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런스의 '빅머니 폴': 강세론 54%, "기관 자금은 여기로 흐른다"
"전쟁 중에 신고가?" 기름값 107달러인데 월가가 웃고 있는 이유
연준의 독립성과 펀더멘털의 귀환: 달라진 월가의 3대 낙관론
"금리 맞히기는 포기", 매크로 베팅은 끝났다...실적에 베팅하는 월가
월가 66%가 몰표 던진 뜻밖의 종목군...빅머니의 2026 자본 재배치
"지금 반등은 가짜"...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빅머니의 충격적 전망
📌 더밀크의 AI 핵심 브리핑
배런스(Barron's)가 전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빅머니 폴(Big Money Poll)'에서 응답자의 54%가 향후 12개월 동안의 시장 전망에서 강세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들이 베팅한 것은 S&P500이 아니었다. 이들이 지목한 금융시장의 진짜 흐름은?
"전쟁 중에 신고가?" 기름값 107달러인데 월가가 웃고 있는 이유
월스트리트와 메인스트리트의 분절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107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실물경제는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월가는 역사적인 강세장을 연출하며 전례없는 '이중 경제'를 보여주고 있다.
월가의 '빅머니'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투자 미디어 배런스가 지난 4월 24일(현지시각) '빅머니 폴(Big Money Poll)'을 통해 기관들의 역설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확실한 것은 강세론이었다.
중동에서는 여전히 미사일이 날라다니고 호르무즈 해협이 닫혀 있지만 기관 투자자의 54%는 향후 12개월의 전망에서 강세 의견을 제시하며 6개월 전인 47%보다 더 낙관적으로 변했음을 시사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조사에서 무려 41%나 되는 응답자들이 향후 1년 내 베어마켓을 예상하며 S&P500 연말 목표치를 7059로 현재 수준에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는 점이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7460을 한창 밑도는 숫자다.
이해를 할 수 없는 모순인 셈이다. 강세를 말하면서 베어마켓을 우려하고 낙관론을 말하면서 주가 지수의 추가 상승은 회의적으로 보는 역설적인 시각.
우리는 이 모순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연준의 독립성과 펀더멘털의 귀환: 달라진 월가의 3대 낙관론
이를 단순히 해석하면 말 그대로 '모순'이다.
강세론을 이야기하면서 베어마켓을 걱정하고 주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빅머니의 '강세'는 단순히 지수의 상승을 이야기 하는 것이 자본을 어떻게 재배분할 것인지를 의미하는 단서가 된다.
실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는 향후 6개월 동안 최대 위협으로 지정학적 갈등과 스태그플레이션, 그리고 고유가를 꼽았다. 일반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모든 위험 요소를 그들도 '잠재적 리스크'로 본 것이다.
빅머니는 이란 전쟁의 충격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보는 것은 충격이 이미 자산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이 됐고 그에 반해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작동의 증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곳은 바로 어닝이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85개 이상 기업 중 무려 87%가 월가 예상치, 즉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는 5년 평균인 78%를 크게 웃도는 비율로 미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놀라운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2026년 S&P500 이익증가율 전망치는 연초 15%에서 18%로 상향됐고 매그니피센트 7의 경우 24.6%로 여전히 시장을 압도했다. 여기에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도 15.9%를 기록해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면서 빅테크가 이끌던 시장 환경이 이익의 폭을 오히려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통화정책 거버넌스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됐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현재 미 의회의 청문회가 진행 중인 케빈 워시에 대해 응답자의 54%가 신뢰를 표명했고 부정적 의견은 7%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음에도 워시가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약속한 점과 법무부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를 종결한 점이 합쳐지며 연준에 대한 신뢰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쉽게 보면 빅머니들은 '위험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펀더멘털은 살아있으며, 정책은 예측 가능성을 회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강세론의 구조적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금리 맞히기는 포기", 매크로 베팅은 끝났다...실적에 베팅하는 월가
하지만 빅머니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견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현재 3.75% 수준인 기준금리에 대해 응답자의 50%가 인하를 예상한 반면 34%는 동결, 나머지 16%는 인상을 전망했다. 시장 금리라 할 수 있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대해서도 45%만 1년 후 상승을 전망했고 나머지는 횡보 또는 하락을 예상했다. 채권 비중은 평균 17%로 직전 조사와 같았다.
