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출신 25세 천재, 65조원 AI 펀드는 어떻게 무너졌나 ‘레버리지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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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7.31 15:24 PDT
오픈AI 출신 25세 천재, 65조원 AI 펀드는 어떻게 무너졌나 ‘레버리지의 함정’
레오폴드 아셴브레너 (출처 : 편집=ChatGPT Images)

[증시 흔든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사태 분석]
최연소 ‘천재’ 투자자의 탄생
무슨 일이 벌어졌나… 65조원에서 벌어진 하룻밤의 붕괴
아셴브레너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 교훈은?
레버리지는 어떻게 65조원을 무너뜨리는가
‘아케고스 2.0’ 별명 붙은 이유… 탐욕과 사고는 반복된다
더밀크의 시각: AI 인프라는 성장한다… 지나친 쏠림이 문제다

2021년 컬럼비아대학교 졸업식장. 19세의 졸업생 대표(발레딕토리언)가 단상에 올랐다. 독일 태생으로 15세에 컬럼비아대에 입학한 레오폴드 아셴브레너. 그는 이미 대학 시절 옥스퍼드대 글로벌 프라이어리티 연구소와 연계한 경제학 연구로 이름을 알렸고, 17세에는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이 운영하는 ‘에머전트 벤처스’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으며 ‘경제학 신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졸업 후 그의 첫 직장은 샘 뱅크먼프리드가 세운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자선 재단 ‘FTX 퓨처 펀드’였다. FTX가 2022년 파산하며 사기 스캔들로 얼룩졌을 때 아셴브레너와의 연관성이 지목된 적은 없지만, 이 경력은 훗날 그를 둘러싼 논란의 시발점이 된다.

2023년 아셴브레너는 오픈AI의 ‘슈퍼얼라인먼트’ 팀에 합류하며 프런티어 AI 업계 핵심에 접근했다. 얀 라이케와 일리야 수츠케버가 이끌던 이 팀의 임무는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등장했을 때 이를 인간의 가치에 맞게 통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커리어 역시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2024년 4월 오픈AI는 그를 해고했다. “기밀정보의 부적절한 유출”이 이유다. 아셴브레너는 이를 부인하며 자신이 공유한 것은 대부분 비밀이 아닌 계획 문서였고 실제로는 회사의 보안 관행에 대해 경고했던 것이 해고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전경 (출처 : 박원익)

최연소 ‘천재’ 투자자의 탄생

오픈AI와의 작별은 뜻밖의 새로운 기회로 이어졌다. 해고 두 달 뒤인 2024년 6월, 아셴브레너가 공개한 165쪽에 달하는 에세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 다가올 10년’이 기술업계와 투자업계 양쪽의 관심을 끈 것이다. 

AI 발전에는 반도체·메모리·전력 등 인프라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며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이 국가안보 문제로 비화할 것이라는 이 에세이는 실리콘밸리에서 큰 화제가 됐고, 이방카 트럼프까지 소셜미디어에서 이를 언급하며 일반 대중에게까지 전파됐다.

아셴브레너는 이 에세이의 제목을 그대로 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를 설립, 월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20대 스타 투자자로 거듭나게 된다. 

자금 운용 경험이 전혀 없는 약관의 신출내기였지만,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인 패트릭·존 콜리슨 형제, 깃허브 CEO 출신이자 기술투자자인 냇 프리드먼,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팀에서 활약하는 다니엘 그로스, 트레이딩 회사 제인 스트리트 등 실리콘밸리와 월가 유력 인사들이 그에게 자금을 맡겼다. 

그의 투자 논지는 명확했다. AI 붐의 혜택을 입는 반도체·메모리·데이터센터·전력 기업들에 대한 베팅이다. 설립 2년여 만에 이 펀드의 운용자산은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를 넘어섰고, 누적 수익률은 1000%를 웃돌았다. 올해 6월까지 연간 수익률은 439%. 최연소 투자 천재라는 그의 별명은 과장이 아니라 실재하는 비범한 능력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레오폴드 아셴브레너의 투자 포트폴리오 AI 인프라 기업에 집중돼 있다. (출처 : InvestingVisual, 편집=ChatGPT Images)

무슨 일이 벌어졌나… 65조원에서 벌어진 하룻밤의 붕괴

7월 초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운용자산은 약 450억달러(약 64조9800억원)까지 불어나 있었다. 이 시점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에도 투자하며 한국 투자자들에게까지 이름을 떨치던 시점이다. 

