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밀크는 왜 팟캐스트에 진심인가? : 신미래
더밀크가 팟캐스트 시작합니다
왜 신기주의 신미래일까요?
왜 산지직송 위아더월드 경제쇼일까요?
더밀크 독자 여러분의 구독과 관심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미래의 미래입니다
오늘은 팟캐스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더밀크가 지난 8월 6일에 팟캐스트를 런칭했거든요. 일단 프로그램 이름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신기주의 신미래입니다. 신기주 기자의 이름이 앞장선 건 MC의 이름이 프로그램 이름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손재권 더밀크 창업자이자 CEO는 아주 예외적인 언론사 경영인입니다. 때론 독자들의 입에 매체명보다 기자명이 오르내리는 걸 오히려 기뻐하죠. 더밀크의 구성원이 성장해야 더밀크도 성장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조직문화가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여느 레거시 미디어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 해도 어떤 방송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심지어 프로그램 이름에 이름 석자를 들어간다는 건 감사는 잠깐 부담은 백배인 일입니다. 특히 청취율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첫 술에 배부르기란 절대 불가능합니다. 한자리 조회수가 나오더라도 지치지 않고 다음 에피소드를 만들어나가야 하죠. 그런데 프로그램명에 신기주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모든 게 제 탓 같죠. 방송의 MC라는 건 그런 자리입니다. 마스터 오브 세리머니이니까요.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더밀크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들게 부탁드립니다.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더밀크가 만드는 팟캐스트 신기주의 신미래를 아래 링크를 통해 지금 구독해주세요. 신미래의 청취자가 돼주세요. 아래 포드빈에 딱 접속하시면 원하시는 팟캐스트 플랫폼으로 자유롭게 신미래를 구독하고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조만간 네이버오디오클립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제 막 출항하는 프로그램이 조류를 탈 수 있도록 밀어주세요. 앞으로 좋은 콘텐츠로 구독과 좋아요에 보답하겠습니다.
왜 신미래인가?
사실 제가 평산 신씨가 아니었다면 프로그램명이 신미래가 되지는 않았을겁니다. 반면에 미래라는 키워드만큼은 절대 변함없었을 겁니다. 처음 더밀크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미래는 북극성이었거든요. 우리가 테크놀로지와 이코노미와 관련한 지식정보를 필요로 하는 건 지식과 정보가 맛있고 재미있어서가 아닐 겁니다. 지식과 정보로 미래를 전망하고 싶어서죠. 미래야 말로 인간지능의 마지막 탐험지일 겁니다. 어쩌면 인간지능이 멈춰선 한계점이 인공지능이 나아갈 시작점이 될지도 모르죠. 이제부터 자연히 이어질 질문은 무엇의 미래를 이야기할 것이냐일 겁니다. 그래서 대답이 “신미래는 기업의 미래를 이야기한다”인 것이죠.
신미래가 기업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일단 기업이야말로 더밀크의 홈그라운드니까요. 뿐만 아니라 기업이야 말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경제적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현재의 미래를 더 나은 미래로 혁신하려는 경제적 주체라고 할 수 있겠죠. 어떤 기업을 인사이트하면 어떤 미래를 포사이트하게 됩니다. 애플이 어디로 가려는지를 인사이트하면 모바일의 미래를 포사이트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애플이 향하는 미래만큼이나 애플이라는 기업의 미래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내일의 애플 주가의 미래부터 아래 스토리 기사에서 깊이 다룬 포스트 팀 쿡 체제의 미래까지 궁금한 게 많죠. 모르긴 몰라도 애플은 신미래에서 자주 다룰 기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기업의 미래를 모아놓다보면 그대로 미래 지도가 됐으면 싶은 바램도 있습니다. 아직 먼 미래겠지만요.
왜 산지직송 위아더월드 경제쇼인가?