이는 금리라는 매크로 경제의 핵심 변수에 대해 기관들이 사실상 공통된 컨센서스가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히 갈라진 의견의 의미는 반대로 매크로 베팅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누구도 금리와 정책에 대해 확실한 확신이 없는 시장인 셈이다.
원인은 물론 끝나지 않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있다. 인플레이션 경로가 에너지라는 외생변수에 좌우되고 정책에 대한 기대값이 매주 바뀌는 환경에서 기관들은 이제 "거시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기관들의 선택은 간단하다. 불확실성은 배제하고 확실한 이익이 보이는 곳에 자본을 집중하는 것이다. 매크로가 흐릿할 때는 펀더멘털이 분명한 자산을 선택하고, 가격이 매크로 위험을 이미 반영한 영역을 산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장 확실하게 의견이 모이는 곳은 에너지 부문이다.
1년 후 국제유가의 중간값을 예상한 수치는 배럴당 80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약 20%가 높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가 풀리더라도 지정학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이미 유가에 구조적으로 가격에 박힐 것이란 의미다.
펜 캐피털의 에릭 그린 CIO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무장 세력의 미사일 몇 번이면 에너지 흐름을 다시 끊을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 비중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가격에 들어온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자산으로 옮겨갈 뿐이다.
월가 66%가 몰표 던진 뜻밖의 종목군...빅머니의 2026 자본 재배치
현재 국면에서 빅머니가 가장 매력적으로 본 영역은 '매그니피센트 7'의 대형주가 아니다. 무려 절반이 넘는 66%(소형주 33%, 중형주 30%)가 중소형주를 향후 12개월 최선호 카테고리로 꼽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S&P500 스몰캡 600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5.5배로 S&P500 eoql 26%나 할인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10년 평균 할인율인 15%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저렴했다는 의미다.
실제 러셀2000은 이미 연초 대비 11.4% 상승하며 S&P500의 4.2% 상승세를 압도하고 있다. 1분기를 막 지난 시점에서 시장이 이 흐름을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소형주 강세론의 근거에는 단순하다는 가치평가 외에도 다른 촉매가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변화와 규제 완화로 인한 유동성 공급 기대가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한 M&A 활동 증가 기대가 결합되어 있다.
물론 현재의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대기업은 이미 흡수한 매크로 충격의 비용 부담이 작은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빅머니는 그보다 더 큰 촉매가 바로 정책 완화로 인한 자본의 재배치 그 자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해외주식에 대한 베팅은 더 강하다.
응답자의 66%가 비미국 주식에 대해 강세 입장을 드러냈고 43%가 비중 확대 의향을 밝혔다. 그 중심에는 역시 한국이 있고 그 다음으로 대만과 브라질, 동유럽과 같은 신흥국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신흥국의 강세 의견 아래에는 달러 약세가 존재하고 있다. 실제 응답자의 52%가 연내 달러츼 추가 약세를 예상했고 트럼프 취임 이후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이미 10%가 넘게 하락했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기관들의 탈달러화 전략이 합쳐지면 달러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헤지와 베팅'을 모두 잡는다...월가가 테크 대신 '에너지'를 선택한 이유
빅머니가 가장 뚜렷한 콜을 한 섹터는 놀랍게도 테크가 아닌 에너지였다.
응답자의 24%가 가장 매력적인 섹터로 꼽았고 4월 이후의 조정 역시 매수 기회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에너지가 '헤지와 베팅'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으로 꼽혔다는 점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로 현실화될 경우의 헤지 자산이자, 그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하는 펀더멘털 자산이라는 것이다. 뜨거운 낙관론에 비해 다소 방어적이지만 두 베팅이 한 자산으로 귀결되는 구조, 그것이 현재 에너지가 빅머니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다.
추천 종목으로는 SLB(SLB)와 베이커 휴즈(BKR), 할리버튼과(HAL) 같은 유전 서비스 기업이 거론됐다. 중동의 반영구적인 인프라 손상이 오히려 미국 기업의 서비스 수요를 자극할 것이란 논리다.