그러나 7월 중순 이후 AI 인프라 관련 주식들이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월 22일 고점 대비 7월 한 달간 28.6% 하락했고, AI 모멘텀 종목들로 구성된 모건스탠리 모멘텀 TMT지수는 같은 기간 53.5% 급락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업계 전체가 사상 최대 규모의 월간 손실을 기록했고, 아시아 지역 펀더멘털 롱숏 펀드들도 7월 28일까지 평균 18.6%의 손실을 내며 시장 전반이 흔들렸다.

문제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포트폴리오가 이 조정에 정면으로 노출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펀드가 집중 투자한 코어위브, 네비우스, 마이크론, 블룸 에너지, SK하이닉스 등 AI 인프라 관련주들은 이달 들어 35~47%씩 하락했다. 여기에 어도비 등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공매도(숏, 하락에 베팅) 포지션까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손실이 양쪽에서 동시에 쌓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아셴브레너가 이 하락세를 오히려 기회로 여겼다는 점이다. 파이낸셀타임스(FT)가 확인한 7월 24일자 투자자 서한에서 그는 이번 조정이 2025년 초 이후 가장 매력적인 진입 시점을 만들어냈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에게 추가 출자를 요청했다. 하지만 시장 센티멘트(Sentiment, 투자 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며칠 뒤 시장은 아셴브레너의 희망과는 정반대로 전개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시추에이셔널의 프라임브로커(주식대차·자금대출 창구)인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 세 곳이 마진콜(추가 담보 납입 요구)을 발동했다. 

담보로 잡힌 주식 가치가 급락하자 대출은행들이 추가 현금이나 담보를 요구한 것이다. 시추에이셔널 측은 여러 투자자와 급히 접촉해 구원투자를 모색했으나, 결국 소규모 투자자들과의 협상은 접고 단일 대형 매수자와의 거래로 방향을 틀었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도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시타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밤 시작된 협상은 24시간 안에 타결됐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대출로 매입한(레버리지)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이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월가에서는 매각 대상 공개주식 포트폴리오의 규모를 160억달러(약 23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순수 투자자 출자금으로 매입한 자산과 앤트로픽 지분 등 비상장 투자자산(약 50억달러 규모로 추정)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펀드에 남았다. 거래 성사 소식이 전해진 30일, 나스닥100지수는 3% 넘게 뛰어올랐다. 레버리지를 쓴 헤지펀드들이 급하게 물량을 쏟아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확산된 결과였다.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LP 들에게 보낸 서한 (출처 : X @LeopoldTracker_)

아셴브레너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 교훈은?

거래 이후 아셴브레너가 유한책임투자자(LP)들에게 보낸 서한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그는 서한에서 “이번 달 우리는 여러분을 실망시켰다”며 “우리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영구적 자본손실에 가까워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펀드와 투자자를 보호할 해법을 찾아냈지만, 펀드를 운용하는 우리의 의도는 애초에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7월 한 달간 포트폴리오가 큰 폭의 손실을 낸 배경을 설명하며 핵심 보유 종목들의 급격한 가격 변동과 롱숏 스프레드의 급반전이 손실을 키웠다고 설명한 것이다. 

동시에 “시추에이셔널과 공개적으로 연관된 종목들에 대해 점점 더 불리한 거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런 흐름을 “본질적으로 뱅크런과 유사하다”고 표현했다. 취약성이 또 다른 취약성을 낳는 악순환을 우려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시타델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LP 자본을 보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공개 포트폴리오 일부를 블록딜로 매도, 펀드에서 레버리지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숏 포지션을 정리하고 프라임브로커의 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없앴다고 했다. 