신미래는 산지직송 위아더월드 경제쇼입니다. 더밀크가 은하수산도 아닌데 신미래에 산지직송이 웬 말이냐 하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위아더월드까지 있습니다. 더밀크는 크로스보더 미디어입니다. 솔직히 단어는 좀 덜 직관적인가 싶지만 콘셉트만큼은 참 쉽습니다. 일단 더밀크의 저널리스트들와 리서처들은 전세계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습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애틀란타와 보스턴과 시애틀과 로스엔젤레스 그리고 서울에서 살며 일하며 인사이트 가득한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산지직송으로 말이죠.
예를 들어서 손재권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크리스정 기자는 월스트리트에서 산지직송 기사들을 씁니다. 테슬라가 팔로알토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기면 우리한텐 먼 나라 이웃 나라 소식이지만 손재권 대표한텐 우리 동네 이야기입니다. 뉴욕 한복판에서 NFT NYC 행사가 열리면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이 변화의 중심에서 자연스럽게 일렉트릭 밀크를 외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장점들이 티가 좀 덜 납니다. 텍스트 미디어의 약점이죠. 뉴욕에서 쓴 기사에 뉴욕 우표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깐요. 팟캐스트 신미래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미래는 서울에서 전세계 더밀크 저널리스트들과 리서처들을 전화 연결합니다. 그야말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위아더월드 네트워크입니다. 이러면 산지직송이 티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죠.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뷰포인트입니다. 애플은 쿠퍼티노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테슬라는 오스틴의 시각에서 해부합니다. 정보는 비슷해도 이렇게 관점이 상이하면 결국 통찰이 달라집니다. 신미래는 매주 서울과는 또 다른 뷰포인트를 가진 전문가를 모셔서 이야기를 듣는 자리입니다. 그것도 산지직송한 내용을 위아더월드한 방식으로요.
애플의 미래, 그래서 애플글래스와 애플카는 언제 나오는데?
손재권 대표의 혈관엔 정말 애플잼이라도 흐르는 걸까요? 신미래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애플의 미래를 이야기했습니다. 신미래처럼 진행자와 출연자의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방송은 솔직히 방송이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말은 늘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요. 말의 이런 럭비공 같은 속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9시 뉴스에선 앵커와 출연기자가 대본에 딱 쓰여진 말만 합니다. 뉴스 보도니까요.
신미래는 기업의 미래를 토크하는 경제쇼입니다. 대본은 있지만 그건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거리를 표시한 안내지도에 가깝습니다. 뉴스 보도처럼 대본을 읽어선 서울엔 가도 최적루트를 선택했다고 할 순 없습니다. 놓친 게 너무 많으니까요. 경제토크쇼에서의 말들은 이리 튀고 저리 튀면서 청취자들한테 다양한 지적 자극을 줘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이미 왔어도 늘 흩어져 있는 녀석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죠. 그래서 미래 전망을 담기엔 글보다 말이 좋습니다. 미래와 말은 둘 다 럭비공이니까요. 게다가 말은 필요하면 살짝 앞으로 던져볼 수도 있습니다. “말을 던지다”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솔직히 애플의 미래도 산으로 갈 뻔 했습니다. 게다가 에피소드원이잖아요. 망하기 딱 십상이죠. 그걸 구해낸 건 출연자 손재권 대표였습니다. 손재권 대표는 대한민국 기자들 가운데 애플을 가장 근접취재해온 저널리스트입니다. 무엇을 물어도 언제나 인사이트 가득한 대답이 나옵니다. 진행자한텐 이렇게 인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최고의 출연자입니다. 말을 다루기가 쉬워지니까요. 시간 날 때 꼭 한번 에피소드원을 들어보세요. M2 반도체부터 애플글래스와 애플카까지 막힘없이 풀어내는 애플 전문 기자의 내공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신미래에서만 들을 수 있어요.
아마존의 미래. 그래서 아마존이 문어발 확장되면 아마존존 된다고?
더밀크닷컴 구독자시라면 권순우 기자가 쓴 아마존 관련 기사가 양과 질에서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아실 겁니다. 본인 스스로도 놀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권순우 기자는 아마존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요? 신미래의 두 번째 에피소드의 출연자는 더밀크에서 아마존을 가장 많이 다뤘다고 자타공인하는 애틀랜타의 권순우 기자입니다. 신미래는 정보를 전달하는 낱개 기사들에선 미쳐 담지 못한 저널리스트의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는 방송입니다. 무엇보다 더밀크닷컴에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무수한 기사들을 엮고 엮어서 맥락이 있는 이야기로 청취자 여러분들게 전해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한 마디로 나무도 읽고 숲도 듣는 겁니다.