반면 AI를 중심으로 한 테크 섹터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둘로 갈렸다.
응답자의 17%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콜을 한 반면 17%는 가장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팔란티어(PLTR)와 엔비디아(NVDA)가 가장 고평가된 종목으로 꼽혔고 테슬라(TSLA)는 응답자의 27%가 시장 전체에서 가장 비싼 종목으로 지목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3강으로 인식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올해에만 이미 76%가 상승했음에도 PER 10배 미만으로 여전히 AI 메모리 수요로 재평가될 후보로 거론됐다.
CFS 인베스트먼트의 해리스 니딕은 메모리 공급 증가가 2027년이나 되어야 본격화되는 반면 수요는 여전히 계속 상향되고 있다며 AI 모멘텀이 이어지는 한 마이크론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지금 반등은 가짜"...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빅머니의 충격적 전망
물론 '스마트머니'들의 전망이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부르짖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번 폴의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은 이익 전망의 격차다. 빅머니 응답자 중 19%만 S&P500 이익증가율이 10%를 초과할 것으로 본 반면 나머지는 그 이하를 예상했다. 현재 월가 컨센서스가 18%라는 점을 감안하면 빅머니는 낙관론을 주장하면서도 실적이 컨센서스만큼 좋지는 못할 것이라 본 것이다.
포레스터 캐피털의 토마스 포레스터 CIO가 제기한 비관론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는 휴전 이후 반등의 대부분이 사실상 숏커버링이라는 기술적 요인에 의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펀더멘털이 시장을 이끈것이 아니라 급작스런 주가 상승세가 그 동안의 약세 베팅(Short)을 커버하려는 숏 스퀴즈 랠리였다는 것이다.
AI 버블 우려와 주택 시장의 확연한 둔화, 중국 경제의 약세에 유가 충격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 단기 반등을 펀더멘털의 회복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다.
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빅머니의 시각은 중립에 가깝다. 1년 후 금은 온스당 4967달러로 현재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반면 비트코인은 6만 8557달러로 현재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험과 고금리의 장기화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이들에게 더 이상의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더밀크의 시각: 월가 강세론이 숨기고 있는 치명적 결함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제기된다.
빅머니가 소형주와 신흥국 주식에 베팅한다는 의미는 본질적으로 경기 회복과 신용의 확장에 베팅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보는 실물경제가 보는 신호는 정반대에 있다.
미국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은 계속된 고물가 고금리로 신용카드 부채라는 빚으로 돌아오고 있고 중소기업의 대출 창구는 더 좁아지고 있다. 사모 신용펀드 시장에서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용은 현재 위에서 아래로 막히고 있는 중이고 여기에 가장 취약한 곳이 바로 소형주가 자리한 영역이다. 이 모순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기에는 몇 가지 가정이 필요하다. 일단 빅머니가 정부의 정책 부양을 미리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부터 규제 완화, 그리고 워시 체제 하에서의 금리인하가 결합하면 신용 사이클이 다시 열린다는 시나리오다. 둘째는 단순히 대형주가 너무 비싸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그 결과 소형주와 신흥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싼' 영역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폴에서 보여주는 가장 불편한 부분은 강세론을 부르짖는 빅머니들이 실제 '소비 회복'이나 '신용 확장'에 대한 직접적인 확신은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빅머니의 응답 어디에도 미국 소비자의 회복력에 대한 적극적 베팅은 없다.
오히려 그들이 베팅하는 것은 감세나 규제 완화, 금리 인하와 같은 정책에 대한 기대와 달러 약세와 가치평가로 인한 자본 흐름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차이다. 빅머니의 강세론과 실물 경제의 균열이 서로 끝까지 화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균형은 깨진다. 역사적으로 자본시장이 실물경제의 균열을 이긴 사례는 많지 않다.
정책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거나, 유동성 환경이 인플레이션 재발로 다시 조여진다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자산이 바로 소형주와 신흥국이 된다.
따라서 이번 빅머니 폴은 강세 시그널인 동시에 경고 시그널로 읽혀야 한다. 빅머니가 그린 강세론의 지도는 정교하지만 문제는 그 지도가 그려지는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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