서한의 핵심 메시지는 “앞으로는 공개주식 포트폴리오를 전액 자기자본(fully-paid-for)으로만 운용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펀드가 폐쇄·청산되거나 비상장 전용 펀드로 전환되진 않았으나 차입 투자의 위험성을 절감, 자기자본 중심 투자로 전략을 변경한 것이다. 마진이나 강제청산 리스크가 없는 방식으로 장기 보유 주식과 옵션만 담는 전략 ‘롱온리’ 펀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서한에 공개된 잠정 실적을 보면 펀드의 7월 한 달 순손실률(MTD)은 -67%다. 다만 연간 누적 순수익률(YTD)은 여전히 80% 올라간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자기 자본의 거의 전부가 이 펀드에 들어가 있다”며 투자자들과 함께 손실을 감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투자자들과 1대1 전화통화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

레버리지는 어떻게 65조원을 무너뜨리는가

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레버리지의 수학을 알아야 한다. 헤지펀드가 프라임브로커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면, 실제 보유 자산 규모는 투자자가 투입한 자기자본보다 훨씬 커진다. 업계는 시추에이셔널의 공개주식 포트폴리오 레버리지가 약 4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레버리지 4배의 의미를 단순화해서 살펴보면 기초자산 가격이 25% 하락할 경우 투자자가 낸 자기자본 전액이 이론상 소진된다. 이후의 하락분은 돈을 빌려준 은행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이 이 손실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은 즉시 마진콜을 발동해 추가 현금이나 담보를 요구하게 된다. 펀드가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힌 주식을 강제로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여기서 ‘되먹임 루프(feedback loop)’가 발생한다. 강제매도는 해당 주식의 가격을 추가로 끌어내리고, 이는 남은 담보의 가치를 더 낮춰 추가 마진콜을 촉발한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전략가는 이를 두고 “레버리지가 없는 투자자는 틀린 판단을 하더라도 그 결과를 감당하며 버틸 수 있지만, 레버리지를 쓴 투자자는 대출기관을 만족시켜야 하고, 대출기관은 언제든 그 포지션에 대한 자금 지원을 그만두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셴브레너의 AI 인프라 성장론이 장기적으로 맞았는지 틀렸는지와 무관하게 빌린 돈으로 베팅한 이상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할 여유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뉴욕 월스트리트 표지판 (출처 : 박원익)

‘아케고스 2.0’ 별명 붙은 이유… 탐욕과 사고는 반복된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사태가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곧바로 2021년 벌어진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붕괴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아케고스 2.0’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분석] 어떻게 증시 뒤흔들었나...빌 황, 탐욕의 ‘마진거래’

타이거 매니지먼트 출신인 빌 황은 자신의 가족자산운용사(패밀리오피스) 아케고스를 통해 비아콤CBS·디스커버리·바이두 등 소수 종목에 극도로 집중된 포지션을 쌓았다. 

그는 이를 직접 주식으로 사들이지 않고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라는 파생상품을 활용했다. TRS는 실제 주식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주가 변동의 손익만을 그대로 이전받는 계약으로, 규제당국에 대한 지분 공시 의무를 피하면서도 최대 8배에 달하는 고배율의 레버리지를 쌓을 수 있게 해줬다. 

더 큰 문제는 아케고스가 노무라·크레디트스위스·모건스탠리·UBS 등 최소 6개 이상의 은행과 같은 종목에 대해 TRS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각 은행은 아케고스가 다른 은행에도 비슷한 규모의 익스포저를 쌓아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2021년 3월, 보유 종목 가운데 하나인 비아콤CBS 주가가 급락하자 은행들이 동시에 마진콜을 발동했고, 담보 주식을 앞다퉈 매도하면서 이틀 만에 약 200억달러가 증발했다. 은행권이 입은 손실은 100억달러를 넘었고, 크레디트스위스 한 곳만 약 50억달러를 손실 처리했다. 빌 황은 이후 사기와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돼 2024년 18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그가 은행들에 아케고스의 현금과 유동성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해 신용한도를 늘렸다고 봤다.

