모델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미는 이번에 자동차 내부에서 집 안의 가전을 조작하는 기능을 시연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야심을 드러냈다. 차량, 스마트폰, 가전 등 샤오미 생태계 내 기기들을 끊김 없이 연결해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퇴근길에 집으로 출발하면서 에어컨 온도를 미리 조절해 두거나 운전자가 집을 나서며 차에 탑승하면 휴대전화가 자동으로 연결되고, 집의 조명과 TV, 에어컨은 꺼지는 식이다.  

샤오미는 이번 IFA 2026를 통해 독일 자동차 딜러그룹 8곳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독일을 유럽 판매망 구축의 출발점으로 삼고,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딜러 파트너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독일 뮌헨에 유럽 연구개발센터도 구축한 상태다.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2027년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며 “더 많은 파트너와 협력해 유럽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XPENG)은 삼성전자가 비운 공간을 차지했다. 전기차와 플라잉카, 2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 등을 전시하며 많은 관람객을 끌었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유럽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2026년 들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순수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포함) 점유율은 12%~15% 수준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호령했던 독일차가 ‘피지컬 AI 강자’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완벽한 로봇보다 빠른 로봇… 중국 휴머노이드가 무서운 이유

IFA 2026에 참여한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와 로봇 단체 군무 시연을 번갈아 선보였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유니트리·애지봇·갤봇·두봇·엔진AI… 중국 로봇 이미 생활 속으로

스타트업 및 이머징 테크 전시가 진행된 ‘IFA 넥스트’에서도 중국 휴머노이드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300개 기업·기관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쇼케이스’를 연출했다. 

지난 8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중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유니트리(Unitree)가 대표적이다.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G1’과 사족보행 로봇 ‘GO2’, ‘B2-W’를 전시했고, 전시관에서 집단 군무와 로봇 격투기를 시연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갤봇(Galbot)도 주목을 받았다. 많은 기업들이 사람의 조작으로 휴머노이드 시연을 진행한 것과 달리 갤봇은 사람의 개입 없이 실시간으로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시연을 했기 때문이다.  

갤봇 G1은 키 173㎝, 무게 85㎏으로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에 비해 크기가 크다. 팔 하나당 7개의 자유도, 12개 자유도의 다관절 손을 갖춘 전신 47개 자유도로 설계됐고, 최대 10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용 칩 ‘젯슨 AGX 오린 64GB’ 모듈을 기본 탑재했으며 강력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개발해 활용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갤봇에 따르면 G1 로봇은 이미 중국 2차전지 기업 CATL의 배터리 공장에서 24시간 가동되고 있으며 40여 개 도시에서 170개 이상의 무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에서는 로봇이 조제 업무를 수행하는 약국 라이선스까지 취득했다. 제조, 물류 등 산업용으로만 휴머노이드가 사용되는 게 아니라 약국, 무인 매장 등 일반인들의 삶과 가까운 영역까지 빠르게 로봇이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25억위안(약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갤봇은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금을 조달한 이후에는 더 빠르게 연구 개발, 상용화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 설립돼 3년 만에 휴머노이드 판매량 1위에 오른 애지봇(AGIBOT), 연 1만대 생산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한 엔진AI(EngineAI), 신형 휴머노이드 ‘LUMO’를 유럽에서 처음 공개한 중국 협동로봇 기업 두봇(DOBOT) 등도 IFA 넥스트 전시관에 자리를 잡고 중국 피지컬 AI의 위력을 과시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이런 적극적 해외 진출 공세는 미국의 규제와도 연관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의 규제를 피해 유럽 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말 갤봇 G1과 같은 사양(4.4파운드 이상, 무선연결, 자율주행·인지 소프트웨어를 갖춘 외국산 이동로봇)의 신규 기기에 대해 미국 내 수입·판매에 필요한 인증을 거부하는 내용을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IFA에 따르면 지난해 IFA 참가 중국 기업은 약 700곳(전체의 37%)이었으나 올해는 932개사로 늘었다. 전체 전시기업(1900여 개)의 절반에 육박한다.

👉“AI 병마용이 몰려왔다”… 중국 휴머노이드의 진짜 목표는 제조업 재편

설립 3년 만에 휴머노이드 출하량 기준 세계 1위에 등극한 AGIBOT의 최신 로봇 A3. 정교한 손 움직임이 가능하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더밀크의 시각: 기업·정부·개인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피지컬 AI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도 눈에 띄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한 ‘K-AI 반도체관’에 참여한 퓨리오사, 리벨리온, 하이퍼엑셀이 대표적이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 함께 참여한 티케이케이는 온디바이스 AI로 바닥 재질과 오염 상태를 분석해 세제 없이 고온 스팀만으로 세척하는 로봇청소기 ‘AI 스티마’를 선보였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디자인 코리아 2026’관에 참여한 에프알티로보틱는 산업현장용 상지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 ‘엑소기어(Exogear)’를 전시했고,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LG AI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홈 허브 로봇 클로이드를 연결형 AI 홈의 지휘자로 배치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로보틱스 시장은 앞으로 게속 성장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를 38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1년 전 자체 전망치(60억 달러)의 6배가 넘는 수치다. 2035년 글로벌 출하량은 140만 대, 2026년 한 해 출하량은 5만~10만 대로 예측됐다. 대당 가격은 1만5000~2만달러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번 IFA 2026 현장에서 확인한 로봇 트렌드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기업 차원에서는 완제품 경쟁과 부품·솔루션 경쟁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유니트리·갤봇·애지봇처럼 완성형 휴머노이드로 정면 승부하는 중국 기업들의 속도는 이미 상당한 격차를 벌린 상태다. 유니트리의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90조원에 달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이 이 산업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은 감속기, 액추에이터, 센서, 배터리, 소프트웨어 스택 등 상류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이미 보유한 반도체·배터리·정밀부품 등을 모듈화하고, 이 분야에 축적된 데이터를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련 분야에 축적된 노하우와 물리 데이터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산 로봇의 국내 산업 현장 도입이 늘어날 경우 데이터 보안·거버넌스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산업 육성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중국이 국유기업 조달·지방정부 보조금·자본시장 밸류에이션이 삼박자를 이루며 산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라는 거대한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 초기에는 정부 주도로 한국의 피지컬 AI 기업들을 육성하고, 산업이 어느 정도 성숙한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지도록 하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개인 차원에서는 로봇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사이버원의 자동차 공장 투입 사례처럼 로봇은 이미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생산라인의 반복 작업을 하나씩 대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로봇 대당 가격 하락 전망(1만5000~2만달러)이 현실화된다면 제조업·물류·서비스업 현장의 일자리 구조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특히 반복적·정형적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일수록 AI, 로봇과의 협업 역량 혹은 AI,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판단·책임 중심 역량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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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선호 (출처 : The Mi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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