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미군에 드론이 없다니…30만 대 ‘전쟁 공장’이 열린다
미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남쪽의 미 육군 기지 포트 카슨. 제4 보병사단이 주둔한 이곳에서 지금 수십만 대 규모의 미군 자폭드론 사업을 결정할 실전 오디션이 벌어지고 있다.미군 병사 한 명이 처음 보는 자폭드론의 조종간을 잡는다. 훈련받은 시간은 일주일. 곧 GPS가 끊기고 전파방해가 시작된다. 밤이 되면 어둠 속을 날아야 하고, 문과 복도를 지나 밀폐된 도심 공간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끝까지 표적을 찾아 임무를 완수한 드론만 살아남는다. 자폭드론이니, 정확히는 표적과 함께 사라진 드론만 합격한다.드론 회사의 전문 파일럿(직원)은 조종할 수 없다. 평범한 미군 보병 병사가 일주일 만에 드론을 익히지 못하면 탈락이다. 트로피는 없다. 하지만 이 오디션 합격자(회사)에게 돌아가는 것은 즉각적인 6만 대 규모의 발주서다.이 오디션의 이름은 ‘건틀릿(Gauntlet)’. 혹독한 시련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미 국방부의 드론 지배 프로그램(Drone Dominance Program·DDP)은 이 관문을 6개월마다 반복한다. 시험장에서 이기면 곧바로 공장으로 간다.건틀릿 오디션이 등장하기 다섯 달 전인 2025년 7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군 드론 지배력 해방’ 메모에 서명했다. 문서의 핵심은 단순했다. 소형 드론을 재사용 가능한 항공기가 아니라 탄약처럼 일회성 소모품으로 다루라는 지시였다. 한 번 쓰고 없어지는 탄약처럼 다루겠다는 뜻이다. 분류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조달의 문법이 뒤집혔다. 항공기는 수십 년 운용하는 자산이다. 성능을 검증하고 예산을 따고 계약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 탄약은 다르다. 싸게, 많이, 계속 사야 한다. 국방부는 구매 권한을 대령급까지 내려보냈고 2026년 말까지 모든 분대에 저가 소모성 드론을 배치하겠다고 못 박았다. 첫 번째 전장은 인도·태평양이다.그 순간 드론은 정밀기계 산업에서 물량 산업으로 넘어갔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한 번의 완벽한 비행이 아니라, 매달 수만 대를 같은 품질로 찍어내는 능력이다. 이 게임은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한국 제조업이 익숙하게 치러왔다. 더구나 이 계획은 이란 전쟁 전에 만들어졌다. 대 이란 전쟁 이후 미 의회에는 드론 전력을 더 늘리자는 요구가 거의 매일 쌓이고 있다. 2026년 현재, 국가 전력의 핵심은 '미사일'이나 '폭격기'가 아니라 '드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