시추에이셔널 사태와 겹치는 부분은 명확하다. 소수 종목(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경우 AI 인프라주)에 대한 극도의 집중, 차입을 통한 고배율 레버리지, 담보가치 급락→마진콜→강제매도→추가 가격 하락이라는 동일한 되먹임 구조다. 

다만 아케고스가 여러 은행에 동일 포지션을 숨긴 채 노출한 ‘은닉형 레버리지’였던 반면, 시추에이셔널은 프라임브로커 3곳(골드만삭스·JP모간·뱅크오브아메리카)에게 공개적으로 포지션을 담보로 제공한 ‘통상적 마진 레버리지’ 구조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시추에이셔널이나 아셴브레너에 대해 사기나 시세조종 혐의가 제기됐다는 소식은 없다. 시장과 투자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지나친 레버리지는 예정된 사고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탐욕과 사고는 반복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왼쪽), 고승범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 겸 사외이사(오른쪽)가 단상에 올라 나스닥 시장 오프닝벨 버튼을 누르고 있다. (출처 : SK하이닉스(SK hynix))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 미국과 하나로 연결된 시장

한국이 특히 주목할 대목은 시추에이셔널이 SK하이닉스 ADR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약 265억달러(약 38조3000억원)를 조달했다. 이 ADR 수요예측 과정에서 영국계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포드, 미국 헤지펀드 코튜 매니지먼트와 함께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최대 70억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 월가는 왜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신 프리미엄을 택했나

그런데 상장 직후부터 SK하이닉스 ADR과 국내 본주 모두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렸다. 상장 첫날인 7월 10일 공모가(149달러) 대비 13%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마이크론을 넘어서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후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상황이 급반전했다. 

국내 본주는 지난달 25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98만7000원을 찍은 뒤 한 달여 만에 반 토막 수준까지 밀렸다. 모건스탠리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취소·지연이 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고,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는 구체화됐다.

하지만 시추에이셔널의 강제 매각이 알려진 7월 30~31일에는 오히려 반전이 일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닝 서프라이즈 등에 힘입어 30일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8.19% 급등했고, SK하이닉스 ADR도 17.52% 뛰어올라 공모가(149달러)를 다시 웃돌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장내에서 직접 매수한 사실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시추에이셔널 사태는 글로벌 AI 인프라주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주 수급까지 흔들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의 AI 인프라 기업들이 글로벌 산업과 증시에 밀접히 커플링(Coupling,연동)돼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콜로서스2 AI 클러스터(데이터센터) (출처 : SpaceX S-1)

더밀크의 시각: AI 인프라는 성장한다… 지나친 쏠림이 문제다

이번 사태를 “AI 인프라 성장론 자체가 틀렸다”로 해석하면 안 된다. 시타델에 매각된 지 하루 만에 SK하이닉스와 같은 종목들이 급반등한 것은 이번 매도가 밸류에이션의 근본적 재평가가 아니라 강제청산에 따른 기술적 충격이었다는 걸 시사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진짜 경고는 다른 곳에 있다. 구조적으로 옳은 장기 투자 논지라 하더라도 차입금으로 이를 실행하면 시장이 그 논지를 증명해 줄 때까지 버틸 시간을 스스로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레버리지는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지만 하락장에서는 생존 여부를 대출기관의 판단에 맡기게 만든다. 

AI 인프라 밸류체인이 측면에서는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처럼 소수의 핵심 기업에 글로벌 자금이 집중돼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해외 레버리지 펀드의 포지션 청산이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으로 곧바로 전이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AI 산업의 기대감으로 급등한 기업에 대한 집중 현상이 시장 변동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N·ETF와 같은 상품은 개별 종목의 변동성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고배율 상품 투자 시 마진콜과 유사한 강제청산 위험을 스스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도 늘어난 만큼 AI 산업의 성장성과는 별개로 미국 프라임브로커의 마진콜 여부,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 13F 공시 등을 통한 대형 펀드의 포지션 변화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글로벌 AX 혁신: 맥락의 시대로 대전환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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