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겨울?...‘새로운 기회’ 노린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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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2.07.24 19:16 PDT
스타트업 겨울?...‘새로운 기회’ 노린 도전은 계속된다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플러스]
돌비에서 웹3로…“문제 해결 위해 창업”
NFT로 확장…유니스왑의 계획은?
핀테크·크립토 경계 사라진다

무더운 날씨에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지기 쉬운 여름입니다. 저는 이런 때일수록 영감을 주는 작품 혹은 이야기를 찾는 편인데요. 좋은 영화, 드라마, 책, 인터뷰 기사로부터 새로운 에너지를 얻은 경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냥 집에서 누워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심장이 뛰고, 무언가를 해볼 힘이 솟아납니다.

최근 전해 듣게 된 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소식 역시 저한테는 그런 ‘귀중한 이야기’였습니다. 패기 넘치는 20대 창업 혹은 기존 경력을 살려 창업하는, 기존에 자주 접했던 이야기와는 결이 좀 달랐기 때문입니다.

돌비에서 웹3로…“문제 해결 위해 창업”

(출처 : museLIVE)

“YG 임원이 웹3(Web3,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웹) 음악 서비스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들은 건 지난 6월 뉴욕에서 열린 ‘NFT.NYC 2022’에서였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존재감이 있는 회사고, 최근 NFT(대체불가토큰)를 비롯한 웹3 분야에서도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터라 호기심이 발동했죠.

‘웹3 분야에서 음악으로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YG가 웹3 음악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일까?’ 같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났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세계 최대 크립토(Crypto,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손잡고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고, 두나무 계열사인 블록체인 개발사 ‘람다256’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고품질 라이브 음악 공연과 NFT를 접목한 스타트업 ‘뮤즈라이브(museLIVE)’를 창업한 인물이 ‘돌비(Dolby)’ 본사 부사장을 지낸 오태호 대표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리시드(pre-seed, 초기)’ 투자에 참여한 YG 임원은 YG엔터테인먼트 이노베이션 그룹을 이끄는 가종현 부사장이었습니다.

40대 이후에 세계적 기술 회사 부사장이라는 안정된 자리를 떠나 그것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가 도전에 나선 계기, 해결하려는 문제,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음악가와 팬이 주인이 되는 세상”

NFT로 확장…유니스왑의 계획은?

(출처 : Uniswap)

탈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DEX) 1위 업체 ‘유니스왑(Uniswap)’을 창업한 헤이든 애덤스(Hayden Adams) CEO의 사례도 영감을 주는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그가 2018년 유니스왑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해고였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뉴욕 지멘스(Simens) 오피스에서 엔지니어(Mechanical Engineer)로 일하다 직장을 잃고 블록체인 업계에 입문한 것입니다. 그는 “우울하고 방향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한데 한 친구가 “블록체인을 공부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그는 이 조언을 받아들여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블록체인은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에서 2개월 동안 솔리디티(이더리움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스크립트 기초를 배운 후 혼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유니스왑 v1이었습니다.

헤이든 CEO라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렵지만 극복하려는 자세, 역경이 닥치더라도 해볼 수 있는데 까지 시도해보는 것이 바로 ‘도전정신’이겠죠. 그의 이런 성향은 유니스왑의 과감한 행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유니스왑은 최근 NFT 거래소(marketplace) 통합 서비스인 ‘지니(Genie)’를 인수, 오는 가을 ‘유니스왑 NFT’를 론칭할 계획입니다.

👉유니스왑 NFT 시장 진출

핀테크·크립토 경계 사라진다

(출처 : 그래픽: 장혜지)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업가치 하락이라는 악재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으로 인해 기업가치 산정 시 비교 대상이 됐던 핀테크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2분기 들어 핀테크 유니콘 기업 수는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30개 미만으로 떨어졌고, 1억달러 이상 대규모 투자 총액도 전 분기 대비 45% 급감했습니다.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핀테크 산업에서도 ‘스타트업의 겨울’이 본격화한 것입니다. 크립토 스타트업 역시 핀테크 스타트업과 비슷한 처지입니다. 2022년 1분기까지만 해도 증가세였던 투자 액수가 5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 속에서도 ‘도전정신’을 가진 일부 기업은 기회를 발견해 낸다는 점입니다. 핀테크, 크립토, 기존 금융업체 간 경계를 허무는 확장 시도가 활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서로의 영역에 뛰어들고 있을까요?

👉핀테크·크립토 인수합병 활발

Golden Gate Bridge (출처 : Shutterstock)

2017년 실리콘밸리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실리콘밸리의 도전자들’이라는 시리즈 인터뷰를 쓴 적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도전에 나선 창업가들의 이야기 자체가 매력적이기도 했고, 이분들의 도전이 지닌 가치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 회사 중에는 새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가는 회사,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회사, 대기업에 인수된 회사도 있습니다. 돌아보면 결과가 어떠했느냐를 떠나 ‘도전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아름답고 의미 있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야기를 읽은 다른 누군가는 용기를 얻기도 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더밀크는 뉴욕에서도 다양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취재해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해당 사업 분야에 대한 창업가들의 치열한 고민, 경험, 노하우는 독자분들이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데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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