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 막아야 한다"... 오스틴 SXSW 이슈 흡수한 S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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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3.03.12 23:21 PDT
"전염 막아야 한다"... 오스틴 SXSW 이슈 흡수한 SVB
SXSW2023을 찾은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 (출처 : Gettyimages/디자인: 김현지)

[SXSW2023] SVB 파산 사태 SXSW 강타... 급박했던 48시간 현장에서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SVB 파산 전염 막기 위해 안간힘
●일부 VC, 벤처업계 행사 전면 취소하고 복귀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전날까지 비공개 행사 열기도
●VC 관계자 "관계 은행들서 주말에도 이메일 폭탄"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사태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콘텐츠 산업 축제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2023을 강타했다.

SBV의 파산 소식은 SXSW의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SXSW에 참가한 기술, 스타트업계는 파산 소식을 접한 지난 10일 이후, 미 감독당국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면서 숨죽인 48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공식 컨퍼런스에서도 SVB 은행 사태로 토론의 주제가 달라지기도 했다. 실제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SXSW2023에 방문한 자리에서 SVB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후원한 '민주주의의 미래(The Future of Global Democracy)' 세션에 참석해 대부분의 시간을 실리콘밸리은행 이슈를 언급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파산한 은행을 위해 구제 금융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예금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자금을 예치해놓았기 때문에 은행이 파산할 경우 직원들의 급여를 지불할 수 없게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어 "만약 기업들이 급여나 공과금을 지불할 수 없다면 모든 시스템이 말라버릴 것"이라며 "더이상 사태가 전염되고 확산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여파가 다른 은행들의 파산 도미노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SVB에 자금을 예치한 기업들은 행사에 참가하면서도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일부 기술기업 관계자는 일정을 취소하고, 회사로 복귀해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SXSW에 참가한 한인 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더밀크와 만난 미팅자리에서 연신 전화기를 들여다봤다.

그는 "실리콘밸리 뱅크와 비슷한 샌프란시스코 소재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irst Republic Bank)'에서 뱅크런 사태를 우려한 듯 자신들의 은행은 건전하다는 이메일을 계속 보내오고 있다"며 "해당 은행 직원들은 물론, 은행 CEO로부터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건강한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뱅크 사태로 인해 주말에도 은행업계 전반에서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메일이 너무 와서 SXSW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투자 회사인 에이지텍 캐피털(Agetech Capital)의 사라 토마스 파트너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내가 나눈 모든 대화는 SVB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사이언스의 피터 팜 공동 창업자은 트위터를 통해 "SXSW에서 창업자와 VC를 연결하는 모든 이벤트에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SXSW 프로그래밍 행사를 취소한 VC도 있었다. 초기 단계 벤처 캐피털 회사인 레인 벤처스(Reign Ventures)는 지난 11일 "SXSW의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날 SVB 붕괴로 인해 이번 주말 SXSW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어려운 시기에 영향을 받는 모든 스타트업과 VC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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