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은 1, 2차 세계대전보다 심각한 진짜 세계대전"
값싼 상품, 자유이동은 추억으로
전쟁·중국봉쇄, 공급망 부족 가속
한국 제조업 줄줄이 미국행, 왜?
안녕하세요.
꽃피는 4월의 시작입니다. 봄이 왔네요. 세상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6주가 지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탈환했는데 퇴각한 러시아 군이 전쟁범죄(양민 학살)를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무고한 민간인의 시신이 집단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21세기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잔인합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푸틴과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의 영향력에 자유롭지 못한 대한민국은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러시아의 만행과 전쟁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 우리는 제 1차,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냉전 이후에 '제 3차 세계대전'이 아니라 첫 21세기 '세계대전'을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전쟁을 방송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고 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연대도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3일(미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전은 진짜 첫 세계대전(Ukraine Is the First Real World War)이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칼럼에서 "이번 전쟁이 1차, 2차 세계대전보다 심각한 첫 세계 대전이 아닌지 생각해보기 시작했다"며 이번 전쟁을 '연결된 세계 대전(World War Wired)'으로 명명했습니다(이어령 선생님이 살아 계셨으면 더 적합한 말을 찾아주셨을텐데요).
이 전쟁을 연결된 세계대전이라 부르는 이유로 "지구상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세부적으로 전투를 관찰하거나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두 정치체제 간의 큰 전투로 빠르게 바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유 시장, 법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독재 국가(러시아, 중국, 북한, 터키, 미얀마, 헝가리, 브라질, 필리핀 및 중동 국가)간 대결입니다.
더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공급망 붕괴, 물가 상승이라는 삼중고로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은 당초 전망치보다 낮아질 전망입니다.
앞으로 더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당연하다고만 알았던 세계화 물결이 멈춰섰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올 세계화의 종말과 그 이후 나타날 현상에 대해 알아봅니다.
값싼 상품, 자유이동은 추억으로
최근 미국 투자업계의 거물 두 사람이 각각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썼습니다. 1경(京)원을 굴리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와 200조원의 펀드를 운영하는 오크트리캐피털 공동설립자인 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인데요. 명성만큼이나 시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많은 사람들은 두 사람의 입에 주목합니다.
3월 23일(현지시각)과 24일 하루 차이로 공개된 서로 다른 두 인사의 글은 일제히 "우리가 아는 세계화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에서 떨어져 나갔고 이 사건이 전 세계 기업과 정부로 하여금 상호 의존성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당장은 러시아의 석탄과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이슈지만, 앞으로는 기업과 정부들이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더 광범위하게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고 핑크 CEO는 설명했습니다. 막스 공동설립자 역시 흔들리는 시계추 비유를 들며 세계화의 흐름이 멈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세계화로 인해 유럽과 미국이 각각 '에너지'와 '반도체'라는 생존의 필수요소가 된 품목에 대한 대외 의존도를 키웠는데 전쟁과 팬데믹 등 사건으로 인해 위기를 느끼면서 이들이 세계화를 거스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투자업계 두 거물이 세계화의 종말을 고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클릭해 주세요.
전쟁·중국봉쇄, 공급망 부족 가속화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부족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반도체 부족은 스마트폰에서부터 PC, 자동차까지 우리의 삶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행히 올해 들어 공급망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에 조금씩 희망을 갖고 있던 차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겁니다. 여기에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봉쇄로 다시 세계공장의 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공급망 압력솥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년간은 아시아와 미국 사이 무역를 강타했다면 최근의 혼란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에서 극심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미 복잡했던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해진 셈입니다.
우크라전 발발 후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부족의 자세한 특징을 더밀크닷컴에서 확인해 주세요.
한국 제조업 줄줄이 미국행, 왜?
전 세계가 세계화에 종말을 고하고 이제는 로컬이 강해질 것이란 전망은 우리나라 제조업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이 대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대표적 분야가 바로 한국, 대만이 막강한 파워를 지닌 '반도체'이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80% 이상을 책임졌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와 세계화는 아시아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케 했고, 미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점점 더 해외 소재와 부품, 완제품에 의존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TSMC의 급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도체에 대한 주도권 역시 자연스레 아시아 국가로 넘어갔죠.
그러던 중 팬데믹이 발발했습니다. 전기차(EV) 시장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점점 느는데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패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낀겁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엄청난 투자를 쏟아붓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가만히 앉아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발빠르게 미국행을 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데요.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한국 기업들의 변화를 더밀크닷컴에서 확인해 주세요!
세계화 시대 다국적 기업들은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외치며 값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갔습니다. 이후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로 제조업 기반을 다시 자국으로 가져온 '리쇼어링(Reshoring)'에 이어 리쇼어링 전략이 산업생태계 제약에 따른 한계로 인해 공급망 부족이 심화되면서 그 절충안으로서 가까운 인근 국가로 기업운영을 다시 이전하는 '니어 쇼어링(Nearshoring)'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큰 흐름이 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글로벌 공급망 퇴출은 미국과 서방국의 니어 쇼어링 현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린시절 교과서에 등장하는 '글로벌'이란 단어는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하지만 2022년을 살아가는 지금 '글로벌'이란 뜻은 더이상 예전과 같지 않아졌습니다. 앞으로 30년간의 글로벌은 어떤 의미로 사용될까요. 더밀크는 앞으로도 신냉전시대에 가져올 변화들을 발빠르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송이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