권순우 기자는 애틀랜타에 삽니다. 방송 중에 무심코 아틀란타라고 발음했다가 권순우 기자한테 즉시 교정당했습니다. 애틀랜타는 조지아와 플로리다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앨라배마를 묶은 미국 동남부 산업 중심지의 기반 도시입니다. 특히 UPS본사가 있을 정도로 미국 물류유통의 본산이죠. 권순우 기자가 아마존을 추적취재하게 된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존이야말로 물류유통의 최강자니까요.
권순우 기자는 신미래에서 아마존의 미래를 이야기한 직후에도 또 하나의 아마존 기사를 더밀크닷컴에 업데이트했습니다. 지금 아마존은 기업을 성장시킬 네 번째 기둥을 찾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신미래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권순우 기자는 왜 신미래 방송에선 아마존의 네 번째 기둥 같은 멋진 단어를 안 써주셨는지 모르겠네요. 아직 팟빵 기준으로도 구독자가 7명 뿐이라서일까요? 무명의 설움입니다.
신미래의 미래, 거리좁히기에 달렸다
신미래를 준비하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은 신기주의 신미래라는 이름이나 산지직송 위아더월드 경제토크쇼라는 내용과 형식이나 앞으로 어떤 기업의 미래를 다뤄나가야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더밀크가 팟캐스트를 만들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이미 어느 정도 머리 속에 들어있던 구상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리가 안 됐던 건 MC로서 진행의 톤앤매너였습니다.
산전수전 방송들을 경험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MC는 방송의 시청청취자에게 어떤 식으로 말을 걸지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MC가 대화하는 건 시청청취자가 아니라 출연자입니다. 그렇지만 MC는 동시에 자신과 출연자가 나누는 토크를 듣고 있는 청자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는 거죠. 그야말로 식의 주관자니까요.
신미래의 청취자는 어떤 스타일의 방송은 원할까. 이 문제를 가장 깊이 의논했던 상대는 신미래의 PD 택이었습니다. 정작 답은 의외로 택이 산호세에서 서울로 보내준 신미래의 마이크 앞에 앉아보니 알겠더군요. 라디오를 할 때는 마이크를 입에 아주 가까이 붙이고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오랜 버릇이죠.
이건 사실 라디오를 할 때만 가능한 습관입니다. 어차피 TV에선 넥타이 같은 곳에 꽂는 핀마이크를 이용하니까요. 이것이 바로 진행자와 청취자 사이의 거리입니다. TV 진행자와 시청자 사이엔 거실 소파 길이만큼의 거리가 있죠. 멉니다. TV 진행자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때론 발성을 몇 배나 키워야 합니다. 가짜 발성이죠.
반면에 라디오는 마이크와 입의 거리도 없고 이어폰과 귀의 거리도 없습니다. 팟캐스트에선 청취자들과의 거리가 없다시피 합니다. 덕분에 진행자의 꾸밈없는 편안한 발성으로도 충분하죠. 당연히 방송의 톤앤매너도 꾸밈없고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종일관 경쾌하고 때때로 재미지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리고 그런 방향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부분이 신미래의 경쾌한 시그널과 유머러스한 중간광고들입니다. 모두 택 PD의 작품입니다.
한 마디로 신미래는 절대 진지한 방송이 아닙니다. 진지한 주제를 진지하지 않게 다루면서도 충분히 진지한 방송을 한다는 건 외줄타기와 같습니다. 아슬아슬하죠. 신미래 구독과 청취를 간청드리는 뉴스레터의 끄트머리에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는 데는 솔직히 이유가 있습니다. 독자와 애청자 여러분들과 거리를 좁혀보려는 겁니다. 가깝게 지내보려는 것이죠. 신미래의 미래는 바로 이 거리에 달려 있거든요.