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의 세 번째 진화를 한국에서 외치다
6월 5일(현지시각) 오후, 가죽재킷 차림의 익숙한 얼굴이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에 도착했다. 글로벌 AI 인프라의 최정점에 서있는 기업, 엔비디아의 수장인 젠슨 황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첫 일정이 반도체 공장도 혹은 정부청사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곧장 e스포츠 구단 T1을 찾아 '페이커' 이상혁에게 두 사람의 사인이 함께 들어간 단 하나뿐인 RTX5090을 건냈다. 7개월 만의 두 번째 방한, 닷새짜리 일정의 첫 장면이었다. 그날 저녁 그는 서울 성수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그리고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마주 앉아 삼겹살을 즐겼다. 이튿날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현대차 경영진과 개별 회동을 가졌고 일요일엔 잠실 야구장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뉴스에서 바라본 그의 방한은 단순한 '고객 관리'와 '대중 친화 캠페인'의 절묘한 조합이었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이번 방한의 진짜 목적은 GPU 영업이 아니었다. 엔비디아가 바라봐야 할 다음 세대의 먹거리를 찾아 온 것이다. '피지컬 AI(Physical AI)'젠슨 황이 닷새 내내 반복한 단어는 바로 이 하나였다. 그가 한국에서 확인하려 한 것은 'AI가 말을 하는 단계'가 아니라 'AI가 몸을 갖고 물리 세계를 움직이는 단계'로 넘어가는 변곡점에서 이를 현실로 구현할 유일한 제조 인프라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